"나토에 실망했다"는 트럼프… 유럽엔 채찍, 튀르키예엔 F-35 '당근'
2026.07.08 13:01
유럽 향해선 그린란드 문제 꺼내며 압박
튀르키예엔 중단된 F-35 판매 재개 시사
우크라 전쟁 관련 "조만간 결과 있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매우 실망했다”며 유럽을 거듭 압박했다.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하자마자 작심한 듯 이란과의 전쟁 지원에 소극적이었던 유럽에 대한 앙금을 재차 드러낸 것이다. 덴마크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보이며 대서양 동맹 내 긴장을 또다시 고조시켰다.
반면 나토 정상회의 주최국인 튀르키예를 향해선 “훌륭한 동맹”이라며 “여러 면에서 다른 나라들보다 충성스러웠다”고 치켜세웠다.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 튀르키예의 러시아 방공망 도입을 문제 삼아 보류했던 F-35 전투기 판매 재개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미국의 국익에 반하면 동맹에도 채찍을 휘두르고 협조하는 국가엔 당근을 건네는 ‘트럼프식 줄세우기 외교’로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 베슈테페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에 “사실 나는 (이란과 전쟁 당시 유럽의) 도움을 원하지 않았고 시험해 보고 싶었다”며 유럽에 지원을 요청한 것이 일종의 테스트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유럽과 캐나다를 보호하기 위해 나토에 수조 달러를 투자했다”며 “그들도 우리를 기꺼이 도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이탈리아는 우리를 거절했고 독일도, 프랑스도 마찬가지였다”고 꼬집었다.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을 추가로 감축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지켜보겠다”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미 CNN방송은 이날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봄, 유럽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협조하지 않자 유럽 주둔 미군 규모를 3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말 독일에 주둔 중인 미군 병력 5,000명을 철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럽 주둔 미군 병력(8만5,000명)의 약 6%에 해당하는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문제가 미국과 나토의 관계를 해쳤다”며 “그린란드는 덴마크가 아니라 미국이 통제해야 한다”는 주장을 5개월여 만에 다시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올 1월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보이자 유럽은 거세게 반발했고 이에 미국은 외교로 문제를 풀겠다며 한발 물러선 상태였다. 이후 미국과 덴마크, 그린란드 간 3자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또다시 유럽을 자극한 것이다.
튀르키예엔 'F-35 판매 재개' 당근
반면 튀르키예를 향해선 “전통적인 동맹국들보다 미국에 더 많은 도움을 준 훌륭한 동맹국”이라 평가하며 “나토 정상회의가 내 친구가 강력한 지도자로 있는 튀르키예에서 개최되지 않았다면 참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과 전쟁 당시, 튀르키예가 이스라엘과 사이가 껄끄러움에도 불구하고 군사 개입을 하지 않고 종전 과정에 협력한 점, 미국과 시리아의 관계 개선에 역할을 한 점을 높이 산 것이다.
그는 특히 2019년 미국의 경고에도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S-400 방공미사일을 도입하면서 전면 중단된 F-35 전투기 수출 재개를 시사했다. 그는 판매 재개에 대해 “곧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우리는 친구(튀르키예)들에게 제재를 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각각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두 사람 모두 합의를 원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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