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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 R&D데이] 증권가가 보는 속도전 핵심 '5000억 집행전략'

2026.07.08 14:48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연구개발(R&D)데이가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속도와 최근 조달한 5000억원의 집행전략을 검증하는 자리로 열렸다. 증권가는 이 장기자본을 어느 전임상 자산에 먼저 넣을지에 관심을 맞추는 분위기다. 회사는 기술이전(LO) 중심 모델을 유지하면서 직접개발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을 숫자와 일정으로 설명해야 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중국 경쟁기업의 빠른 임상 진입은 타깃 선점 경쟁을 키우고 리가켐바이오에 '속도 압박'으로 작용한다.

5000억, 임상 순서 시험대
8일 <블로터>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리가켐바이오 R&D데이 현장을 찾아갔다. 이날 기자와 만난 서근희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전임상 단계 파이프라인들의 R&D 업데이트 현황을 보러 왔다"며 "최근 조달한 5000억원으로 향후 어떤 식으로 전략 세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보니 우리나라도 대응이 중요하다"며 "ADC로 개발할 수 있는 타깃이 100개 내외인 만큼 그 안에서 어떤 식으로 빨리 개발하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은 리가켐바이오가 최근 조달한 5000억원을 개발 속도로 바꿀 수 있을지 주목한다. 증권가는 전임상 후보의 임상시험계획(IND) 제출 순서, 첫 환자 투약(FPI) 시점, 초기 데이터 공개 일정을 보려 한다. 회사가 핵심자산을 선별해 직접 개발한다고 설명해온 만큼 후보별 우선순위가 관심사다. 같은 타깃에서 경쟁 후보가 늘어나면 늦은 임상 진입은 적응증 선택과 환자군 설계 여지를 줄인다. 투자자의 주안점은 자금이 어느 후보의 어느 단계에서 속도를 높일지다.

증권가가 집행 순서를 묻는 배경은 1분기 비용 흐름에 있다. 비용의 증가가 임상 단계 진전과 맞물리면서 추가 자금의 집행 기준이 중요해졌다는 분석이다. 1분기 기준 R&D비는 △2022년 100억원 △2023년 188억원 △2024년 188억원 △2025년 322억원 △2026년 674억원으로 커졌다. 동시에 LO 매출은 △9억원 △20억원 △262억원 △464억원 △328억원으로 흔들려왔다. 현금·기타유동금융자산도 2024년 6883억원, 2025년 4817억원, 2026년 4437억원으로 줄었다.

실제로 1분기 실적발표 자료는 비용증가가 연구 확대뿐 아니라 임상 전환 비용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준다. 리가켐바이오는 별도기준 1분기 LO 매출 328억원, R&D비 728억원, 영업손실 422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LCB84, LNCB74, LCB14 등 공동개발 프로젝트의 임상 진전과 LCB02A, B세포성숙항원(BCMA)-ADC 등 신규임상 진입후보 비용증가를 이유로 들었다. 신규항체 도입과 바이오베스트 ADC 개발도 비용증가 항목이다. 별도 보유자금은 4522억원이다.

회사는 5000억원을 장기개발 선택권을 넓히는 자금으로 설명했다. 조달구조는 전환사채(CB) 1700억원과 전환우선주(CPS) 3300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첨단전략산업기금 2500억원 △최대주주 팬오리온 1250억원 △국내 기관투자자 1250억원이다. 회사가 제시한 사용계획은 △2026년 900억원 △2027년 1800억원 △2028년 이후 2300억원이다. 이 자금은 핵심 파이프라인 후기임상과 차세대 ADC 플랫폼 확보에 쓴다. 전환청구 가능 시점은 2028년 7월 이후다.

중국 ADC, 임상 선점 압박
증권가가 속도전을 중요시하는 것은 중국 경쟁기업들의 행보를 의식해서다. 일례로 켈룬바이오텍의 영양막세포표면항원2(TROP2) ADC 사시투주맙 티루모테칸(sac-TMT)은 머크샤프앤돔(MSD)이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중국발 후보물질이다. 리가켐바이오의 LCB84도 TROP2 ADC다. 신한투자증권은 sac-TMT가 프로그램된 세포사멸 리간드1(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중국 3상에서 키트루다 병용으로 단독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개선했다고 봤다.

중국발 ADC 경쟁은 단일후보에 그치지 않는다. 다올투자증권은 중국 ADC 기업들이 빠른 임상 진전에도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검증된 플랫폼 선점 수요가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중국 기업이 초기후보 발굴을 넘어 임상 데이터와 글로벌 파트너링을 동시에 확보하는 흐름이다. 리가켐바이오가 보는 경쟁구도도 단순히 같은 타깃 후보가 많은 수준이 아니다. 글로벌 제약사가 사람 대상 데이터, 페이로드 차별성, 링커 안정성 등을 동시에 확인하는 구간에 들어섰다.

중국의 행보가 리가켐바이오에 주는 압박은 5000억원의 집행전략으로 모인다. 중국 기업이 같은 타깃에서 먼저 사람 대상 데이터를 쌓으면 후발 후보는 효능만으로 차별화하기 어렵다. 안전성, 병용 가능성, 환자군, 페이로드 차별성까지 함께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는 LCB84, LCB02A, B7-H4, BCMA-ADC 중 어떤 자산을 직접 개발하고 어떤 자산을 LO 협상 카드로 남길지 제시해야 한다. 자금조달 이후 업계는 임상 진입 순서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행사 중 협력사 세션은 파트너 자산이 이미 시간표 중심으로 설명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익수다테라퓨틱스는 리가켐바이오 기술을 적용한 IKS014가 용량증량을 마치고 권장 2상 용량(RP2D)을 105㎎/㎡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IKS03은 B세포 악성종양 환자 16명을 대상으로 용량증량을 진행했고 3.1㎎/㎡ 코호트를 모집 중이다. 소티오바이오텍은 LRRC15 표적 SOT106의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IND 제출과 9월 유럽 임상시험신청(CTA) 제출 계획을 내놨다.

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1월 리포트에서 "리가켐바이오는 ADC 플랫폼 콘쥬올 링커를 통해 기술력을 입증했다"며 "링커·페이로드를 갖추고 파이프라인 임상 결과가 축적되면서 기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신규 페이로드 개발을 통해 글로벌 ADC 시장에서 요구하는 내성 극복, 효능 강화 흐름에 부합한다"며 "주요 임상 데이터 발표, 프로덕트 LO 가능성, 플랫폼 고도화에 따른 패키징 딜 등이 맞물리며 기업가치 상승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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