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집 주인들의 눈물‥그 뒤엔 대기업 '전분' 담합
2026.07.08 06:48
◀ 앵커 ▶
과자와 빵 등의 주요 원재료인 전분 가격을 대기업들이 무려 7년 동안이나 담합한 것이 적발됐습니다.
은밀한 공조로 부당이익을 챙겼는데, 정부는 역대 최대인 7천5백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김세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6년째 빵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구영 씨.
원재료 구매 영수증에는 매번 '가격 인상'이라는 문구가 찍힙니다.
오르지 않은 재료 찾기가 힘들 정도지만, 특히 전분과 물엿 가격의 인상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김구영/빵집 사장]
"(전분 가격이) 처음 시작했을 때보다 지금 재료가 거의 2배 이상 올랐다고 보시면 되는 것 같아요."
빵 가격을 올릴 수는 없어 직원을 줄이기까지 하며 비용을 아껴봤지만, 수입은 계속 줄기만 했습니다.
[김구영/빵집 사장]
"'왜 오르기만 해요? 내리는 건 없어요?'라고 물어보면 거기 거래처에서도 항상 '죄송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전분 관련 재료값이 오른 데에는 단순한 물가 상승뿐 아니라 대기업 간 가격 담합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 온 대기업 4곳이 옥수수 전분과 전분당 가격을 무려 7년 5개월간 짜고 올린 겁니다.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임원과 팀장급 모임을 정기적으로 열어 품목별로 인상 금액을 정하고, 공문 발송 날짜까지 맞추며 서로를 감시했습니다.
단체 대화방에서는 가격을 올리지 않은 거래처를 공유하고, "딱 찍어서 확인하자"며 거래처 압박을 모의했습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핑계로 오히려 가격을 최대 73%까지 끌어올리며 부당 이득을 극대화했습니다.
[남동일/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결국 담합으로 인한 피해는 후방산업을 영위하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나아가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되었습니다."
공정위는 대상 2천3백억 원, 삼양사 2천1백억 원 등 역대 최대 규모인 과징금 총 7천476억 원을 부과했습니다.
또 앞으로 3년 동안 6개월마다 가격 변동 내역을 의무 보고하라고 명령했습니다.
MBC뉴스 김세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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