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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의 심리만화경] 공정하면 유능한가?

2026.07.08 00:02

최훈 한림대 교수
4년을 기다렸던 월드컵이라는 축제는 아쉬움을 남기며 끝났다. 해피엔딩이 아닌 축제의 끝에는 언제나 여러 말이 오간다. 아픈 말도 있고 칭찬의 말도 있다. 그 말들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발전한다. 그런데 이번 월드컵의 끝은 좀 독특하다.

축구 국가대표팀과 축구협회는 최근 몇 년 동안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핵심은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이 공정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실제 선임 과정의 문제는 정부의 공식 감사를 통해 확인되기도 했다. 이 공정성의 문제가 32강 진출 실패라는 결과 앞에서 다시 불거지고 있는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32강 실패는 유능성의 문제인데, 비판의 초점은 도덕성과 관련된 공정성에 있다는 것이다. 사실 도덕성과 유능성은 별개의 영역이다. 절차를 무시하고도 유능한 감독을 뽑았다면 성적은 좋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도덕성과 유능성을 강하게 연결한다. 연구에 따르면 비도덕적으로 보이는 사람은 더 무능하다고 판단된다. 비도덕적인 사람을 단지 나쁜 사람이 아니라, 타인의 반응을 읽지 못하고 상황 판단을 못 하는 사회적 지능이 낮은 사람으로 보기 때문이다. 리더가 절차를 공정하게 운영할수록 구성원들이 그 리더를 더 유능하다고 평가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런데 도덕성을 근거로 내리는 유능성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고만 보기도 힘들다. 절차적 공정성이 높을수록 구성원들은 조직을 더 신뢰하고 몰입하며, 부정적인 행동을 줄인 결과, 조직의 수행도 좋아진다. 결국 공정한 사회가 유능한 사회를 만드는 셈이다.

월드컵을 보고 공정함을 이야기하지만, 어디 이것이 축구만의 문제겠는가. 대표팀을 둘러싼 아픈 이야기들은 공정한 절차가 담보되는 세상 속에서, 열심히 땀 흘리는 모든 구성원의 성과가 제대로 인정받기를 바라는 희망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최훈 한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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