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회사 매출 빼돌려 아파트값으로"…부동산 탈세 731억 무더기 적발
2026.07.07 12:00
6명 검찰 고발, 20명 지자체 통보…"양도세 중과 재개 후 검증 강화"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초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부모로부터 몰래 증여받은 자금을 사용하거나 가장매매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부당하게 적용받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국세청은 7일 초고가주택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에 대한 세무조사 결과 731억 원의 탈루금액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1일 초고가주택 등 부동산 탈세 혐의자 104명에 대해 동시조사에 착수해 현재까지 세무조사를 통해 총 318억 원을 추징했다. 이들의 탈루 규모는 총 731억 원에 달한다.
오상훈 국세청 자산과세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104명 가운데 자금 증빙이 확실해 무혐의로 처리될 인원 등을 제외하면 실제 탈루가 확인된 인원은 80여 명"이라고 설명했다.조사 과정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조세를 포탈한 사실이 확인된 건에는 40%에 상당하는 부당 과소신고가산세가 부과됐다.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6명은 검찰에 고발됐고 4명은 벌금 상당액 7억 원을 통고처분 받았다. 명의신탁 등 부동산실명법 위반행위가 확인된 20명에 대해서도 과징금 부과와 형사처벌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통보됐다.
적발된 사례를 보면 탈세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하는 양상이다. 2주택자인 A씨는 양도차익이 큰 고가아파트를 팔기 전 본인이 거주하던 저가 아파트를 모친의 지인에게 명의만 이전하는 방식으로 1세대 1주택 비과세를 부당하게 적용받았다. 저가 아파트 명의를 돌려받기까지 지인에게 매월 수십만 원의 사례금까지 지급한 사실이 드러나 양도소득세 10억 원이 추징됐고, 본인과 모친, 매수인 등 3명이 조세포탈범으로 검찰에 고발됐다.
40억 원대 재건축 예정 아파트 등 다수 부동산을 취득한 50대 B씨는 배우자가 운영하는 축산물 도매업체의 매출 누락 비자금 30억 원을 몰래 증여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은 자금출처조사 과정에서 법인까지 조사 대상으로 추가 선정해 법인세와 증여세 등 31억 원을 추징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최고 추징세액 사례였다.
실거주 목적 없이 마용성 지역 고가아파트 2채를 30여억 원에 공동 취득한 이른바 '검은머리 외국인' C씨는 외국인 배우자로부터 취득자금 전액을 증여받고 신고하지 않아 증여세 4억 원이 추징됐다. 소득이 전혀 없는 무직 40대 D씨는 강남 한강변 고가아파트에 매월 700만 원 이상의 월세를 내며 살면서 부모로부터 월세·주식투자금·생활비 등 20여억 원을 증여받아 증여세 13억 원이 부과됐다.
적발된 사례 중에는 가장매매 방식의 비중이 크다고 전했다. 104건 가운데 가장매매가 40여 건으로 40%가량을 차지했고,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경우는 60여 건으로 두 유형이 일부 겹치기도 했다.국세청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재개 이후 증여거래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주택자 증여거래를 중심으로 증여재산을 저가 평가하거나 증여세를 대납하는 등 편법 증여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부모가 보유한 아파트를 시세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에 자녀에게 양도하거나 매매 형식을 위장해 사실상 증여한 경우 등 가족 간 편법 거래도 집중 점검 대상이다.
국세청은 지난해 10월 부동산 탈세 신고센터를 개통한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1168건의 제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접수된 제보는 빠짐없이 검증해 탈루 세금을 추징하고, 제보자에 대한 포상금도 신속히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오 국장은 "부동산 탈세 차단은 조세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자 주택시장의 안정과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이라며 "앞으로도 부동산 탈세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며 탈세는 반드시 적발된다는 원칙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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