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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숙의 축제 막전막후] [2] ‘놀면서 예뻐진다’ 보령머드축제의 매력

2026.07.06 23:33



깨끗한 옷은 ‘반칙’이 되고, 진흙을 뒤집어쓸수록 박수를 받는 보령머드축제. /보령축제관광재단

더러워질수록 쾌재를 부르는 축제가 있다. 깨끗한 옷은 ‘반칙’이 되고, 진흙을 뒤집어쓸수록 박수를 받는다. 부끄러움에 비키니를 망설이던 사람도, 해변의 끈적임을 꺼리던 사람도 무장해제되는 곳, 국적과 신분을 넘어 모두를 평등한 ‘회색 좀비’로 만드는 가장 공정한 축제다. 보령머드축제는 올해도 대천해수욕장에 쏟아부을 머드 300톤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겨울부터 ‘특급 머드공수작전’이 전개됐다.

1998년, 피부 미용에 뛰어난 진흙의 효능에 주목해 시작된 이 작은 해변 이벤트가 내년이면 어느덧 서른 살이 되는 청년축제로 성장했다. 팬데믹 기간에도 발 빠르게 온라인 축제로 전환하며 K축제의 모범이 되더니,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 ‘글로벌축제 육성지원사업’에 당당히 선정됐다.

보령머드축제의 성공 비결은 ‘소재의 차별화’에 있다. 한여름 바캉스 수요와 해양 자원을 결합한 기획력도 좋지만, 무엇보다 ‘진흙’이라는 원초적 오브제를 유쾌하게 변주한 축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해외 머드 이벤트를 보면 그 결이 확연히 다르다. 미국의 ‘트럭스 곤 와일드(Trucks Gone Wild)’는 남부의 거친 농촌문화와 오프로드 자동차 문화를 결합한 레저 스포츠형 머드축제이고, 유럽의 터프머더(Tough Mudder)는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극한의 장애물 레이스다. 해외에선 머드를 대부분 스포츠로 풀었다.

반면 보령은 진흙을 ‘뷰티’와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놀면서 예뻐진다’는 명제 앞에 무장해제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글로벌 마케팅 측면에서도 매우 매력적인 킬러 콘텐츠다. 다만, 여전히 외국인 비율이 낮고 그마저도 아시아계에 편중돼 있다는 게 흠. 서구권 관광객을 공략할 정교한 타깃팅 전략이 시급하다.

보령축제관광재단은 밤 10시까지 운영되는 심야 머드체험존, 미드나잇 머드퍼레이드, 와인 오크통처럼 꼭지만 틀면 머드가 쏟아지는 ‘머드 캐스트 통’까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한다. 여름 휴가지를 아직 정하지 않았다면 고글과 귀마개를 챙겨 보령으로 떠나자. 단, 옷장 속 가장 저렴한 옷을 꺼내 입어야 한다. 300톤의 거대한 진흙 요새에서 멀쩡하게 돌아올 기대는 버릴 것. 축제는 7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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