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갈등'에 존재감 드러난 PA간호사 제도 안착 '난항'
2026.07.07 14:01
PA간호사는 의사의 진료 업무를 보조하는 비공식 인력으로 ‘불법과 합법의 경계’에서 활동한다는 문제가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다. 2024~2025년 의정 갈등 사태 때 PA간호사들이 전공의 공백을 메우면서 PA간호사의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정부는 PA간호사에게 전담간호사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제도권 안에서 운영될 수 있도록 2025년 6월 진료지원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시한 간호법을 시행했다. 법은 만들어졌지만 하위 규정들이 아직 완성되지 않아 업무 범위, 교육 체계 등에 쟁점이 남아있다.
특히 최근 뜨거워진 논쟁은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10일 공모를 시작한 ‘진료지원업무 교육기관 지정·평가 예비도입 사업’이다. 정부는 전담간호사 교육기관을 지정·평가하는 기관을 두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담간호사 교육은 그동안 병원 자체적으로 시행돼 교육 수준 및 내용이 제각각이다. 정부는 표준화된 교육이 이뤄지도록 교육기관의 운영 체계, 교육 품질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별도의 독립적인 평가기관을 두겠다는 입장이다.
● 간협 ”일원화 원칙 확립해야“ vs 의사단체 “간호계 독점 안 돼”
대한간호협회(간협)는 정부의 방향성에 반대하고 있다. 전담간호사 교육 및 평가 체계를 이원화하면 안 되는 이유를 정부에 직접 설명하기 위해 7일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간협은 "보건복지부가 협회 의견은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공모를 추진했다"며 "교육의 질이 담보되려면 교육 과정 개발부터 환경 점검, 역량 평가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진료지원업무에서 교육과 평가를 분리하는 것은 역할 분담이 아닌 행정적 단절이자 비효율"이라며 "간호교육의 일관성을 훼손하고 최종 책임을 분산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현재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 '간호사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관한 규칙' 제정안에 따르면 교육 과정을 운영하는 기관은 간호전문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간협은 평가만 별도 기관에 맡기는 것은 일관성을 무너뜨린다고 보고 있다. 간협은 "교육의 질은 기획, 실행, 평가, 개선이 유기적으로 끊임없이 순환하는 하나의 품질관리 체계 속에서만 유지된다"고 말했다.
의사단체는 교육과 평가를 간협이 모두 "독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 대한병원협회(병협), 대한의학회는 지난 2일 공동 성명서를 통해 "진료지원업무 수행 간호사의 교육과정 운영과 교육기관 지정·평가, 자격관리를 간협이 단독으로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진료지원업무는 간호사의 독자적 영역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진료지원업무는 환자의 진료 및 치료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 판단 이후 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근거해 수행되는 업무"라며 "교육과 평가는 상호 연계돼야 하지만 연계가 독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사단체는 간협이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평가를 모두 수행할 경우 객관성, 공정성, 현장 수용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평가의 독립성, 이해상충 방지, 외부 검증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단체와 간호계가 정면 충돌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제도 안착을 위해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되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다. 직역 간 주도권 싸움으로 흐르지 않도록 갈등을 조율하고 무엇보다 환자의 생명과 안전이 중심이 되는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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