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축구냐’ 유럽이 발끈…트럼프, FIFA ‘출전정지 철회 개입’ 파장
2026.07.07 07: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미국 축구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AS모나코)의 월드컵 출전정지 처분과 관련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직접 재검토를 요청한 사실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트럼프 저축계좌’ 출범 행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잔니와 통화했다”며 “내가 한 것은 재검토를 요청한 것뿐이다. ‘이렇게 하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발로건의 반칙 장면에 대해 “파울도 아니었고, 위반조차 아니었다”며 “전속력으로 달리던 두 선수가 부딪혀 엉킨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경기 중 징계하는 것은 몰라도, 아직 치르지 않은 다음 경기까지 못 뛰게 하는 것은 매우 불공평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레드카드를 꺼내든 브라질 출신 하파에우 클라우스 심판을 겨냥해 “그의 과거 기록을 확인해 보면 좀 의심스럽다. 그는 아무도 믿을 수 없는 판정을 내렸다”고도 비난했다.
발로건은 지난 1일 캘리포니아 샌타클래라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32강전에서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64분 상대 수비수 타리크 무하레모비치의 발목을 밟아 비디오 판독(VAR) 끝에 레드카드를 받았다. 그는 6일 시애틀에서 열리는 벨기에와의 16강전에 자동으로 결장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피파 징계위원회는 전날 발로건의 자동 1경기 출전정지 집행을 1년간 유예한다고 결정했다. 피파는 징계규정 27조에 따라 징계 조처의 전부 또는 일부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발로건은 벨기에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인판티노 회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는 “피파의 사법 기구는 독립적이며 자율적으로 운영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당 사안이 독립된 절차에 따라 관할 기구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때로는 결정에 놀라거나 동의하지 않을 때도 있지만, 나는 항상 그 결정을 존중한다”며 피파 징계 절차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벨기에축구협회(RBFA)는 피파의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발로건의 출전 자격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피파는 벨기에가 해당 절차의 당사자가 아니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럽축구연맹(UEFA)은 피파의 결정을 “전례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정당화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며 “축구의 공정성과 대회의 신뢰성이 훼손됐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징계 재검토 과정에 관여했다는 정황도 추가로 드러났다. 미 언론들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백악관 월드컵 태스크포스 책임자인 앤드루 줄리아니 등이 경기 직후부터 미 축구협회 쪽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미국 정부가 항소 절차에 활용된 추가 자료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최고의 선수들이 경기장에 있어야 한다”며 “벨기에가 우리를 이긴다면 자랑스러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발로건이 결장한 상태에서 미국이 패했다면 “2020년 대선처럼 조작됐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8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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