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EV 밸류체인] 'PnC 동맹'으로 테슬라 추격
2026.07.07 09:53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밸류체인 전략의 핵심 축으로 '플러그 앤 차지(PnC)' 기술 확대를 내세우고 국내 충전사업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테슬라와 비교해 부족한 자체 충전 인프라를 협업 방식으로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자체 충전 네트워크인 '이피트(E-pit)'와 연동해 E-pit 생태계를 빠르게 넓히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PnC는 스마트폰 QR코드 인식이나 충전 카드 태깅 없이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인증과 충전, 결제가 자동으로 이뤄지는 기술이다. 테슬라가 수퍼차저를 통해 이미 보편화한 방식인 만큼 현대차그룹은 후발주자에 가깝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선보인 E-pit 충전소는 초기 고속도로 휴게소 위주로 설치돼 소비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전체 충전소 수는 테슬라와 비교해 여전히 부족하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E-pit 충전소는 전국 60여곳 수준이다. 반면 7일 현재 테슬라는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를 포함해 전국 180여곳의 수퍼차저 충전소를 구축했다. 장소 수 기준으로 보면 E-pit은 테슬라 수퍼차저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
E-pit 충전소 확장에 한계를 느낀 현대차그룹은 충전소를 직접 늘리는 대신 협업을 통한 네트워크 확장 전략을 택했다. 2025년 12월 구성된 이 네트워크에는 채비, GS차지비, 나이스(NICE)인프라, 스타코프, 에버온, 이지차저, 이카플러그, 케빗(KEVIT), 클린일렉스, 플러그링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등 총 12개사가 참여했다. 채비는 환경부를 제외한 민간 급속 충전소 수 1위 사업자이고, GS차지비는 완속 충전소 수 1위 사업자로 꼽힌다.
현대차그룹은 PnC 보급 확대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테슬라 수퍼차저와 비교해 무겁고 다루기 어려운 CCS1(DC콤보) 케이블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여러 충전사업자의 회원카드와 앱을 따로 이용해야 하는 전기차 운전자들의 불편을 줄이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E-pit 네트워크에 동참한 일부 충전사업자들은 이미 PnC 기술 구현을 마치고 현대차그룹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은 이 중 채비를 PnC 서비스 연동 우선 사업자로 선정하고 6월 29일부터 해당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다음 연동 후보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거론된다. 현대차그룹이 2025년 12월 E-pit 네트워크 확대 보도자료에서 채비와 현대엔지니어링을 주요 협력사로 언급했기 때문이다.
7일 기준 국내에서 약 1만면 규모의 전기차 급속 충전시설을 운영 중인 채비는 현대차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자체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기를 마련했다.
올 4월 코스닥에 상장한 채비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21% 증가한 207억원이다. 영업손실은 97억원을 기록했지만 2025년 1분기 영업손실 105억원과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줄었다. 채비는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와 충전기 이용률이 늘어날수록 매출이 증가하는 구조로 보고 있는 만큼 향후 PnC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기관과도 협력해 자체 PnC 역량을 넓혀가고 있다. 이를 위해 6일 서울 용산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환경공단과 '국내 전기차 PnC 인증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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