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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미국 상장, 전직 오픈AI 연구원도 투자

2026.07.07 08:57

현지서도 흥행 조짐...지분희석 등 위험도 존재
SK하이닉스/ 외신

SK하이닉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이 10일(이하 현지시각)로 다가온 가운데, 현지에서 흥행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직 오픈AI 연구원 레오폴드 아셴브레너가 세운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 영국계 장기 투자 운용사 베일리기포드, 기술주 투자사 코튜가 SK하이닉스가 발행하는 미국예탁증권(ADS) 가운데 최대 70억달러어치를 인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는 AI 관련주 투자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ADS는 ‘주식’이고, ADR은 그 주식의 ‘보관증’으로 사실상 동일하다. 미국 예탁기관이 한국 원주를 대신 보관하고, 그 원주를 잘게 나눈 지분을 미국 시장에 내놓는다. 이 지분 한 조각이 ADS다. ADR은 금을 창고에 맡기고 받는 보관증서와 같다.

SK하이닉스는 6일부터 9일까지 글로벌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로드쇼(투자 설명회)를 진행한다. 10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나스닥에서 거래를 시작한다.


이번 상장은 미국에 상장하는 외국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전체 발행주식의 약 2.5%인 1779만 주를 신주로 발행해 ADR 형태로 내놓는다. 조달 규모는 281억달러, 약 43조1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4년 중국 알리바바의 250억달러, 2019년 사우디 아람코의 256억달러를 넘어서는 액수다. 아시아 기업의 뉴욕 증시 상장을 통틀어도 최대 사례로 꼽힌다.

당초 조달 규모는 45조4500억원으로 제시됐다. 지난달 24일 이사회 결의 전일 종가가 기준이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43조원대로 줄었다. 최종 금액은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다시 달라진다.

조달 자금은 전액 국내 생산설비에 투입된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첫 팹과 청주 첨단 패키징 공장 건설,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구매가 핵심 사용처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순현금이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당장 돈이 급한 상황은 아니다. 상장의 방점은 자금 조달보다 기업가치 재평가에 찍혀 있다.


상장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미국 경쟁사 마이크론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느냐다.

6일 종가 기준 SK하이닉스의 2026년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42배다. 마이크론은 9.44배다. 마이크론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밀린 3위 업체다. 그런데도 SK하이닉스가 더 낮게 거래된다. 한국 증시에 묶여 해외 투자자의 접근이 제한된 탓이라는 분석이 많다. 저평가 요인을 상장으로 걷어내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의 가치를 그대로 대입하면 산술적으로 약 27%의 상승 여력이 나온다. 여기에 나스닥 100 등 주요 지수 편입 자격을 확보하면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 매수 수요도 기대된다.


하지만 미 주식시장에 상장되더라도 펀드들이 바로 투자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ETF·펀드가 관찰 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담기 때문에 재평가가 장기에 걸쳐 이뤄질 수 있다고 봤다.

발행주식의 2.5%만큼 신주가 발행되며 기존 주주 몫이 그만큼 줄어드는 지분 희석 위험이 있다.

ADR만 오르고 본주는 안 따라올 수도 있다. 대만 TSMC의 경우 미국 ADR과 본토 주식 간 가격 괴리가 10% 이상 벌어지는 경우가 잦다. 다만 여기엔 한국은 대만보다 시장이 개방적이어서 우려가 덜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예탁결제원을 통한 원주와 ADR 간 교환이 대만보다 수월하고, 외국인통합계좌 등 우회로도 마련돼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추격도 변수다. 삼성전자는 2월 업계 최초로 HBM4 양산 출하에 성공했고, AMD는 차세대 AI 칩의 HBM4 주공급사로 삼성전자를 지명했다. SK하이닉스의 엔비디아 독점 공급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가장 근본적인 위험은 메모리 사이클이다. SK하이닉스는 매출의 90% 이상이 메모리에 쏠려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둔화되거나 HBM 계약 단가가 꺾이면, 다각화된 삼성전자보다 훨씬 가파른 실적 충격을 받는다. 미국 자본시장에 편입되는 만큼 중국 우시·다롄 공장을 겨냥한 미국의 수출통제 감시도 더 직접적으로 받게 된다.


이번 상장에서 SK하이닉스는 보통주 1주에 ADR 10주를 대응시켰다. ADR 1주 가격이 원주 1주의 10분의 1이 되는 구조다.

정확히는 ‘분할 상장’이 아니라 ADR 예탁비율(ADR ratio)을 10대 1로 설계한 것이다. 한국 원주는 그대로 있다. 그 원주를 미국 예탁기관에 맡기고, 원주 1주 위에 ADR 10주를 얹어 발행한다. 원주 발행주식 수는 그대로이고 ADR이라는 별도 증서의 단위만 잘게 나눈 것이다.

ADR은 원주와 1대 1로 묶을 의무가 없다. 발행 기업이 비율을 자유롭게 정한다. SK하이닉스는 10주를 택했다.

이유는 초고가주를 피하기 위해서다. 원주 1주를 달러로 환산하면 1600달러에 달한. 쪼개지 않고 그대로 ADR로 올리면 SK하이닉스는 나스닥에서 손에 꼽히는 초고가주가 된다. 미국은 주당 1000달러가 넘는 종목을 ‘초고가주(four-digit stock)’로 분류한다. 개인은 물론 기관도 매수 부담이 커지는 구간이다.

10대 1로 나누면 주당 150달러 대로 내려간다. 엔비디아나 마이크론과 비슷한 가격대다. 접근성과 유동성이 좋아지고, 비교 대상과 나란히 놓고 평가받기도 쉬워진다. 상장 목적이 ‘마이크론 대비 저평가 해소’인 만큼, 같은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대로 직접 비교받아야 재평가 효과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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