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면 검열, 놔두면 방치…네카오 ‘콘텐트 삭제’ 딜레마
2026.07.07 00:36
6일 IT업계에 따르면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조작 정보 판단 및 처리 여부를 해당 콘텐트가 게재된 민간 플랫폼에 맡기도록 설계돼 있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동안 일평균 이용자 수가 100만 명 이상인 사업자가 대상이다. 네이버·카카오·다음(운영사 AXZ) 등 국내 주요 플랫폼을 비롯해 글로벌 플랫폼인 유튜브(구글)·인스타그램(메타) 등이 포함된다.
이에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기업들은 지난달 19일 민간 자율규제기구인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서비스 운영 정책을 정비했다. 플랫폼에 주어진 가장 큰 실무적 부담은 무엇이 ‘허위조작 정보’인지 판단하는 일이다. 개정법에서는 ‘사실이 아니거나 조작된 정보 가운데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는 정보’를 허위조작 정보로 규정하고 있다. 이 기준이 불명확하다는 게 문제다. 허위조작 정보 의심 콘텐트엔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의혹,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 등이 섞여 있어 사안별로 면밀한 판단이 필요하다. 판단을 내리는 것도, 판단에 따라 콘텐트 삭제·차단 혹은 노출 제한, 계정 정지 등 조치 의무도 플랫폼의 몫이다.
정부는 플랫폼의 허위조작 정보 사실확인 활동의 활성화를 위해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을 받은 민간 사실확인(팩트체크) 단체와 협약을 체결할 수 있게 했다. 민간 팩트체크 단체를 지원하는 ‘투명성 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플랫폼이 허위조작 정보 여부에 대해 외부 팩트체크 단체의 검증을 받을 수 있게 통로를 열어둔 것이다. 하지만 이 판단을 정부 지원을 받는 팩트체크 기관에서 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홍원식 동덕여대 교수는 “정부 지원을 받는 팩트체크 기관이 독립적으로 판단할 수 있을지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국내 플랫폼들은 ‘플랫폼이 자의적으로 검열한다’는 우려를 떨치기 위해 외부 기관 등에 많이 기대려 할 것”이라며 “삭제하면 ‘검열’, 방치하면 ‘허위정보 유통’이라는 비난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정부의 우회적 검열 통로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도 허위조작 정보 의심 콘텐트에 삭제·차단 조치를 취하기 앞서 허위 가능성 고지, 반론 정보 제공, 이의신청 보장 등으로 이용자 권리를 최대한 덜 침해하도록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인호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율 규제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정부가 규제 권한을 만들고, 민간과 플랫폼에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라는 점”이라며 “플랫폼이 KISO 가이드라인에 따라 문제가 되는 정보를 걸러내거나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 그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게 면책 조항을 마련해야 민간 자율규제 기구가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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