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려고 누웠는데 양의지♪” 세대통합 리믹스 뜬다
2026.07.07 00:42
중독성 유발… 소셜미디어서 인기
가요계에서 리믹스(remix·노래 재구성)는 장르를 바꾸거나 새로운 아티스트와 협업하면서 실험성을 가미하거나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정반대다. 대중이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중독성 있는 선율을 통해서 일종의 ‘팬 놀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아서 재결합한 걸그룹 ‘아이오아이(I.O.I)’의 신곡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타이틀곡 ‘갑자기’ 중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부분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간판 타자 양의지 선수의 응원가 선율이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서 ‘자려고 누웠는데 양의지’로 합체(?)한 것이다.
팬들이 만들어낸 이 리믹스 버전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각종 1위 기록을 양산했다. 아이오아이는 지난 4일 방송된 MBC ‘쇼! 음악중심’에서 3주 1위를 차지했다. 이날은 출연 없이도 1위 트로피를 안아서 뜨거운 팬심을 입증했다.
비슷한 예는 또 있다. MC 붐(본명 이민호)이 tvN ‘놀라운 토요일’ 방송에서 걸그룹 ‘아일릿’의 신곡 ‘잇츠미’ 전주 부분에 맞춰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쫘쫘 쿵쫘~”라고 추임새를 넣은 멜로디가 묘하게 맞아떨어진 것.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 잇츠미’라는 새로운 리믹스 버전의 탄생에 “5시간 들었다” “수능 금지곡 탄생” “붐에 지분 줘라”는 반응들이 쏟아졌다. 아일릿 역시 지난달 SBS ‘인기가요’ 1위 등 음악 방송 4관왕을 차지했다.
양의지와 아이오아이, 아일릿과 붐은 함께 ‘챌린지 콘텐츠’를 찍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고, 서로의 인기를 끌어올리는 결과를 낳았다. 음반 관련 공식 활동을 마친 뒤에도 소셜 미디어 등에선 여전히 계속 재생되고 있고, 각종 방송과 음원 차트에선 팬덤의 화력이 지금도 거세다.
‘알고리즘 사냥꾼’이란 애칭까지 얻은 붐은 틱톡 계정을 열고는 아일릿과 챌린지 품앗이를 하며 단 두 개의 게시물로 조회 수 180만회를 기록했다.
양의지의 기록도 못지않다. 양의지는 지난달 24일 공개된 ‘KBO 올스타전 팬 투표’에서 총 260만5510표를 획득하며 역대 최다 득표 신기록을 작성했다. 야구 팬과 K팝 팬들이 함께 만들어낸 진기록이다.
양의지 응원가의 원곡은 봉봉 사중창단의 ‘꽃집 아가씨’(1967). 또 붐이 시도한 ‘안 나오면 쳐들어간다’는 ‘강병철과 삼태기’의 대표곡 ‘삼태기 메들리’에 수록된 ‘독촉가’(1982) 중 일부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세대 통합 리믹스’라고도 불린다. 방송가에선 “최근 아이돌들이 B급 감성과 결합하거나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콘텐츠와 결합하면서 확장성을 얻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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