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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죽여놓고 “나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외제차 타는 40대 주부 노린 연인의 범행 [오늘의 그날]

2026.07.07 00:02

창원에서 발생한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 심천우가 2017년 7월 오전 고성군의 한 버려진 주유소에서 현장검증했다. 연합뉴스
“죄송합니다.”

2017년 7월 7일. ‘창원 골프연습장 40대 주부 납치·살해 사건’의 주범 심천우(당시 31세)가 경찰의 현장검증에서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인 채 웅얼거리듯 모깃소리 같은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유가족을 향한 그의 공개 사과는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날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범행 장소인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약 80km 떨어진 경남 고성의 한 폐주유소와 진주 진수대교 일대에서 심천우와 공범 강정임(당시 36세)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현장에는 유족과 시민 10여 명이 모여 피의자들의 엄벌을 요구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피해자 A씨(당시 47세)가 살해된 장소인 폐주유소 2층에서 심천우는 마네킹을 이용해 범행 당시 상황을 차분히 재연했다. 심천우가 실내 검증을 마치고 시신 유기를 재연하기 위해 마대자루를 든 채 밖으로 나오자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사람도 아니다”, “고개 들어라. 얼굴 보자” 등 유족들의 고성과 욕설이 쏟아졌고, 피해자의 시동생이 심천우에게 달려들다가 경찰에 제지당하기도 했다. 이어진 진수대교 현장검증에서도 이들은 차량 트렁크에서 마대자루를 꺼내 다리 아래 저수지로 던지는 시늉을 무덤덤하게 이어갔다.

◇“돈 많은 사람 삥 뜯자”…빚더미에 계획된 표적 납치=이들의 범행 동기는 단순했다. 돈이었다. 당시 수천만 원의 카드빚에 시달리던 심천우는 어머니 명의의 신용카드까지 사용하고 있었다.

심천우는 과거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다 만난 연인으로 발전한 강정임, 그리고 자신의 6촌 동생 심모 씨(당시 29세)와 함께 “돈 많은 사람 하나 삥 뜯자”며 범행을 계획했다. 이들은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고급 외제차를 타는 여성을 물색했고, 아우디 A8을 몰던 A씨를 최종 표적으로 삼아 납치했다.

심천우는 양말로 피해자의 입을 막고 손발을 결박한 뒤 현금 10만원과 신용카드·체크카드를 빼앗았다. 이후 경남 고성의 폐주유소로 이동해 카드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그는 강정임에게 전화를 걸어 카드 잔액을 조회하게 했고, 비밀번호가 맞는 것이 확인되자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납치된 지 약 6시간 만인 25일 오전 3시께였다.

살해 직후에는 피해자가 착용하고 있던 400만원 상당의 시계와 50만원 상당의 금목걸이까지 추가로 강탈했다.

재판에서 심천우는 “피해자가 부모를 모욕해서 순간적으로 범행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범행 전 청테이프와 흉기, 마대 등을 미리 준비한 점, 공범들의 진술로 미루어 볼 때 계획범죄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심천우와 강정임의 수배전단. KBS 보도 갈무리
◇“나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범행 후 이어진 뻔뻔한 도주극=시신은 돌과 함께 마대에 담겨 진주의 한 저수지에 버려졌다. 세 사람은 범행 직후 죄책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했다. 심천우가 “나 아무렇지도 않다. 후천적 사이코패스인가”라고 말하자 강정임이 “소시오패스 아니냐”고 맞받아친 것이다.

이후 이들은 훔친 번호판을 차량에 달고 광주와 순천, 함안 등을 돌며 피해자의 카드로 410만원을 인출해 도주 자금으로 사용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옷을 쇼핑하는 등 태연하게 일상을 이어가며 도주하던 이들은 공범인 6촌 동생이 먼저 붙잡히며 꼬리가 밟혔다.

야산으로 달아나며 수사망을 피하던 심천우와 강정임은 결국 범행 9일 만인 7월 3일 서울 중랑구 면목동의 한 모텔에서 “장기 투숙 중인 수상한 남녀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잠복 중이던 경찰에 의해 검거됐다.

수사 과정에서는 심천우의 과거 범죄도 드러났다. 그는 2011년 고교 동창들과 함께 금은방 강도 사건을 저질렀던 장기 미제 사건의 범인이기도 했다.

검거된 창원 ‘골프연습장’ 납치-살해 용의자 심천우(위)·강정임. 뉴스1
◇과거 금은방 강도까지…법원 “반성도 없다”=법원은 세 사람 모두 범행 과정에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범행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키 175cm, 체중 97kg에 달하는 심천우가 가녀린 체구(46kg)의 피해자를 결박한 뒤 저항 불능 상태에서 살해한 점을 엄중히 판단했다.

검찰은 주범 심천우에게 사형을, 공범 강정임과 심 씨에게는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심천우에게 강도살인 혐의로 무기징역과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20년 부착을 명령했다. 범행에 가담하고 도주를 도운 강정임과 6촌 동생 심 씨에게는 각각 징역 15년이 선고됐다. 그리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사건 직후 피해자 A씨의 남편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내는 오로지 가족을 위해 헌신하다 조금 여유가 생긴 시점에서 죽임을 당해 마음이 찢어진다”며 “딸과 아들은 엄마 영정 사진을 보면서 5시간 넘게 대화한다”는 가족이 겪는 상실감을 전해 주위를 숙연하게 했다.

그러면서 “흉악범들이 이 땅 위에 설 자리가 없도록 엄벌 받는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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