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검찰
검찰
성남 교제살인, 피해자 'A등급'인데 가해자는 영장 제외(종합)

2026.07.06 21:50

경찰 "'고위험' 아니어서 위험도 평가체계상 해당 안 돼" 해명
"평가표에만 얽매여 신병 결정하는 낡은 관행 깨야" 지적도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지난 5일 경기 성남시에서 발생한 '교제 폭력 살인 사건'의 가해자가 경찰의 관계성 범죄 피의자 위험도 평가 체계상 '고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아 신병처리 대상 자체에서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만남을 원치 않는 상대에 대한 전화 연락이나 방문으로 시작한 스토킹이 살인으로 번지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는 만큼 이같은 평가 체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남부경찰청은 6일 기자단 정례간담회에서 이 사건 피의자 A씨에 대해 "3단계 위험도 분류 체계상 고위험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피의자"라고 밝혔다.

범죄 수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A씨는 지난 5일 오전 3시께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길거리에서 6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범행 직후 자해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현재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치료받고 있다.

A씨는 최근까지 약 4년간 교제하다가 헤어진 B씨가 직장에서 퇴근하기를 기다렸다가 범행했다.

앞서 B씨는 지난달 8일 "전 남자친구가 못살게 군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두 사람을 분리해 조사한 뒤 A씨에게 폭행 등 물리력 행사 혐의는 없었던 점, B씨가 사건 접수를 원치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교제 폭력 경고장만을 발부했다.

이튿날 경찰은 학대예방경찰관(APO)을 통해 추가 피해 여부 확인 등을 위한 모니터링을 시작했는데, 이 과정에서 B씨로부터 "A씨의 전화 연락·문자 메시지가 오고 있다"는 피해 진술을 청취해 고소장 접수를 설득했다.

결국 B씨는 사건 발생 이틀 만인 같은 달 10일 A씨를 고소했다.

확인 결과 A씨는 경찰의 스토킹 경고장 발부 후 고소장 접수까지 이틀간 B씨에게 15차례의 부재중 전화 연락, 8차례의 항의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전경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찰은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는 한편, A씨에게는 긴급 응급조치 1~2호(100m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조치를 하고 법원으로부터 잠정조치 1~3호(서면경고, 100m이내 접근 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결정을 받았다.

또 B씨를 스토킹 재발우려 피해자 B등급에서 A등급으로 상향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기로 했다.

A등급은 최근 3년간 신고 접수 2회 이상, 1년간 신고 접수 3회 이상, 긴급 응급조치·잠정조치 결정 사건의 스토킹 피해자가 받는 등급이다. B등급은 최근 3년간 신고 1회 및 1년간 2회 이상이며, 나머지는 기타 등급이다.

그러면서도 경찰은 관계성 사건 3단계 위험도 평가 체계상 A씨가 '고위험'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는 이유로 구속영장 신청은 고려하지 않았다.

고위험은 ▲ 결별 이후이거나 외도 의심 사례 ▲ 관계성 범죄 관련 신고 5회 이상 ▲ 폭력성 징후 확인 ▲ 감금이나 위치추적 이력 등 9가지 항목 중 3가지 항목 정도만 해당하면 분류가 가능하다.

A씨에게 2009년 '폭력' 전과가 있을 뿐, 이후에는 스토킹을 비롯한 다른 전과가 없다는 점 역시 구속영장을 신청하지 않는 판단의 근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결별 이후라는 점 외에는 A씨가 고위험에 해당하는 항목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지난달 23일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 자리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진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소장 접수 일로부터 지난 1일까지 3주간 5차례에 걸쳐 주기적으로 B씨에게 연락해 안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처럼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다고 봤지만, 두 사람 간 교제 폭력 신고 및 고소장 접수가 이뤄진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A씨가 B씨를 찾아가 끔찍한 살인극을 벌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위험성 평가 체계에만 얽매여 기계적으로 신병 처리 대상을 가리는 낡은 관행을 버리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상대로 지속해서 모니터링 했지만 '(고소장 접수 이후) A씨에게 연락이 오지 않고 있다'는 말을 듣고 위험성이 낮다고 봤다"고 말했다.

향후 수사계획에 대해서는 "피의자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고 CCTV 영상을 토대로 행적을 조사해 계획범죄 여부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수사할 예정"이라며 "피의자의 건강 상태는 의학적인 부분이라 답변이 어렵지만 그가 사망한다고 가정해도 수사는 끝까지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이 사건 닷새 전인 지난달 30일 A씨를 약식기소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벌금형을 받게 되자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범행 동기를 조사할 방침이다.

kyh@yna.co.kr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검찰의 다른 소식

검찰
검찰
10시간 전
‘가짜뉴스 처벌법’ 시행…경찰, ‘투표지 부족 사태’ 허위글 확산한 67개 계정 수사
검찰
검찰
10시간 전
‘잠실 개표소 봉쇄’ 32일째…경찰, ‘올다르크’ 등 시위 관련 서건 71건 수사 돌입
검찰
검찰
10시간 전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국수본, 초동수사팀장 긴급체포·“엄정 수사” 지시도
검찰
검찰
10시간 전
[김종석의 리포트]차량 보닛 위에 ‘벌러덩’ 드러누운 취객
검찰
검찰
10시간 전
장윤기 차량서 케이블타이 뺀 수사팀장 체포…국수본 뒤늦게 나서
검찰
검찰
10시간 전
[김종석의 리포트]‘장윤기 사건’ 수사팀장 긴급체포…증거 인멸 등 혐의
검찰
검찰
10시간 전
‘케이블 타이’ 어디로?…장윤기 차량서 사라진 ‘핵심 단서’
검찰
검찰
10시간 전
'성폭행 시도' 김가네 회장, 6억 횡령 혐의로 검찰 송치
검찰
검찰
11시간 전
"보완수사요구권 실효성 우려"…검찰 의견서
검찰
검찰
11시간 전
에르도안을 '독재자'라 표현한 튀르키예 코미디언 구속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