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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기 수사 팀장
장윤기 수사 팀장
장윤기 ‘성범죄 증거’ 누락·폐기 정황…수사팀장 직위해제

2026.07.06 20:34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6일 경찰이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4) 사건 수사팀장인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 박모 경감(58)을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긴급체포했다. 박 경감은 장윤기를 검거한 5월 5일 장윤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서 납치 목적으로 추정되는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도 이를 증거물로 확보하지 않은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처럼 사건 수사팀과 현직 경찰인 장윤기의 아버지 장모 경감(56)이 수사 과정에서 장윤기의 ‘성범죄 목적 살인’ 관련 증거를 누락하거나 폐기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면서 경찰청은 광주경찰청이 맡았던 부실 수사 의혹 수사를 본청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은 박 경감을 직위해제하고 나머지 수사팀 4명도 대기발령 조치했다. 수사팀 5명 전원이 조사 대상이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 국면에서 경찰의 부실 수사 및 내부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명운을 걸고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 ‘성범죄 증거’ 누락되거나 사라져

현재 장윤기 사건 수사팀과 장 경감이 인멸했다는 의혹을 받는 증거물은 장윤기의 성범죄 혐의와 연관돼 있다. 앞서 경찰은 장윤기가 여고생 이채원 양(17)을 살해한 혐의만 적용했지만 검찰은 보완 수사를 거쳐 장윤기가 성범죄를 저지르려다 살해했다고 보고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바꿔 재판에 넘겼다.

사라진 케이블 타이 역시 강간 살인죄의 핵심 증거로 꼽힌다. 박 경감은 5월 5일 장윤기의 차에서 케이블 타이를 발견하고 영상으로도 기록했다. 하지만 박 경감은 케이블 타이를 증거로 확보하지 않았다. 이 내용은 경찰청의 수사감찰 과정에서 뒤늦게 파악됐다. 박 경감은 “고의로 케이블 타이를 인멸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서 수사팀이 장 경감에게 장윤기의 원룸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뒤 장 경감이 장윤기의 원룸에 들어가 폐기한 성인용 인형 2개도 장윤기의 성범죄를 입증할 유력한 증거로 꼽힌다. 또 장윤기 구속 뒤 장 경감이 불태운 장윤기의 구형 휴대전화에서도 성범죄 혐의를 확인할 증거가 담겼을 가능성도 있다. 장 경감은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아들이 성범죄 혐의를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휴대전화를 폐기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경찰 입직 이후 광산서에서만 18년을 근무한 장 경감은 초동 수사를 담당했던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이 아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했다는 사실과 영장 기재 내용도 전달받았다. 당시 광산서 안팎에선 “장윤기가 성도착증 환자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박 경감이 이끄는 수사팀은 성범죄 관련 증거들을 누락하거나 인멸한 뒤 장윤기에 대해 강간 등 살인 혐의 대신 살인 혐의만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또 수사팀은 장윤기의 차에서 채취한 혈흔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이 양의 것이라고 통보받았지만 관련 보고서를 검찰에 송치하지 않았다. 최근 장윤기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 목록에 관련 보고서가 누락된 사실을 파악하자 1일 뒤늦게 보고서를 냈다.

또 경찰청 조사 결과 장 경감은 최소 2명의 수사팀원과 수시로 전화 통화를 하며 각종 수사 정보를 미리 알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장인 박 경감과는 11차례 전화 통화를 했고, 다른 팀원과도 연락하며 압수수색 영장 내용과 압수물 내역 등 구체적인 수사 정보를 전달 받은 것.

● 국가수사본부장 “유구무언”

부실 수사, 증거 은폐, 경찰 내부 유착 등 각종 의혹이 동시다발적으로 불거지자 경찰은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이날 경찰청은 광주경찰청에 구성된 수사전담팀에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인력을 추가 투입해 총 27명 규모로 확대 편성하고, 특별수사팀장에는 홍장득 경찰청 수사인권담당관을 임명했다. 광주청 지휘라인을 배제해 조사한 뒤 최종 수사 결과는 홍 본부장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이날 부임 후 첫 정례 기자간담회를 가진 홍 본부장은 “유구무언”이라면서도 “언론에서 드러난 내용 외에 수사감찰에서 밝힌 부분들을 포함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의혹을 계기로 친족 특례 조항도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증거 인멸 의혹을 받고 있는 장 경감은 ‘친족은 증거 인멸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형법상 특례 조항에 따라 입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본부장은 “이번 건을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수사할 때도 (문제점을) 많이 느낀다”며 “국회가 입법적으로 잘 정리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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