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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경] 아열대 경제

2026.07.0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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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독일의 기상학자 블라디미르 쾨펜은 전 세계 기후를 열대·건조·온대·냉대·한대기후 등으로 분류했다. 한반도는 쾨펜 분류 체계에 따르면 온대기후와 냉대기후 사이에 위치한다. 북쪽 내륙지역은 대륙성 냉대기후에 가깝고 남쪽과 해안지역은 온대기후다. 그런데 최근 기상청의 ‘21세기 후반 한반도 기후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81년 이후 강원 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기후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아열대기후는 가장 추운 달의 평균 기온이 6도 이상 18도 이하이면서 월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 이어지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농수산물은 이미 아열대기후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 농촌진흥청 통계를 보면 2023년 아열대 작물 재배 농가가 6000곳을 넘었다. 망고·패션프루트·파파야 등 과거 동남아에서 보던 과일이 우리나라 농가에서 재배된 지 오래다. 서울의 한 주말농장에서는 지난해 바나나 재배에 성공했다. 어종도 한류 어종은 줄고 방어와 참다랑어 같은 난류성 물고기가 크게 늘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아열대성 어종인 청색꽃게가 최근 제주도에서 잇따라 어획됨에 따라 수산자원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 아열대 지역에서 서식하는 일명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같은 벌레가 우리나라에서도 기승을 부리면서 해충 방역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기후변화 흐름을 새로운 수요 창출 기회로 만들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에 소비자들 선택의 폭은 넓어지고 있다. 최근 한 백화점은 유통 업계 최초로 국산 피칸 판매에 나섰다. 미국산 수입품 중심이던 피칸 대신 전남 고흥 등에서 생산된 피칸을 팔기 시작했는데 2주 만에 모두 매진됐다고 한다. 한반도 기후가 아열대화하는 전조가 늘어나면서 산업과 소비 패턴에도 ‘아열대 경제’ 특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혁신 기술인 기후테크도 우리 경제의 큰 과제 가운데 하나다. 전 세계 기후 지도가 조금씩 바뀌고 있는 만큼 기후변화를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전환하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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