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도 결국 쪼개기”… 현대차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 ‘주주 보호’ 복병 만났다
2026.07.06 16:29
해외 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도 동일하게 적용
금융 당국이 중복상장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로보틱스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 상장에 투자자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미국 법인인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현지 증시 상장이 유력해 국내 심사 대상은 아니다. 다만 당국은 중복상장 규제 범위를 국내 상장뿐 아니라 해외 상장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하고, 자회사를 해외에 상장할 때도 모회사 이사회가 반드시 주주보호 의무를 이행하도록 규정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쪼개기 상장 논란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최근 현대차그룹 주가를 끌어올린 핵심 동력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보틱스 성장성을 꼽는다. 결국 미국 상장 과정에서 모회사가 일반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을 방어할 어떤 카드를 꺼내 들지가 향후 주가의 향방을 가를 관전 포인트다.
금융위원회가 6일 발표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현대차그룹(모회사)은 미국에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상장할 때 일반 주주의 상당한 동의를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턴다이내믹스가 미국 법인이라 현지 증시에 상장하면 한국거래소의 심사는 피할 수 있지만, 모회사의 주주 보호 5대 의무는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미국 법인으로 미국 증시 상장이 거론되고 있어 상장 심사는 미국 거래소가 맡는다.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회사인 만큼 현대차 이사회는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주주영향 평가서를 작성해야 한다. 평가서에는 기업가치 변화와 주가 영향, 지분 변동, 예상 배당수익 등이 담긴다.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는 구주매출 대금을 활용한 현금배당이나 자사주 소각,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추가 중복상장 금지 확약 등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일반주주 보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후 회사는 이런 내용을 주주와 충분히 소통한 뒤 주주총회 등을 통해 일반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모든 과정은 회사가 공시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알려야 할 사항이다.
이 같은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장규정에 따라 최대 10억원의 제재금과 1거래일 매매거래 정지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공시의무 위반이 반복되면 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가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상장을 추진하려면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규제도 작용한다.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 법인이 해외에서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국내 투자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서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현재 보스턴다이내믹스 지분은 HMG글로벌이 56.5%(현대차 49.5%·기아 30.5%·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1.25%,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22.6%, 소프트뱅크 9.65%를 보유하고 있다. 금감원은 향후 접수될 증권신고서에 기재될 모회사 이사회의 주주보호 의무 이행 여부를 현미경 심사할 방침이다.
물론 이런 조치만으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미국 상장 자체를 막기는 어렵다. 또 금융위는 해당 가이드라인이 자회사 상장을 막기 위한 조치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이드라인은 국내든 해외든 중복상장으로 모회사 주주가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고 회사가 주주에 대한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장치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고영호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회사가 책무를 다하면 적법한 절차를 통해 자회사 상장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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