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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C 투자 스타트업, 상장 제동 걸리나…중복상장 규제에 골머리

2026.07.06 16:30

현재 매출·자산 비중 적어도 '예상 기업가치' 단서조항에 발목잡힐 수 있어[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2024년 8월 18일 리벨리온이 SK그룹 계열사 사피온과 합병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오른쪽)와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금융당국이 '쪼개기 상장'을 막기 위해 내놓은 중복상장 규제 가이드라인이 자칫 대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의 상장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기업 의존성이 낮더라도 '예상 기업가치'라는 단서조항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매출은 수백억원 수준이지만 기업가치가 수조원에 이르는 게 전형적이기 때문이다. VC(벤처캐피탈) 업계는 투자금 회수 통로가 좁아질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중복상장 원칙금지' 세부기준에 따르면 이번 규제의 적용 범위는 상장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비상장사다. 구체적으로는 모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소유한 자회사나 해당 자회사가 지분 50%를 이상 소유한 손자회사까지다. 모회사에 비해 규모가 현저히 작은 '저비중 자회사'는 상장 시 모회사 주주동의를 면제해주는 특례가 적용된다.

대부분의 소규모 스타트업들은 이번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대기업 CVC가 통상 시리즈 라운드에 수십억~수백억원을 넣고 한자릿수 지분을 확보하는 수준으로는 자회사 분류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수준을 넘는 딜이다. 대기업이 자회사를 스타트업과 합병시키거나 계열사를 통째로 넘기고 지분을 맞교환하는 방식의 대형딜은 지분율이 20% 안팎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크다.

대기업의 지분율이 20%를 넘는 경우 모회사의 주주 동의를 받아야 상장이 가능하다. 주주 동의를 면제 받을 수 있는 '저비중 자회사'는 매출, 이익, 자산이 모두 모회사에 비해 10% 미만의 비중일 때 해당된다.

다만 여기서도 '예상 기업가치'라는 복병이 나타난다. 금융위는 "예상 기업가치를 고려할 때 중요 자회사로 인정되는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서를 달았다. 매출 등의 비중이 모회사에 비해 낮더라도 상장예심 청구 시 제출한 희망 공모가 밴드 등을 통해 판단한 기업가치가 모회사의 10%를 넘어서면 주주 동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상당수 딥테크 스타트업들은 적은 매출에 비해 높은 몸값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몸값 3조4000억원의 리벨리온은 지난해 320억원의 매출에 그쳤다.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업스테이지 역시 지난해 매출은 248억원에 그쳤다. 퓨리오사AI 역시 지난해 매출은 57억원에 불과했지만 기업가치는 1조원을 넘는다.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사) 진입을 앞두고 있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 역시 지난해 매출은 160억원이다.

결국 성장성을 인정 받아 몸값을 키운 스타트업일수록 이번 중복상장 규제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이 경우 모회사 이사회의 영향평가, 주주소통 등 5대 의무 이행과 함께 3%룰 기반 주주동의, 영업·경영 독립성 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 투자회수 시점을 상장에 맞춰온 기존 주주들 입장에선 자신들이 통제할 수 없는 절차가 일정표에 추가되는 셈이다.

한 VC 투자심사역은 "대기업 CVC의 스타트업 투자는 '대기업 낙인효과' 못지 않게 확실한 '첫 고객' 확보라는 측면에서 선호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지분율이 20%가 안되더라도 미래 기업가치 때문에 중복상장 규제에 걸릴 경우 대기업을 SI(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전했다.

또다른 VC업계 관계자도 "가뜩이나 구주 매각이나 M&A(인수합병)가 경색된 한국 투자시장에서 상장은 상당수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효한 회수 경로"라며 "이번 중복상장 규제가 회수 가능성을 낮춰 전반적인 스타트업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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