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신설 자회사 상장길 숨통…물적분할 중복상장은 바늘구멍
2026.07.06 12:01
M&A·신설 자회사, 주주 미동의시 거래소 개별 심사
자회사 해외 상장시에도 모회사 이사회 '주주충실의무' 부과
이 기사는 07월 06일 12:00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정부가 일반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중복상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세부 기준을 내놓았다. 앞으로 상장한 모회사의 사업부를 쪼개 만든 물적분할 자회사는 감사위원 선임에 준하는 ‘3%룰’ 기반의 모회사 주주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할 수 있다. 반면 M&A(인수합병)나 신설 자회사에 대해서는 규제 문턱을 일정 수준 열어줬다는 평가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거래소 규정 개정안 및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제정안을 발표하고 공식 의견수렴에 착수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3월 발표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거래소는 오는 1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이달 말부터 제도를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국내 자본시장의 공공연한 모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는 관행이 글로벌 기준에 역행해 일반주주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2025년 말 기준 한국의 중복상장 비율(전체 시가총액 대비 상장사 간 지분보유 시총 비율)은 11.2%에 달한다. 미국(0.05%), 일본(4.0%), 중국(2.4%), 대만(2.7%) 등 주요국보다 크게 높다.
개정안은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 및 공정거래법상 계열회사 중 수직적 지배관계에 있는 모든 회사를 규율 대상으로 지정했다. 모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소유한 계열사나 해당 계열사가 다시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손자·증손자 회사가 모두 포함된다. 자회사가 신규 상장하는 경우뿐 아니라 다른 상장사와 합병하는 등의 방식으로 증시에 입성하는 대상이다.
모회사 이사회는 상법상 주주충실의무를 구체화한 5대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중복상장이 모회사 주주에게 미칠 영향평가 △자회사 주식 현물배당 및 자사주 소각 등 주주보호 방안 마련 △주주소통 및 주주총회를 통한 명시적 주주동의 확인 △최종 이사회 찬·반 결의 및 자회사 통지 △단계별 의무이행 사항 공시 등이다. 만약 주주동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면 그 사유를 공시해야 한다.
이사회의 공정한 의무 이행을 돕기 위해 3인 이상의 이사 또는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독립적 특별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도 의무화된다. 특위는 사외이사가 위원장을 맡거나 사외이사 및 외부 전문가가 3분의 2 이상이어야 인정된다. 이를 위반하는 모회사에는 최대 10억원의 제재금과 1일간의 매매거래정지 처분이 내려지며, 공시 의무 위반 시에는 벌점 누적으로 상장폐지 실질 심사대에 오를 수 있다.
모회사 이사회 의무는 자회사를 국내가 아닌 해외 거래소에 상장시킬 때도 동일한 규제가 적용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단계에서는 ‘중복상장 특례심사기준’이 적용된다. 자회사가 모회사에 주된 영업을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주요 경영 의사결정을 귀속당하는 등 영업·경영의 독립성이 결여되면 상장이 불가능하다.
가장 이목이 쏠렸던 모회사 투자자 보호 요건은 자회사의 설립 유형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주동의 기준은 상법상 감사위원 선임과 동일하게 대주주의 의결권을 최대 3%로 제한하는 '3%룰'(참석 지분의 과반 동의 및 전체 의결권의 4분의 1 이상 찬성)을 준용한다.
과거 기존 사업부를 쪼개내 일반주주 반발이 심했던 물적분할 자회사는 이 3%룰에 따른 모회사 주주동의를 필수로 받아야 상장이 허용된다. M&A나 신설 등을 통해 설립된 일반 자회사는 주주동의를 얻으면 투자자 보호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추정하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면 거래소가 이행 여부를 엄격하게 개별 심사한다.
모회사 대비 매출, 영업이익, 자산 비중이 모두 10% 미만인 저비중 자회사는 모회사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것으로 판단한다. 이에 주주동의가 없더라도 이사회가 5대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찬성 결의를 했다면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저비중 자회사여도 예상 기업가치가 높은 중요 자회사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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