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원전 검토하고 환경평가 기간 단축" 청와대 속도전에…환경단체 "개발 독재"
2026.07.06 17:58
환경운동연합 "정부, 원전 명분 과장"
광주군공항, '100만 평 숲' 공약된 곳
"군기지, 토양오염 우려... 개량부터"
"환경영향평가, 최소 사계절은 해야"
이재명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속도전을 강조하며 추가 원전 검토 계획과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 구상을 잇따라 내놓자 환경단체들은 "명분이 부풀려졌다"거나 "개발 독재"라며 질타했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 100여 명은 6일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추가 원전 검토 계획을 규탄했다. 앞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3일 "전남 영광 한빛원전에 2기, 울산 울주에도 원전 2기를 더 지을 수 있는 부지가 있다고 보고 받았다"고 언급했다. 이튿날 하준경 청와대 경제성장수석도 "재생에너지 분야가 활성화될 것이 확실하지만 다 커버가 안 되는 것들은 원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올 하반기에 발표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친원전 기조를 두고 환경운동연합은 "정부의 전력 수요 전망은 가수요와 중복으로 과장된 추정치"라며 "명분부터 부풀려졌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18.4기가와트(GW)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900조 원대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을 원전 신설 필요성의 근거로 들지만,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실제 상업용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약 1.57GW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단체는 "검증이 안 된 수요 근거로 수십조 원 규모의 원전을 추진하는 건 과학적·경제적 판단이 아니다"라며 원전 증설 철회를 요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환경영향평가 기간 단축' 주문을 두고도 환경단체들은 "개발 독재의 일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에서 "환경영향평가도 필요한 일이긴 하지만 같은 지역이라면 (기존의 평가) 결과를 원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새로 하게 돼도 기간을 대폭 단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안숙희 환경운동연합 정책변화팀장은 "환경영향평가는 그 지역의 물, 멸종위기동물 등을 고려해 '이곳'만은 피해서 개발하자는 최소한의 보루"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마저도 촘촘하게 고려하지 않고 개발부터 하겠단 입장으로 보인다"며 "개발 독재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낙점된 광주 군공항을 두고도 뒷말이 많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군사기지라 토양 오염이 심하다"며 "개량(흙 상태를 더 좋게 고치는 일)을 한 뒤 공장을 지어야 하는데 단기간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곳엔 수달, 삵 등 천연기념물들도 산다"며 "원칙적으로 환경영향평가는 사계절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단 옆에 도시 숲을 함께 조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민형배 광주전남통합특별시장 역시 지방선거 당시 826만4,462㎡(250만 평) 중 330만 5,785㎡(100만 평)에 나무를 심어 '도시 숲'으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전남녹색환경지원센터 관계자는 "군공항 활주로 인근 장록습지와 영산강 강변 상시 침수 지역에 나무를 심어야 한다"며 "숲 부지를 100만 평까진 확보를 못하더라도 숲은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 숲을 조성해 기후환경적 측면을 고려해야 정책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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