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부터 '리센느'까지···'일베 표 혐오'로 물드는 대한민국
2026.07.06 17:28
'노 전 대통령 조롱' 논란에 이 대통령 '일베 폐쇄' 카드 꺼냈으나 논란 지속
조국, 경남 출신 걸그룹 멤버 발언까지 겨냥…야권서는 "몰상식한 타박" 반발
지난 5월 경북 김해 봉하마을에 설치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상 옆에서 노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손동작을 취한 남성의 사진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진 후 이재명 대통령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폐쇄' 카드까지 꺼내 들었지만, 유사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 조롱' 배재고 사태와 광주 오월길 군화 논란이 불거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경남 거제 출신 걸그룹 '리센느' 멤버 원이의 "무섭노" 발언을 두고 또다시 '혐오' 논란이 일어나면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 출신의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베는 표준말 뒤에 기계적으로 '노'를 붙여 사용한다"며 경상도 사투리와 일베 이용자들의 '노' 사용을 구별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조 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차원에서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에 대한 반박으로 이하 부산 사람의 구별법을 참조하시길"이라며 서울 사람과 일베 이용자, 부산 사람을 구별한 뒤 일베 이용자들만 모든 의문형에 '노'를 붙인다는 내용의 설명문까지 게재했다.
이 같은 조 전 대표의 발언에는 원이가 개인 유튜브 채널 콘텐츠에서 "무섭노"라고 말한 뒤 불거진 '일베 논란'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 업로드된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고향집을 방문하는 영상에서 촬영 중이던 PD가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만든 뒤 원이에게 먼저 "뭐야 무섭노"라고 물었고 원이는 PD의 말을 그대로 받아 "무섭노. 조명부터 무서운데"라고 답했다.
이후 유튜브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표현이 '일베식 혐오 표현'이라는 비판과 '경상도 사투리에 불과하다'라는 주장이 맞부딪혔다. 조 전 대표의 주장을 두고 야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연예인은 조 전 대표가 몰아가는 의도로 '노'라는 말끝을 붙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향의 지역색을 오롯이 드러내며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로 빠르게 성장한 전도유망한 연예인이 조 전 대표의 몰상식한 타박으로 자의 또는 타의에 따라 고유의 색채를 잃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노 전 대통령의 성역화'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그는 "이제 범여권의 노 전 대통령 성역화와 감정 강요도 짚어봐야 할 것 같다"라며 "누군가가 혹시라도 노 전 대통령을 조롱의 의도로 밈으로 소비한다 한들, 그것이 품격 있는 행동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이유로 한 세대를 싸잡아 비난하거나 일베 몰이를 하지 않을 때가 된 것 같다. 이제 노 전 대통령께서 성역이 아니라 여느 전직 대통령처럼 추억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 5·18 마케팅' 후 '일베식 혐오' 논란 쏟아져
조 전 대표가 띄운 '노' 사용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롱 논란은 지난 2010년 '일베'가 만들어진 후 현재까지 계속돼 온 것으로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다만 올해 5월 이후 굵직한 논란들이 쏟아지면서 정치적·사회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앞서 스타벅스 코리아가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당일이던 지난 5월18일 텀블러 홍보 게시물에 사용한 "탱크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논란이 촉발됐다. 이 문구는 일베에서 사용되던 5.18민주화운동 비하 표현에서 착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해당 표현을 지난달 배재고 야구부 일부 선수들이 광주제일고 야구부 선수들을 향해 사용하며 불거진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또 지난달에는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를 안내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대인동 '오월길' 표지판에 계엄군을 연상시키는 군화가 걸린 채 한 달간 방치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의 서거 17주기였던 지난 5월23일엔 경남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한 남성이 노 전 대통령 동상 벤치에서 일베 표식(ㅇㅂ)으로 추정되는 손동작(빨간 원)을 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사진이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이 사진이 퍼진 다음 날 이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일베 폐쇄'를 언급하며 강경한 입장을 즉각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엄격한 조건 하에 조롱·혐오 표현에 대한 처벌과 징벌 배상, 일베처럼 조롱·혐오를 방치·조장하는 사이트(의) 폐쇄, 징벌 배상, 과징금 등 필요 조치를 허용하는 데 대한 공론화와 실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라며 "국무회의에도 지시하겠다"라고 적었다.
이후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일베금지법'을 발의했다. 조롱과 혐오 표현을 형사 처벌 대상에 포함시키는 한편 해당 콘텐츠를 고의로 반복 게시한 사이트에 대해선 폐쇄 명령도 내릴 수도 있도록 한 게 골자다.
다만 특정 조롱·혐오 표현을 '불법 정보'로 규정해 현행 법체계 내에서 사이트 폐쇄를 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다는 평도 있으나, 일베의 형사 처벌이나 사이트 폐쇄가 본질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일베의 조롱은 어른 됨으로써 꾸짖어야 할 문제로 국가의 칼로 잘라 낼 문제가 아니다"라며 "처벌 잣대를 대는 순간 일베는 희생자·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특정 행동은 사회질서에 반하고 지탄을 받는다는 사회적 공감대의 형성과 기준 제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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