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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다음은 우리?”…스웨덴, 발트해 전략섬 ‘자급자족 요새’ 만든다

2026.07.06 17:22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진행한 최대 규모 합동 방어훈련인 오로라26 훈련이 지난 5월11일(현지시간) 고틀란드에서 진행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각국이 재무장에 나선 가운데, 스웨덴이 발트해 전략 요충지인 고틀란드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집단방위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군사·민간 방어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의 직접 침공 가능성은 당장 크지 않지만, 전쟁 양상이 바뀔 경우 고틀란드가 유럽 안보의 최전선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현지시간) 발트해 한가운데 위치한 스웨덴 최대 섬 고틀란드가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유럽 안보 전략의 최전선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틀란드는 러시아의 군사 거점인 칼리닌그라드에서 약 275㎞, 스웨덴 본토에서 87㎞ 떨어져 있다. 아름다운 해변과 온화한 기후로 스웨덴인들에게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로 꼽히지만, 발트해 전역의 해상·공중 통제권 확보에 핵심적인 전략 거점으로도 평가된다.

스웨덴 국방부는 2025~2030년 국방계획에서 고틀란드에 대한 기습 공격을 우선 대비해야 할 7개 주요 안보 시나리오 중 하나로 명시했다. 러시아가 공중·해상 공격으로 고틀란드 인근 해역과 영공을 장악할 경우, 발트해 전체의 안보 균형이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안드레아스 구스타브손 고틀란드 주둔 스웨덴 육군 사령관은 “고틀란드를 장악할 수 있다면 발트해를 장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스웨덴뿐 아니라 나토 전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방어해야 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2020년 7월17일 스웨덴 고틀란드의 한 해변에 사람들이 모여 있다. 고틀란드는 아름다운 해변과 온화한 기후로 스웨덴인들에게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로 꼽히지만, 발트해 전역의 해상·공중 통제권 확보에 핵심적인 전략 거점으로도 평가된다. GettyImages/이매진스


고틀란드는 냉전 시기 최대 2만5000명의 병력이 주둔하던 군사 요충지였다. 그러나 냉전 종식 이후 군축 기조 속에서 2005년 마지막 연대인 P18마저 폐쇄됐다. 이후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다시 커지면서 스웨덴 정부는 2018년 P18 연대를 재창설했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재무장 작업을 대폭 확대했다.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한 뒤에는 연합 훈련의 주요 거점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현재 섬에는 의무 복무 중인 젊은 장병들이 대거 배치돼 있다. 스웨덴은 국방비를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2.8%까지 늘렸고 2028년부터는 이를 3.1%로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구스타브손 사령관은 “나토 전체가 동시에 군비 증강에 나서면서 야포 등 주요 군사 장비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전력 확충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군 당국은 현재로서는 러시아의 대규모 재래식 침공 가능성보다 정보 수집 활동과 사보타주(방해 공작)를 더 현실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러·우 전쟁이 휴전이나 종전 국면에 접어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선에 묶여 있던 러시아 병력이 발트해와 핀란드 접경 지역으로 재배치되면서 고틀란드의 전략적 위험도는 오히려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구스타브손 사령관은 “러시아가 궁지에 몰릴수록 더 절박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을 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스웨덴은 군사력 강화와 함께 민간 방어 체계 구축에도 힘을 쏟고 있다. 고틀란드 주민들은 비상식량과 식수, 발전 설비를 확보하고 지역 단위 비상대응 조직도 꾸리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자택에 식량 저장 공간을 마련하고 공동 텃밭을 운영하는 한편, 가금류 사육과 태양광 발전, 빗물 저장 시설 구축 등을 통해 자급자족 능력을 키우고 있다. 당국도 대규모 대피 훈련과 응급 의료체계 강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특히 고틀란드 전역에서는 지역사회 기반 민방위 프로그램인 ‘강한 마을(Stark socken)’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주민들은 마을 단위로 물·전기·통신 등 필수 인프라 현황을 점검하고 있으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섬 내 모든 수자원을 지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유사시 난방·취사·숙박 기능을 갖춘 지역 안전 거점도 조성할 계획이다.

미카엘 프리셀 스웨덴 민방위청장은 “고틀란드는 전쟁 발생 시 외부 지원이 끊길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며 “섬 전체를 가능한 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체계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러·우 전쟁 사례를 바탕으로 대규모 사상자 발생 대응 능력과 불발탄 처리, 붕괴 건물 수색 역량 등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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