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시간 전
[기획] '함께 배우고 같이 성장한다'…대전문지중, 교육공동체가 만드는 혁신학교
2026.07.06 12:00
인공지능(AI) 시대와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학교 교육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학생 개개인의 잠재력을 키우고 미래 역량을 기르는 교육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시교육청은 '창의인재씨앗학교'를 통해 학교별 특색을 살린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더팩트>는 '미래를 심는 학교, 창의인재씨앗학교' 기획 시리즈를 통해 대전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미래교육 실험과 성과를 소개한다. 두 번째 순서는 민주적 학교문화와 지역 연계 교육으로 미래핵심역량 갖춘 창의융합인재 육성하고 있는 대전문지중학교를 소개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대전=정예준 기자]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배우는 공간일까? 대전문지중학교는 여기에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진다. "학교는 함께 배우고 같이 성장하는 공동체여야 한다"는 것이다.
대전문지중학교는 ‘행복한 학교 미래를 여는 대전문지교육’을 비전으로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창의융합인재 육성을 목표로 대전형 혁신학교인 '창의인재씨앗학교'를 2년째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교육 선도학교, 교육부 지정 지능형 과학실 모델학교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교육 기반을 다져왔으며, 운동장 환경개선과 본동 리모델링, 석면 제거, 냉난방기·조명 교체 등 교육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해 안전하고 쾌적한 학교 공간을 조성했다.
하지만 문지중의 혁신은 시설이나 프로그램에만 머물지 않는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하나의 교육공동체로 연결되는 '학교 문화의 변화'가 이 학교에서 가장 강조하는 가치다.
◇ 사제동행이 일상이 된 학교
문지중을 대표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는 점심시간 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사제동행 배드민턴 리그전'이다. 교직원과 학생이 복식조를 이뤄 호흡을 맞추고, 함께 연습하며 땀을 흘린다.
올해로 3년째 이어지는 이 리그전은 단순한 체육행사를 넘어 세대와 역할의 경계를 허무는 학교 문화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올해 입학한 1학년 학생들 가운데는 "초등학교 때부터 문지중 배드민턴 리그전을 알고 있었고 직접 참여하게 돼 기대된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학교가 지역사회 안에서 하나의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는 의미다.
배드민턴뿐만이 아니다. 학생·교사·학부모가 함께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는 독서동아리 '書로 통하는 사이', 텃밭을 가꾸며 친환경 녹색성장을 실천하는 '새綠새綠' 동아리 등 사제동행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함께 읽고, 함께 운동하고, 함께 흙을 만지는 경험 속에서 학교는 자연스럽게 소통과 협력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 성장을 기록하는 '문지씨앗워크북'
대전문지중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의 성장을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가 자체 제작한 '문지씨앗워크북'은 성장일지, 바른 글쓰기, 창의적 체험활동, 동아리 활동, 독후활동 등 다섯 영역으로 구성돼 학생들의 학교생활 전반을 담아낸다.
워크북에는 공부 방법 점검, 노트 필기법, 기억력 향상법, 고등학교 전형 일정 같은 실질적인 학습 정보부터 독후감을 비주얼 싱킹으로 표현하는 활동까지 다양한 기록이 담긴다.
학교는 이를 통해 4C 역량(Creativity·Cooperation·Communication·Confidence)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활동 결과를 단순히 제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변화와 배움을 스스로 돌아본다. 학교 관계자는 "기록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성장을 확인하고 다음 목표를 스스로 설계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교사도 배우는 혁신학교
문지중의 혁신은 학생만의 변화가 아니다. 교사들 역시 배움의 주체로 참여한다. 전문적 교사학습공동체 '문지 V.I.P(Visionary Impact Partners)'는 전 교원이 참여하는 자발적 연구 모임으로 운영되고 있다.
교사들은 생태전환교육을 연구하는 '초록배움터', 다문화·세계시민교육을 다루는 '두루두루', 에듀테크 활용과 융합수업을 연구하는 '에듀노바', 지역사회 연계 방안을 모색하는 '多양多색' 등 네 개의 공동체로 나뉘어 수업을 설계하고 사례를 공유한다.
특히 수업 공개와 나눔이 일상화돼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교사들은 서로의 수업을 참관하고 피드백을 나누며 학생 참여 중심, 융합 중심 수업을 함께 만들어간다. 학교는 이러한 협력 문화가 혁신학교 운영의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고 보고 있다.
◇ 학교를 넘어 마을이 교실이 되다
문지중의 배움은 교실 안에 머물지 않는다.
전민복합문화센터와의 업무협약은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대표 사례다. 양 기관은 독서문화 진흥,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 공동사업 추진 등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문지중학교, 문화가 되다' 행사를 통해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공연, 작품 전시를 지역 주민과 공유할 예정이다.
자유학기제와 연계한 '유성On(온)마을별'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은 블랙라이트 융복합 퍼포먼스를 직접 기획하고 무대를 완성하며 음악과 퍼포먼스를 결합한 창작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완성된 공연은 지역사회 행사에서 공개될 예정으로, 학생들의 배움이 지역과 만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민고 생태전환교육 체험장 견학, 인근 초등학교 방문 학교 홍보 활동, 마을 책 축제 참여, 초·중·고 배드민턴 교류전, 특성화고 연계 진로체험학습 등 다양한 연계 교육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이를 통해 학생들이 지역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경험을 쌓도록 지원하고 있다.
◇ 민주적 학교문화가 만드는 변화
대전문지중은 매월 전교직원 토론형 회의, 교육 3주체 협의회, 학생 대의원회, 학급데이 등을 운영하며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를 실천하고 있다. 학생회장단과 학교장이 직접 만나 건의 사항을 논의하고, 협의 결과를 SNS와 학급 게시판에 공개하는 방식도 정착됐다.
학생 대표는 학교운영위원회 안건 가운데 학생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등·하교 복장이나 학생생활규정 개정 과정에도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반영된다. 학교는 이러한 참여 경험 자체가 민주시민 교육의 중요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교직원들의 자율 동아리 활동도 활발하다. 독서와 공감을 나누는 '마음충전소', 환경 실천 동아리 '줍자고', 피트니스 활동을 함께하는 '에듀핏', 문화예술 체험 동아리 '나눔 사이' 등 다섯 개 동아리가 운영되며, 교직원들은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협업과 소통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 혁신교육은 문화가 되는 것
이호주 대전문지중학교 교장은 "참여와 소통의 교육공동체 운영을 통해 함께 만들어가는 민주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학생들이 미래핵심역량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자 한다"며 "혁신교육의 철학을 바탕으로 학생·교사·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전문지중이 보여주는 변화는 새로운 프로그램 하나를 더 만드는 데 있지 않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 지역사회가 서로 연결되고, 배움이 교실을 넘어 마을로 확장되는 과정 속에서 학교는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다. 함께 배우고 같이 성장한다는 문지중의 실험은 오늘도 학교 안팎에서 계속되고 있다.
※ '미래를 심는 학교, 창의인재씨앗학교' 기사는 대전시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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