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국방비는 늘었는데 무기가 없다”···생산능력에 발목 잡히나
2026.07.06 07:52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들이 국방비 증액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무기 생산 속도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1년 전에는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 약속을 받아내는 게 관건이었다면, 올해는 그 약속이 실제로 지켜지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 국방비는 2024년 대비 20% 늘어난 5740억달러를 기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 집계로는 독일이 24% 증가한 1140억달러를 지출했고 2029년까지 약 1800억달러로 늘릴 계획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한 무기 주문이 약 3000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는 방산업체가 소화 가능한 한계 수준에 거의 도달한 것이란 게 뤼터 사무총장의 설명이다.
나토와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155㎜ 포탄 등 나토의 기초 탄약 가격은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배 이상 뛰었다고 WSJ은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이미 공급망이 쪼그라든 상황에서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중 소모한 탄약을 보충해야 하는 수요까지 겹쳐 산업 생산 능력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다.
뤼터 사무총장은 나토가 산업 생산 능력과 전투력 확충을 위한 신병 모집·훈련 역량 두 가지의 병목 현상에 빠졌다고 말했다. WSJ은 각국이 자국 방산업체 보호를 위해 지나치게 다양한 종류의 장갑차를 따로 개발하는 등 중복 투자로 자원을 낭비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방공망이나 장거리 정밀타격 미사일 같은 핵심 전력 확보에 쓸 예산이 줄어든다고 짚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는 오는 7~8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다. WSJ에 따르면, 매슈 휘태커 주나토 미국 대사는 지난 1일 “단순히 돈을 쓰는 문제가 아니라, 결국 그 지출로 확보되는 능력이 중요하다”라고 앙카라에서 열릴 정상회의에서 진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방산업체들의 통합이 필요하다고 촉구하며 방공, 장거리 정밀타격, 무인 시스템 생산 확대를 주문했다.
WSJ은 나토가 유럽에서 갈수록 호전적인 태도를 보이는 러시아와, 나토의 가치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미국 대통령 사이에 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참모진은 유럽 주둔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방안을 시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유럽의 국방비 지출을 비판하며 “미국은 나토 소속에서 아무런 혜택도 얻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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