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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 수명 15년 시대…"멍거처럼 짚어내고 프라이스처럼 쥐어라"

2026.07.06 08:00

현재 자본시장의 화두는 단연 인공지능(AI)이지만, 고점 논란과 버블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강영수 KCGI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의 시각은 단호하다. 단기적 변동에 매몰되기보다 '구조적 성장'이란 거대한 파도에 올라타야 한단 것이다.

강 본부장은 독립계 하우스인 KCGI운용이 TDF(Target Date Fund) 시장에 지각 변동을 일으킨 주역 중 하나다. 그가 KCGI운용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었던 배경엔 목대균 대표와의 10년에 걸친 파트너십 그리고 찰리 멍거(Charlie Munger)와 티 로우 프라이스(T. Rowe Price)로 대변되는 확고한 투자 철학이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에서 KCGI까지…목대균에게서 이어받은 '액티브 DNA'
운용업계에서 강 본부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는 목 대표와의 파트너십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10년 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글로벌운용본부장이었던 목 대표 밑에서 강 본부장은 해외 주식을 직접 다루며 본격적인 액티브 운용역으로서의 트랙 레코드를 쌓기 시작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 등으로 자리를 옮기며 홀로서기를 시도하기도 했으나, 목 대표가 케이글로벌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을 창업하자 다시 부름을 받고 합류했다. 자본시장 일각에서 그를 목 대표의 오른팔이나 복심, 수제자로 일컫는 이유다.

강 본부장은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목 대표님과 동행할 수 있었던 건 단순한 선후배 관계를 넘어 투자 철학이 완벽히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지금도 시장을 보는 눈을 끊임없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목 대표로부터 이식받은 '액티브 DNA'는 시장 상승장에서 더 과감하게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철저한 리서치 기반으로 자산을 리밸런싱하는 KCGI운용 특유의 하우스 색채로 이어지고 있다.

멍거의 혜안, 프라이스의 뚝심으로… '구조적 성장주' 발굴
강 본부장의 운용 철학 기저에는 워런 버핏의 평생 파트너였던 고(故) 찰리 멍거 전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의 철학이 짙게 깔려 있다. 강 본부장은 과거 미국 듀크대학교 재학 시절 참석한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멍거 부회장의 남다른 사고 체계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초기 워런 버핏의 이른바 '담배꽁초 투자(극단적 저평가 가치주 매수)' 방식을 훌륭한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는 전략으로 진화시킨 멍거의 시각은 현재 강 본부장이 글로벌 시장에서 질적 경쟁 우위를 갖춘 기업을 선별하는 잣대가 되고 있다.

여기에 '성장주 투자의 아버지'라 불리는 티 로우 프라이스 주니어의 철학이 더해졌다. 2차 세계대전이라는 극단적인 위기 국면에서도 성장 산업을 찾아 투자했던 프라이스의 뚝심은 강 본부장에게 큰 영감을 줬다.

강 본부장은 "물고기가 있는 곳에서 낚시를 해야 하듯, 산업 자체가 성장하지 않는 곳에서 좋은 기업을 고르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거시적 산업 성장 흐름을 우선 판별하는 것을 운용의 제1원칙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과 이익 성장을 증명하는 궤적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 대한 유연한 대처도 돋보인다. 강 본부장은 "S&P500 기업의 평균 수명이 과거 100년에서 2030년 15년 수준으로 급감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며 "과거 신흥국 중산층의 성장 테마를 주도했던 나이키, 스타벅스 등의 주가 흐름이 꺾인 것처럼, 주도 기업의 수명 주기가 단축되는 만큼 경쟁 우위가 사라지면 과감히 매도하는 유연성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AI는 버블이 아니다"… 메모리 멀티플 확장과 중국의 역습
시장의 뜨거운 감자인 'AI 버블론'에 대해 강 본부장은 "실무에서 AI를 직접 활용해 본다면 뿜어져 나오는 생산성 향상의 파급력을 체감할 수밖에 없다"며 버블 우려를 일축했다.

그는 현재의 AI 장세를 과거 스마트폰 도입기와 비교했다. 강 본부장은 "스마트폰 태동기에 애플 등 하드웨어 기업이 먼저 시장을 주도했지만, 결국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인 것은 그 생태계를 장악한 구글, 메타, 아마존 같은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업이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섹터 내에서도 미세한 지각 변동을 포착하고 있다. 특히 '사이클 산업'의 한계로 인해 실적이 고점을 찍으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아질 때 팔아야 한다는 기존 메모리 반도체의 투자 공식이 깨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 본부장은 "AI 수요 폭증으로 메모리 업체들이 장기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이익의 가시성이 전례 없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는 실적 변동성을 줄여 밸류에이션 멀티플(Multiple)의 구조적 리레이팅(재평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데이터 네트워크 장비 시장의 폭발적 성장도 주목하고 있다. 인간과 AI의 소통을 넘어 향후 'AI 간의 데이터 교환(M2M)'이 본격화하면 데이터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로서 미국의 빅테크 뿐만 아니라 이머징 마켓의 AI 굴기(崛起)도 놓치지 않고 있다. 강 본부장은 "오픈소스 모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의 지푸, 미니맥스, 딥시크 등의 성장세가 매섭다"며 "지배구조나 밸류에이션 리스크는 존재하지만, 차이나 펀드를 통해 지푸 관련 기업 등에도 실제 투자를 집행하며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넥스트 메가 트렌드, '불멸의 욕망' 헬스케어 그리고 우주항공
강 본부장의 시선은 이미 AI 그 너머의 메가 트렌드를 향해 있다. 그가 꼽은 차기 주도 섹터는 '헬스케어'와 '우주항공'이다.

대학 시절 생명공학을 전공한 강 본부장은 신약 개발 중심의 전통적 바이오 투자보다는 '고령화와 수명 연장'이라는 인류의 근원적 욕구에 베팅한다. 그는 넷플릭스 SF 드라마 '얼터드 카본'을 언급하며 "부자들이 육체를 교체하며 영생을 누린다는 드라마의 설정처럼, 영생까진 아니더라도 건강하게 수백 년을 살고 싶어 하는 인류의 니즈는 영원한 투자 테마"라고 설명했다. AI 랠리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수명 연장 관련 헬스케어 기업들의 턴어라운드 사이클이 반드시 도래할 것이란 분석이다.

우주항공 섹터 역시 핵심 타깃이다. 스페이스X라는 독보적 기업이 민간 우주 시대를 열어젖힌 가운데, 강 본부장은 로켓 엔진 및 핵심 부품 밸류체인(공급망)에 속한 우량 기업들을 선별해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 산업의 초기 개화기에 병목을 해결하는 '곡괭이와 삽' 기업을 찾는 그의 퀀터멘탈 전략이 우주항공 섹터에도 고스란히 적용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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