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관의 뉴스프레소] 여당 지지층 반발 부른 이병태의 5·18 발언
2026.07.06 07:21
| ▲ 7월 6일 경향신문 1면 기사. |
| ⓒ 경향신문 |
1. 여당 지지층 반발 부른 이병태의 5·18 발언
"5·18이 성역이 됐다"는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대통령 직속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5일 사퇴 요구를 거부했다.
민주당의 상당수 의원들이 그에게 사퇴를 촉구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병태는 5일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배재고 야구부 중징계가 한국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올린 글이었는데, 이게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들로 인해 변질됐다"며 "바람직하지 않고 신경 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퇴 요구에 대해서도 "2년 임기로 돼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임명권자(대통령)가 원하면 언제든지 (사퇴)할 수 있겠지만 연락 온 건 없다"고 일축했다.
앞서 이병태는 배재고가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스타벅스 응원'으로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것을 두고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며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썼다.
민주당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병태 부위원장이 '5·18 성역이냐'고 묻는다. 네 맞다. 민주주의의 성역"이라고 맞받았다.
논란이 되는 글을 삭제했지만 이병태는 4일 새벽엔 "부적절했다면 비판하면 된다. 그 비판도 표현의 자유"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병태는 6일 새벽까지 페이스북에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글을 계속 올렸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향신문에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적인 것이 아니고 설령 법적으로 허용된다고 해도 정치적으로나 사회 윤리적으로 모두 허용되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병태는 한국과학기술원 명예교수로 지난해 홍준표 대선후보 캠프에서 경제분야 정책을 맡았던 인사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실용 인사 기조에 따라 그를 총리급의 부위원장으로 3월 2일 발탁했을 때도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치매인가"라고 거칠게 비난한 전력 때문에 논란이 됐었다.
이병태의 5·18 발언 논란이 민주당의 노선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이병태 기용의 책임을 이 대통령에게 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익명의 여권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이병태가 사퇴하면 이 대통령이 민주당으로 데려온 다른 보수 인사들도 거취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병태를 안고 가면 당 대표 선거에 악영향이기 때문에 그냥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했다.
2. 배재고 출신 선발 꺼리는 프로야구·대학팀
프로야구 구단 중 절반 가량이 오는 9월 21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배재고 출신 야구선수를 뽑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일보가 10개 구단에서 선수 선발에 영향을 미치는 단장과 스카우트 담당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5개 구단에서 "신인 드래프트 때 배재고 선수를 뽑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응답이 나왔다. 프로팀 세 곳은 "최종 징계 결과 등을 지켜보겠다"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실력과 무관하게 선발하겠다는 구단"은 두 곳에 그쳤다.
C 구단 단장은 "프로야구 모기업이 일반 소비자들을 상대하는 'B2C'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여론이 나빠질 수 있는 위험 요소를 굳이 감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D 구단 단장도 "야구협회에서 징계 받은 선수를 지명한 사례는 거의 없다"고 했다.
반면, A 구단 단장은 "관리·감독을 제대로 안 한 감독·코치의 잘못이 더 크다. 어린 학생들에게 마녀사냥하듯 주홍 글씨를 새기는 건 안 된다"고 했고, B 구단 단장도 "중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야구에 재능이 있는 선수라면 기회를 줘야 한다"고 했다.
대학 야구부 사정도 비슷하다. 대학 감독 7명 중 6명은 "출전정지 징계 때문에 입시에서 요구하는 성적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한 4년제 대학 감독은 "배재고 출신이면 면접 때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인 선입견을 안고 시작할 것"이라고 했고, 다른 대학 감독도 "학교 측에서 '배재고 선수를 왜 뽑았냐'는 식으로 여론몰이를 당할 수 있다. 이런 부담을 짊어지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6개월 출전정지 징계에 대한 재심 신청 마감일은 오는 8일이다. 배재고는 구호를 선창한 선수 2명에 대한 자체 징계도 검토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선수와 학부모 등 80여 명은 6일 오후 3시 광주일고를 찾아 사과하기로 했다. 양교는 배재고의 사과가 끝난 뒤 국립5·18민주묘지도 함께 참배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8일부터 배재고 전교생에게 역사와 인권 교육을 실시한다. 서울의 모든 학교 운동부를 대상으로도 인권교육과 학습권 점검을 병행할 방침이다.
3. '환경 문제 해소' 조건부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계속 추진
우상호 강원특별자치도지사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조건부 추진 방침을 밝혔다. 우상호는 5일 한겨레에 "전임자 허가 사업은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환경 파괴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우상호는 "사업자인 양양군이 환경 문제 해결에 노력 중"이라며 "그 결과를 환경단체가 받아들인다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성 논란에는 "대부분 사업비를 대는 양양군이 판단할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일 강원지사직 인수위원회가 "사업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검토됐다"고 밝히자 환경단체는 이에 반발하며 "외부 독립 기관에 타당성 검증을 다시 맡기라"고 요구했다.
우상호의 발언에 환경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정인철 국민행동 상황실장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겠다는 무책임한 말"이라며 "2014년 같은 당 최문순 전 지사 때 시작한 사업이니 후임자가 책임있게 판단하라"고 했다.
한겨레는 2015년 460억원에서 2023년 1172억원으로 늘어난 사업비가 2029년엔 137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비용 대비 편익 비율도 2023년 1.07에서 2029년 0.94~0.96으로 떨어진다. 환경단체는 30년을 운영해도 사업비의 절반만 회수할 것으로 추산한다.
4. 우려 속에 시행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정보통신망법의 7일 시행을 앞두고 시민단체와 언론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개정법은 허위조작 정보를 고의로 유통한 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를 배상하게 한다. 법원에서 허위로 확정된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하면 최대 10억원의 과징금도 물린다. 하루 100만명 이상 이용하는 플랫폼은 삭제 조치 의무를 진다.
이 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허위조작 정보'의 정의가 불명확하다는 것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한국일보에 "규제 대상이 넓고 용어가 모호해 일반 시민 입장에선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언제 누구든 마음에 들지 않는 콘텐츠나 언론 기사 인용 게시물을 '허위 조작'으로 신고할 수 있고, 신고의 양이 많거나 판단이 애매한 경우 대규모 플랫폼 사업자가 삭제·차단에 나설 여지가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언론사가 플랫폼을 통해 게재한 자료는 삭제 등 조치를 할 수 없지만 언론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채널 등에 올라온 게시물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어서 언론사가 게시물 관련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플랫폼의 판단으로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차단하도록 한 조치도 논란거리다. 신고가 들어오면 사실 확인 전에 삭제부터 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이 운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보라미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는 "과거 사이비 종교 사건 관련 문제 제기를 하는 네이버 카페에 들어가 보면 (교단측 요구로) 처음 10페이지 정도는 다 임시 조치를 해둬서 읽을 수조차 없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전엔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당한 자가 신고를 해야 했다면 개정법은 누구든 신고할 수 있어서 문제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의힘도 법의 재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 수석대변인은 "정부를 비판한 글도 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고,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판단 기구도 없는 졸속 입법"이라며 헌법소원을 예고했다.
5. 반도체 추가 세수로 메가 프로젝트 등 지원
당정청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로 가칭 '미래 대응 기금'을 신설하기로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5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추가 세수로 기금을 조성해 3대 메가 프로젝트 지원을 포함한 미래 성장 동력 창출, K자형 양극화 대응, 2030 청년을 위한 주거와 창업·일자리 지원 등 대한민국 미래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자 한다"고 했는데 기금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강준현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추가 세수를 미래 세대 성장동력에 쓰겠다는 정부 입장에 공감했다"고 브리핑했다.
기금 재원의 배경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일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증권가는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인 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는 내년까지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 관계자는 한국일보에 "조만간 열리는 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가 된 다음 큰 틀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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