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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800조 투자…건설사들 "물 들어온다!"

2026.07.06 06:36

삼성그룹 건설 계열, SK에코 등 직접 수혜
서남권 부동산시장도 들썩…개발도 '탄력'
정부가 용인과 서남권을 동시에 개발하는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800조원 규모의 서남권 투자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팹(FAB·제조시설)과 관련 시설을 짓는 건설사의 일감도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그룹과 SK그룹 계열 건설사는 반도체 경기에 따라 실적이 출렁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 SK에코플랜트 등은 이번 투자로 그룹사 일감 발주가 늘면서 매출 확대가 예상된다.

용인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반도체 팹, 짓는 건설사만 짓는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E&A, SK에코플랜트 등은 최근 평택과 용인 등 수도권 내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늘어난 메모리 수요 등을 감당하기 위해 발주처와 정부에서 반도체 FAB 건설 기간 단축에 나선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과거 산업 사이클에 맞춰 반도체 시설 공사의 속도를 늦추는 등 발주처에서 순서를 조정했으나 요즘은 확실히 공사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그룹의 반도체 일감을 소화하는 건설사는 실적 개선도 확실하게 이뤄지는 등 반도체 호황은 건설사에도 영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반도체 경기 개선에 따라 관련 건설사의 실적도 반등했다. SK그룹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이 1조9630억원, 영업이익은 10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4%, 20.6% 증가한 것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분기 2조3000억원의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5공장(P5) 골조 공사와 9000억원의 4공장(P4) 마감 공사를 수주하면서 총 4조9090억원을 수주했다. 두 사업장에서만 해당 기간 전체 수주의 65.2%에 달하는 금액이 나온 것이다.

삼성E&A는 반도체 FAB과 아울러 주변 기반시설 조성에도 강점이 있다. 이 건설사는 반도체 용수 공급 및 처리시설, 대기질 개선 시설 등을 짓는다. 기흥·화성 삼성전자 대기시설 개선 공사를 수행한 게 대표적이다. 평택에서도 정수장 증설 등을 수행했다.

서남권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일감은 이 같은 건설사에 돌아갈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SK가 약 470조원을 투자해 서남권에 반도체 메모리 메인 팹 2기 및 1기가와트(GW) 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삼성은 425조원을 들여 반도체 매모리 팹 2기 및 국가 AI 컴퓨팅센터를 조성한다. 이 같은 반도체 시설은 보안이 중요해 관계사가 아닌 곳에서 시공을 맡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그래픽=비즈워치
일자리 있다면 집도 있어야

서남권 대규모 투자에 따른 건설 일감은 반도체 관련 시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배후 주거 수요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최근 동탄과 용인 기흥 등의 부동산 시장 과열도 소위 '반세권(반도체 산업단지 인근 주거단지)', '셔세권(반도체 업무지구 셔틀버스가 다니는 지역)'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서남권은 마땅한 산업 기반이 없다는 평가 속 주택 시장이 오랜 기간 침체했다. 한국부동산원 월간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시계열을 보면 광주와 전남의 집값은 지난해 각각 1.58%, 0.71% 하락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5월말 기준 광주와 전남에 각각 709가구, 1703가구가 있다.

그러나 반도체 기업 투자로 인해 지역 분양 시장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투자 검토설이 돌았던 지난달 16일 청약에 나선 호반써밋 첨단3지구 A7블록은 215가구 모집에 1699개의 청약 통장이 몰렸다. 앞서 15일 분양한 A8블록도 일부 평형에 미달이 있었으나 전체 420가구 모집에 734개의 청약통장을 받았다.

서남권 주요 부지에 주거 단지를 포함해 복합개발을 진행 중인 건설사는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광주광역시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를 개발하는 신영과 우미건설은 해당 부지에 4000가구가 넘는 주거 단지의 분양 일정을 조율 중이다. 최근 1차적으로 3216가구를 오는 9월 분양하기로 계획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는 (서남권에) 일자리가 생겨나면서 주변 부동산 개발 수혜 또한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금호건설, 중흥토건, 호반건설 등의 호남에 기반을 둔 건설사들이 최근 일감 확보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발업체나 시공사가 서남권을 포함해 지방에 주택을 짓는 걸 꺼렸던 이유는 결국 주거 수요가 받쳐주지 않기 때문이었다"면서 "주거 수요가 늘면 자연스럽게 지역에 주거 및 상업용 시설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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