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시간 전
“선생님 때문에 우리 애가 우울증”… 드라마 ‘참교육’ 보다 더한 교실
2026.07.06 02:51
교권 침해 일상… 현실 더 심각
모호한 ‘정서적 학대’가 족쇄”
초등학교 교사 허모(41)씨가 과거 맡았던 4학년 담임 반에는 학급 활동에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소리를 지르고 물건을 집어 던지는 학생이 있었다. 이 학생의 반복적인 문제 행동으로 수업이 번번이 중단됐지만 허씨의 훈육도, 상담도 소용이 없었다. 하루는 허씨가 상황을 전하고자 학생 부모에게 전화하자 부모는 “상황이 아이를 그렇게 만든 것”이라며 “선생님 때문에 우리 애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며 오히려 비난의 화살을 허씨에게 돌렸다. 결국 허씨는 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원 진료를 받았다.
최근 교권 침해나 학교폭력 등 다양한 교육 현장의 부조리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글로벌 시청 순위 1위를 달리는 가운데 일선 교사들은 “현실이 드라마에 나온 내용보다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도 제주시의 중학교 교사 강모(27)씨는 5일 국민일보에 “소셜미디어에 교사를 비난하는 계정을 따로 만들어 여러 학생이 함께 참여하거나 학부모가 학교에 불쑥 찾아와 CCTV 없는 공간에서 교사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선 넘는’ 행동을 한다. 교권 침해는 이미 일상”이라고 전했다. 강씨는 “심할 때는 민원 문자와 전화가 하루 150통에 달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사들은 적극적인 생활 지도를 하기 어렵다고 호소한다. 특히 학생 간 갈등이 생길 때 이를 섣불리 중재하거나 무작정 화해를 권하는 것도 부담이다. 특정 학생의 편을 든 것처럼 비치면 상대 학부모가 민원을 제기하거나 고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를 금지하는 아동복지법이 교사들에게 족쇄로 작용한다. 정서적 학대의 기준이 모호해 폭력이나 폭언을 행사하지 않아도 아동학대로 신고되는 사례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는 가상의 교육부 산하 기구인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이 교권 침해 등에 단호한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와 관련해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학부모 간담회에서 “강력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교권보호국은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줄 수 있지만 현실의 교육 문제는 응징이나 대립이 아닌 존중과 신뢰,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사들 사이에서는 “교육 당국이 드라마 속 비현실적 요소만 문제 삼으면서 정작 학교 현장의 심각한 현실에 대해 주목하지 않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우리가 드라마를 보며 공감한 것은 드라마 속 교권보호국의 응징 방식이 아니라 무너진 교육 현장”이라고 말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사의 정당한 교육 활동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았다. 고요한 교사노동조합연맹 제2부위원장은 “교사가 정당한 생활 지도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아동학대로 고소당하거나 악성 민원에 시달리지 않도록 아동복지법 개정 등 법적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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