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파산 수순 홈플러스, 무리한 정치적 해법은 곤란
2026.07.06 00:15
마지막 회생의 문이 열려 있긴 하다. ‘즉시 항고’ 기간(14일) 내에 인수자를 찾거나 자금조달계획을 제시하면 폐지 결정이 취소된다. 하지만 최대주주 MBK파트너스와 최대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간 불신이 너무 커 가능성이 낮다.
회생절차가 폐지되면 채권자들은 강제집행 가압류 등 법적 절차로 권리행사에 나설 수밖에 없다. 남은 67개 매장 폐쇄로 직원 1만2000여 명이 일자리를 잃게 된다. 전자단기사채 투자자의 피해(4019억원) 구제도 힘들어진다.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전단채만 3000억원에 육박한다.
산업 피해는 더 심각하다. 4600여 개 협력업체는 납품대금(평균 7억7400만원 추정) 회수가 불투명하다. 일반 상거래 채권은 후순위인 데다 홈플러스의 현금성 자산은 바닥이다. 정부가 협력업체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4400억원의 유동성 지원책을 내놨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다. 핵심 영업망 작동이 멈추고 납품업체, 입점 상인, 물류업체, 지역 농가로 피해가 확산해 유통 생태계 균열이 우려된다.
이런 경과와 말로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쿠팡을 필두로 온라인 유통이 급부상하는데도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는 점포 매각 등 투자금 회수에만 주력했다. ‘먹튀’를 서슴지 않는 사모펀드식 경영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냈다. 그 와중에 직원들은 강성 노조를 중심으로 외부 세력과 연계해 구조조정을 결사반대하며 극한투쟁으로 내달렸다. 소비자의 외면을 자초한 악수였다.
정치권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휴일 강제 휴무 등 시대착오적 규제로 대형마트 부실을 조장했다. 홈플러스가 2021년부터 대규모 영업손실로 자생력을 급속히 상실하는 와중에 ‘무조건 살려야 한다’며 정치 논리를 앞세워 사태를 키웠다. 그 과정에서 농협에 인수를 강요하기도 했다. 회생절차가 폐지되자 진보당은 또 ‘수조원을 굴리면서 2000억원 지원은 외면하느냐’며 MBK를 압박 중이다. 이런 정치적인 압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해결하려고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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