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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칼 맞은 20대男...엉덩이에 10cm 칼날 박힌 채, 7개월이나 지냈다?

2026.07.05 18:01

美대학병원 의사들도 놓친 ‘응급수술 사각지대’…서둘러 출혈 막아 목숨 구하려다, 뼈에 박힌 칼날도 못 본 채 환자 퇴원시켜
남성이 엉덩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배와 옆구리에 칼을 맞은 뒤 응급 수술을 받은 20대 남성 환자가, 엉덩이에 10cm 크기의 칼날 파편을 7개월 동안이나 넣은 채 지내다 뒤늦게 제거 수술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와 옆구리에 칼을 맞은 뒤 응급 수술을 받은 20대 남성 환자가, 몸 안에 10cm 크기의 칼날 파편을 7개월 동안이나 넣은 채 지내다 뒤늦게 제거 수술을 받았다.

미국 로완대 의대 응급의학과 연구팀은 흉기로 관통상을 입은 23세 남성의 황당한 사례를 학계에 보고했다. 이는 지혈에 집중하고 시급히 진행되는 응급 수술의 특성과 인체 해부 구조가 맞물려 발생한 사례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의하면 처음에 응급실을 찾은 당시, 환자는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고 맥박이 빨라지는 등 과다출혈로 매우 위급한 상태였다. 연구팀은 CT 검사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환자를 수술실로 옮기고, 터진 작은 창자와 장간막(장을 매달아 고정하는 부위)을 꿰매는 응급 수술을 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환자는 다리 통증을 호소했다. 연구팀은 칼날 파편의 잔류를 전혀 의심하지 못했다. 다리 혈관이 막히는 심부정맥 혈전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다리 초음파 검사를 한 뒤 이상이 없자 환자를 퇴원시켰다.

하지만 퇴원 후 환자는 왼쪽 다리가 쑤시고 엉덩이에 뭔가 뭉쳐 있는 듯한 이물감 때문에 제대로 앉지도 못하는 극심한 고통에 시달렸다. 병원을 다시 찾은 환자는 복부 및 골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왼쪽 엉덩이 근육에 10cm나 되는 잔류 칼날 파편이 박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칼날의 몸통은 엉덩이 근육 사이에 처박혀 있었고, 그 칼날의 맨 끝 조각은 골반 뼈에 깊이 박혀 있었다

연구팀은 실시간 엑스레이 장비(형광투시검사 장비) 등을 활용해 엉덩이 근육 사이에서 칼날을 안전하게 제거했다. 환자는 파편 제거 수술 다음 날 바로 퇴원했고, 정상적인 걸음걸이를 회복했다.

이 사례 연구 결과(Delayed Presentation of a Retained Knife Fragment Following Penetrating Abdominal Trauma and Exploratory Laparotomy)는 최근 국제 학술지 《큐레우스(Cureus)》에 실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미국 대학병원의 의료진이 어떻게 몸 안에 박혀 있는 10cm의 큰 칼날을 놓칠 수 있는지 선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의학계에서는 이를 의료진의 과실이라기보다는, 급박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는 응급 치료의 성격과 인체 해부학적 구조로 인한 불가피한 사례로 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이물질 제거보다 지혈이 우선인 응급실의 '손상 통제 수술' 원칙 때문이다. 대량 출 혈로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맞은 응급실 의료진의 주요 목표는 피를 멈추게 하는 지혈 조치다. 환자가 과다출혈로 사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연구팀은 매뉴얼에 따라 시간 지체를 일으키는 사전 CT 검사를 과감히 생략하고, 즉시 배를 갈라 터진 혈관과 장기를 봉합하는 데 집중했다.

둘째, 칼날이 숨어든 '복막 외 공간'의 해부 구조 상 특수성 때문이다. 당시 의료진은 서둘러 뱃속 공간을 열어 살펴보는 수술(경복막 개복술)을 했다. 하지만 부러진 칼날 파편은 복부를 관통한 뒤 뱃속 공간을 지나 골반 뼈와 두꺼운 근육 뒤편인 '복막 외 엉덩이 근육층'에 깊숙이 처박혔다. 이 부위는 배 앞쪽을 열었을 때 구조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으며 손으로 만져지지도 않는 일종의 사각지대다.

셋째, 이 환자의 경우 칼날이 골반 뼈(좌골)에 깊이 박히면서, 흉기가 부러진 상황이었다. 가해자가 칼을 찌르고 빼는 과정에서 뼈에 물리며 칼날만 몸 안에 남고 손잡이는 그대로 빠져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겉으로는 칼에 찔린 상처 구멍만 보이기 때문에, 육안 검사에 의존해야 하는 응급 상황에서는 10cm 칼날이 뼈에 박힌 채 부러져 있을 것으로 의심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예전에는 상태가 안정적인 환자에게는 복잡한 '삼중 조영 CT 검사'를 했다. 이는 입·항문·혈관에 모두 조영제를 넣는 검사다. 하지만 최근에는 혈관에만 주사하는 '정맥 전용 조영 CT 검사'가 표준 검사로 많이 활용된다. 장에 구멍이 뚫리는 천공의 위험을 없애고 검사 시간을 대폭 줄이면서도 이물질을 찾아내는 정확도는 같기 때문이다. 매우 위급한 환자의 경우에도 수술실로 옮기는 과정에서 초고속 CT를 촬영해 수술을 집도하는 의료진에게 알려주는 방안도 최근 연구되고 있다.

몸 안에 남겨진 금속 파편은 수개월에서 수년 동안 아무런 증상 없이 잠복해 있다가, 인체 조직 안에서 서서히 이동하며 신경을 누르거나 장기를 뚫고 만성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최초 수술이 매우 긴박한 응급 환경에서 진행됐거나 무기의 파손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는데도 진통제가 듣지 않는 둔탁한 통증이나 이물감이 지속된다면 서둘러 영상검사를 다시 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자주 묻는 질문]

Q1. 처음 병원에 입원했을때, 엑스레이나 초음파로 칼날 파편을 더 일찍 발견할 수는 없었나요?

A1. 환자가 입원해 있던 초기 응급실 단계에서는 대량 출혈을 잡는 것이 무엇보다도 시급했습니다. 엑스레이나 CT 같은 방사선 검사를 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수술 직후 환자가 엉덩이 통증을 호소했을 때 의료진이 다리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초음파는 두꺼운 엉덩이 근육과 골반 뼈 깊은 곳에 박힌 금속 이물질을 투과해 식별에 한계가 있습니다. 의료진이 칼날을 잡아내지 못한 까닭입니다.

Q2. 칼에 찔린 부위는 배와 옆구리인데, 다리와 고환이 아팠던 이유를 알기 쉽게 설명해 줄 수 있나요?

A2. 배를 뚫고 들어간 칼날이 골반 뼈 뒤쪽의 엉덩이 근육층까지 깊숙이 박혔기 때문입니다. 거기에 박힌 10cm 크기의 칼날이 엉덩이 주변을 지나 다리 밑으로 내려가는 커다란 신경인 좌골신경을 지속적으로 압박하고 자극했습니다. 이 때문에 다리가 저리고 쑤시는 방사통과 고환 부위의 연관통이 발생했습니다.

Q3. 몸 안에 칼날이나 유리 파편이 남았는데도 아무 증상이 없다면, 그냥 둬도 큰 문제는 없나요?

A3. 당장 증상이 없더라도 나중에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칼날이나 유리 파편은 인체 조직 안에서 서서히 움직이는 성질이 있습니다. 당장은 괜찮아 보여도 수년 뒤 주변의 중요한 혈관을 찌르거나 장기를 뚫어 치명적인 대량 출혈이나 감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다만 파편이 혈관이나 신경이 없는 안전한 근육층에 깊이 박혀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 몸이 스스로 섬유질 벽을 만들어 이물질을 감싸 안는 '캡슐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처럼 이동 가능성이 없고, 오히려 억지로 꺼내려다 신체 손상이 더 크다고 판단될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그대로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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