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장남, '국회의원 아들' 내세워 투자 사기…8억 배상 확정
2026.07.05 21:50
"경찰도 다 끼고 한다"며 투자 유치…법원 "기망행위 활용"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가상자산 투자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의 장남 태모 씨가 피해자에게 8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민사 판결이 확정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부장판사 김석범)는 피해자 A씨가 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태씨는 A씨에게 8억6797만여 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양측 모두 항소하지 않아 판결은 지난달 24일 확정됐다.
태씨는 2024년 5월 A씨에게 스테이블코인 환전 사업을 제안하며 투자금을 유치했고, 같은 해 7월까지 약 11억798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과 현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태씨가 경찰 수사를 받기 시작한 뒤 투자금을 편취당한 사실을 알게 돼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태씨가 자신이 국회의원 아들이라는 점과 경찰과의 친분을 내세워 A씨의 신뢰를 얻었고, 이를 투자 유치와 범행에 활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가 자금 운용과 변제 능력을 확인하려 하자 태씨는 "자칫하면 진짜 터질 수 있고 그때는 저도 어찌 못하고 아빠한테 죽는다"고 말했다. 또 "저희 다 끼고 합니다. 경찰까지", "안보과 과장님이 문제 되면 도와준대요", "오늘 형사 한 분 만남요. 앞으로 우리의 사업을 봐줄 형이요"라고 말하며 경찰과의 친분을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태씨는 또 "우리 가족이 한국에 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제일 강한 형사들로 신변보호팀이 구성됐다"며 "전부 SWAT, 특전사 등"이라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는 탈북자 출신 국회의원 아들로서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았거나 일부 경찰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사정을 원고를 기망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재판부는 A씨가 금융업계 종사자로 투자 과정에서 일부 의심을 했더라도 태씨의 기망행위로 착오에 빠져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봤다. 다만 A씨가 2024년 5월부터 8월까지 이자 등 명목으로 총 3억1183만 원을 받은 점을 반영해 최종 손해배상액을 8억6797만여 원으로 산정했다.
한편 태씨는 가상자산 투자로 수익을 내주겠다고 속여 지인들로부터 약 14억 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로 지난 5월 구속기소돼 형사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태씨가 태 전 의원의 아들이라는 점을 내세워 투자금을 받은 뒤 실제로는 가상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이를 편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간조선 온라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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