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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AI 허브' 노리는 SK텔레콤…15GW 데이터센터 추진

2026.07.05 09:01

SK텔레콤 본사 T타워 전경. /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최대 15기가와트(GW) 규모로 키우는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한다. 울산에서 건설 중인 첫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국내 주요 권역에 거점을 넓혀 아시아 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울산 시작으로 15GW까지 확대
SK텔레콤은 3일 최대 1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AI 모델 학습과 추론 수요가 빠르게 늘고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데 따른 대응이다.

SK텔레콤은 정부의 'AI 3강(G3)' 전략과 지역 균형 발전 과제를 연계해 데이터센터 부지, 전력 수급, 운영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AI 3강은 미국, 중국과 함께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 목표를 뜻한다.

우선 울산에 짓고 있는 1호 AI 데이터센터를 거점으로 삼는다. SK텔레콤은 영남권 전체에 2GW 이상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인프라 수요를 한국으로 끌어오는 기반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남권에도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추가 구축을 검토한다. 이를 포함해 국내에서 총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2029년부터 단계적으로 열고, 2035년까지 15GW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통상 1GW급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약 70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성능 AI 컴퓨팅 인프라와 메모리 가격 상승 등이 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어서다. SK텔레콤은 자체 투자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 투자, 고객사 장기 계약,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을 활용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 부족"
SK텔레콤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나선 배경에는 글로벌 공급 부족이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앤컴퍼니는 데이터센터 수요가 매년 19~22% 증가하는 반면 공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해 2030년 미국에서만 약 15GW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존이 올해 약 2000억달러 규모의 자본지출 계획을 밝힌 것도 AI 자원 공급을 빠르게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미국에 집중됐던 글로벌 빅테크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세계 각지로 분산되는 가운데 한국도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다.

SK텔레콤은 한국이 AI 데이터센터 입지로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핵심 부품 분야의 경쟁력을 갖췄고, 원자력과 액화천연가스(LNG)를 기반으로 한 전력 공급 여건도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설명이다. 반도체 생산시설 운영을 통해 축적한 GW급 인프라 운용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SK텔레콤은 초기 투자 부담과 사업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요와 투자 여건을 단계적으로 따져가며 사업을 확대한단 계획이다. 부지 선정, 전력 수급, 핵심 입주사인 '앵커 테넌트' 확보도 함께 검토한다. 앵커 테넌트는 데이터센터 용량의 큰 비중을 장기로 계약하는 핵심 고객을 말한다.
SK그룹 역량 모아 구축
이번 사업에는 SK그룹의 AI 인프라 역량이 동원된다. AI 데이터센터에는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건설, 운영 역량이 모두 필요하다. SK그룹은 관련 역량을 계열사별로 보유하고 있어 이를 결집하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 과정에서 'AI 인프라 설계자' 역할을 맡는다.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을 총괄하는 중추 역할이다. SK텔레콤은 그동안 엔비디아,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글로벌 빅테크와 AI 데이터센터 사업 협력을 이어왔다.

울산에서는 AWS와 함께 하이퍼스케일급 AI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가동 목표 시점은 2027년 하반기다. 이 데이터센터에는 AWS의 기술 요구 수준을 반영해 AI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냉각·전력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지난해 11월 'SK AI 서밋 2025'에서 AI 인프라 구축 로드맵을 공개했다. 당시 SK텔레콤은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장기적으로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와 함께 차세대 AI 데이터센터로 불리는 'AI 팩토리' 운영 계획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2027년 AI 팩토리 운영을 시작해 향후 GW급 규모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경부고속도로와 초고속 인터넷에 이은 국가 인프라로 보고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1968년, 초고속 인터넷이 1998년 국내 산업 기반을 넓힌 것처럼 AI 데이터센터가 다음 성장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재헌 SK텔레콤 CEO는 "이번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글로벌 AI 생태계가 필요로 하는 컴퓨팅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산업계·지역사회와 긴밀히 협의해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핵심 AI 인프라 허브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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