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철의 뉴스 솎아내기] 하반기 한국 경제 ‘5대 리스크’
2026.07.05 17:04
최근 한국 경제는 반도체를 필두로 수출 전선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6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9% 증가한 1022억5000만달러로, 월간 수출액이 1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사상 최초다. 하지만화려한 반도체 경기의 그 뒷면에는 적지 않은 구조적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다. 무엇보다 수출만 홀로 질주하고 민생은 얼어붙는 ‘양극화’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계에 몰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겨우 연명하고 있는 처지다.
2026년 하반기에도 우리 경제엔 적지 않은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 이런 위기 요인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느냐가 정부 경제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 될 것이다.
첫째는 반도체 사이클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과, 수출·내수 간 극심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이다. 최근 메타가 자체 데이터센터의 남는 AI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판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의 슈퍼사이클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피크아웃(Peak-out) 논쟁’과 ‘AI 과잉 투자(버블)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미국 월가에서도 2008년 미국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가 “현재의 AI 및 반도체 과열은 2000년 닷컴 버블 정점과 똑 닮아 있다”고 경고했다. 이를 보면 AI 인프라 투자가 실제 수익(ROI)으로 연결되는지 검증하는 시기에 진입한 상태다.
반도체 호황이 전체 성장률을 견인하는 착시 현상 탓에, 정부의 정책적 진단이 민생 현실과 동떨어질 우려가 큰 현실이다. 취약한 내수가 받쳐주지 못하는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는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의 AI 투자 붐이 꺼지고, 중국산 반도체의 도전이 한층 거세질 경우 대외 충격 한 번에 쉽게 무너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지닌다.
둘째, 고용 시장의 착시와 ‘고용 없는 성장’의 심화다. 전체 취업자 지표는 견조해 보이지만, 속내를 보면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정규 일자리는 급감하는 추세다. AI와 로봇의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강성 대기업 노조의 영향으로 제조업 부문의 고용 유발 효과가 저하되고 있다. 여기에 자영업 폐업이 속출하면서 지표상 성장률과 국민이 몸으로 느끼는 체감 경기 사이의 괴리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셋째, 통화정책의 딜레마와 금리 전환기의 충격이다. 이란 전쟁의 종전으로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되찾아가고 있는 국면이나 그 후유증은 고물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은 물론 한국은행도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 통화정책의 기조를 기준금리 동결 혹은 인상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한은도 신현송 총재가 예고했던 것처럼 오는 16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연 2.50%인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는 한계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이 많은 가계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가를 잡느냐, 경기와 일자리를 우선하느냐는 금리 정책의 전통적 딜레마다. 통화정책의 완급 조절 실패는 전반적인 경제에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넷째는 금융과 자산 시장의 변동성 증폭이다. 요즘 증시는 유례없는 널뛰기 장세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1997년 외환위기때보다 더 치솟았다. 이는 금융뿐 아니라 경제 안정도 저해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건설투자의 장기 침체와 여전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실의 불씨다. 수년간 이어진 인건비와 자재비 등 공사비 상승에 정부의 공공개발 위주 정책이 겹치면서 민간 건축 부문은 그야말로 마비 상태다. 일자리를 가장 많이 창출하는 건설 경기가 비틀거리면서 전후방 연관 산업과 내수 회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하반기 국내 경제는 대외적으로는 지경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내적으로는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이 큰 만큼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적절한 대응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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