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반도체 호황 '남 일'… 청년고용 멈췄다
2026.07.05 18:51
삼성·LG전자·현대차 등도 줄여
올해 고용 탄성치 2018년 후 최저
반도체 쏠림·경기 침체 등 요인
반도체 초호황과 2%대 경제성장률도 청년 구직자들에게는 '남의 일'이었다. 그나마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던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청년 일자리도 대대적인 산업 재편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의 정보기술(IT) 일자리 대체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원하는 청년들이 설 자리가 더 좁아졌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밑 빠진 독'에 예산을 붓기보다는 일자리 창출과 인재 육성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올해 5월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세 미만은 약 22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5000명(2.8%) 정도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AI와 관련된 업종에서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정보통신업에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실제로 최근 주요 대기업에서는 AI로 광고 제작을 하는 등 청년 일자리를 줄이는 추세다. 주요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차의 경우 작년 신규 채용 규모가 1만4253명으로 전년보다 39.7%(9378명) 감소했는데, 30대 미만에서 60.2%(8749명) 줄어 대부분을 차지했다.
LG전자는 작년 신규채용이 4910명으로 0.8%(-38명) 소폭 감소한 가운데 50대 이상에서만 11.9%(37명) 늘었을 뿐, 30대 미만(-0.8%, -38명)과 30~40대(-7.2%, -245명)는 감소했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역시 고용 인력이 1년 새 931명 감소(28만4761→28만3830명)하면서, 2017년 이후 7년 연속 이어온 고용 증가세가 처음으로 꺾였다. 30대 이하 고용이 늘어난 곳은 SK하이닉스 정도였다.
한국 경제는 반도체가 그나마 끌어올리는 중인데, 문제는 고용 창출 능력이 타 업종에 비해 낮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반도체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86(수요가 10억원 늘었을 때 생기는 일자리 수)으로 제조업 평균(4.85)과 자동차산업(5.41)에 못 미친다. 그 결과 지난 5월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 전망과 한은의 전망을 토대로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고용 탄성치는 0.24로 두 기관 모두 0에 가까운 숫자였다. 고용 탄성치는 취업자 증가율을 경제성장률로 나누는 방식인데, 0.24는 2018년(0.13)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AI의 일자리 대체와 내수 침체, 중국 제조업 성장세에 따른 가전과 자동차 등의 구조재편, 그리고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관세 등 압박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을 유인하는 점 등을 청년 일자리 감소의 주 요인으로 꼽았다. 여기에 주요 국가보다 낮은 노동 생산성과 고용 경직성도 청년 일자리 감소에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앞으로 과거 제조업 중심 성장기처럼 대기업이 대규모 채용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교 명예교수는 "주로 돈을 버는 회사들은 반도체 장비업체, 제조업체, 소재 및 부품 업체들"이라며 "인력 이탈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제거해야 기업도 들어오고 채용 시장도 다시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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