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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투자 발표 이틀 뒤 AI대학 연 광주과기원 "반도체 인재 산실 되겠다"

2026.07.05 13:12

팹 들어설 호남 유일의 과학기술원
최신 반도체 연구용 팹 내년에 착공
반도체공학과 첫 졸업생 29년 배출
암·엔비디아·아이멕 산학협력 체계
"키운 인재 지역에 남기는 게 관건"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학생이 연구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호남에 반도체 생산시설(팹)이 새로 들어서는 계획이 가시화하면서 이 지역 유일의 과학기술원인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스트는 호남 반도체 투자 발표 직후인 1일 기다렸다는 듯 원내 정보컴퓨팅대학을 'AI대학'으로 확대 개편하며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 고급 인재 양성에 나섰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를 위한 자체 팹도 내년에 착공한다.

5일 지스트에 따르면 이 학교의 연구용 팹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2027년 첫 삽을 뜬다. 약 43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다른 과기원이 보유한 연구용 팹들보다 최신 버전인 만큼 AI 반도체를 연구하기에 가장 적합한 팹이 될 것으로 지스트는 기대하고 있다. 4년 전부터 지스트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이 시설은 지금의 AI 붐을 이끌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뒤를 잇는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에 활용될 계획이다. 서로 다른 칩과 소재를 하나로 결합(이종 집적)하는 방법을 비롯해 반도체 제조의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을 아우르는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공득조 지스트 AI정책전략대학원 부원장은 "반도체 설계부터 제조, 측정, 검증까지 전 주기를 한 캠퍼스 안에서 아우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대학 내에서도 매년 학부생 30명을 선발하는 반도체공학과에 관심이 쏠린다. AI 기술이 고도화할수록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의 연계가 중요해지는 만큼, 두 분야를 아우르는 인재가 필요하다. 이 학과는 삼성전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이기도 하다. 반도체 공정 전문인력을 키워내는 학·석사 통합과정으로 2024년 신설됐고, 첫 졸업생은 2029년 2월 배출된다. 2026학년도 경쟁률은 정시 50대 1, 수시 6대 1이었다.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학생이 연구실에서 실습을 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제공


학교는 산업계와의 협력 체계도 반도체 전 주기에 맞춰 준비해왔다. 설계 분야에서는 영국 암(Arm), 미국 엔비디아, 시놉시스와 협력한다. 측정 분야는 미국 내셔널인스트루먼트, 연구·검증 분야는 벨기에 아이멕과 손을 잡았다. 반도체 설계부터 공정, 검증 과정까지 연결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보통은 이런 과정들을 따로따로 가르치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현장에 적용하는 데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공 부원장은 "반도체가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이해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게 목표"라고 했다. 암과는 별도로 반도체 설계 실무교육 프로그램(지스트-암 스쿨)을 운영하는데, 여기서 2030년까지 일반을 대상으로 설계 전문인력 1,4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지스트는 4대 과기원(대전, 울산, 대구경북, 광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수도권과 거리도 멀어 주목도가 떨어졌지만, 알찬 교육과 연구로 위상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해 QS 세계대학평가의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 수’에서 지스트가 세계 4위, 국내 1위에 올랐다. 여기에 호남 반도체 투자가 더해지며 반도체 인재의 산실로 성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가 학교 안팎에서 커지는 분위기다.

관건은 키워낸 인재를 지역에 남기는 일이다. 공 부원장은 "지금은 지스트 인근에서 창업해도 투자자를 찾아 서울로 옮겨가지만, 팹이 생기면 지역에서 협업하고 기업을 키울 기반이 마련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스트는 전남대를 비롯한 지역 내 다른 대학과 함께 인재 양성과 역할 분담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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