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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도 웃는다…100분 기자회견과 비교된 홍명보 ‘90초’ 낭독

2026.07.05 17:26

홍명보 감독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1분30초 동안 입장문을 읽고 질의응답을 받지 않았다. 뉴스1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미국으로 떠났다. 선수단 내분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제가 할 이야기는 있지만 언젠가는 잘 나올 것”이라며 궁금증만 남기고 가버렸다.

월드컵 축구대표팀 사령탑은 국민의 세금과 공공 재원, 태극마크라는 국가적 상징을 사용하는 공인이다. 승패의 결과는 어쩔 수 없을지라도 과정과 실패의 원인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홍 감독은 그 의무를 저버렸다. 2년 전 자신이 내뱉은 “저는 저를 버렸습니다. 한국 축구의 어려움을 외면할 수 없어 마지막 봉사를 하겠다는 마음입니다”라는 말을 벌써 잊은 듯하다.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지난달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무책임은 월드컵 기간부터였다. 고참급과 후배 선수들 사이의 인터뷰 보이콧 이견이 무려 8일간 이어지는 동안 갈등을 방관했다. 사퇴 기자회견도 마찬가지였다. 1분 30초 동안 질문도 받지 않은 채 입장문만 읽고 퇴장했다. 취재진을 피해 잠행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행보는 외신들로부터 “신변 위협에 도피했다”는 조롱을 자초해 나라 망신을 시켰다.

우루과이 비엘사 감독은 탈락 후 약 100분간 기자회견을 가졌다. AFP=연합뉴스
다른 나라 사령탑들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우루과이의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은 탈락 후 두꺼운 서류철을 들고 100분간 기자들의 날 선 질문에 정면으로 답했다. 독일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과 수뇌부가 3시간 마라톤 위기 분석 회의를 열고 위르겐 클롭 전 감독 선임을 발 빠르게 추진했다. 실패를 감추지 않고 투명하게 복기하는 과정을 통해 미래를 준비했다. 한국 축구는 실패를 마주할 최소한의 용기조차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도 다르지 않았다. 탈락 후 닷새가 지난 금요일 저녁 9시, 주말을 앞두고 미디어가 쉬고 대중의 시선이 분산되는 틈을 타 홈페이지와 SNS에 기습적으로 사과문을 올렸다. 뒤늦게 의미도 없고 진정성도 없는 꼼수 사과문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박항서 단장의 발언을 복사해 붙여 넣은 수준의 늦장 사과에 팬들은 “참 빨리도 한다”며 냉소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마저 “SNS에서 ‘초등학생 반성문’이라는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꼬집었다. 총책임자인 정몽규 축구협회장은 이 참혹한 결과에 대해 여전히 한마디도 없다.

월드컵 관련, 경찰 수사에 이어 국회에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까지 추진 중이다. 여론에 편승한 정치권의 개입이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이지만, 책임지는 자가 없을 때 외부의 압박이 들어오는 것은 자초한 일이다.

실패를 복기하고 책임지려는 리더가 단 한 명도 없는 한국 축구의 현실은, 월드컵 참사 그 자체보다 더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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