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파래... 강릉 경포호가 다시 웃기 시작했다
2026.07.05 18:01
지난달까지만 해도 초록빛 파래류가 호수 수면을 뒤덮으며 시민들의 우려를 샀던 경포호가 본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한낮의 여름 햇살 아래 잔잔한 바람이 호수를 스치자 물결이 부드럽게 번졌고, 산책로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푸른빛을 되찾은 호수는 맑은 하늘을 그대로 담아내며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평온한 풍경을 펼쳐 보였다.
한때 악취와 파래류 확산으로 '강릉의 얼굴'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몸살을 앓았던 경포호는 다시 깨끗한 수면을 드러냈고, 여름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돌아오고 있었다.
| ▲ 강릉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경포호가 깨끗한 수면과 함께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
| ⓒ 진재중 |
"악취에 갇힌 경포호, 관광객도 등을 돌렸다"
최근 몇 년 동안 여름철이면 파래류가 대량 번식해 호수를 뒤덮었고 악취와 경관 훼손은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관광객들의 실망으로 이어졌다.
"다시 오고 싶지 않다"는 관광객의 말이 나올 정도로 경포호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다. 여기에 분수 설치를 둘러싼 논란까지 겹치면서 경포호는 강릉의 대표 관광지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몸살을 앓아야 했다.
| ▲ 수면을 뒤덮은 파래류로 몸살을 앓던 경포호의 모습. |
| ⓒ 진재중 |
| ▲ 파래류가 뒤덮은 경포호. 여름철 대량 번식으로 악취와 경관 훼손이 심각했던 당시 모습 |
| ⓒ 진재중 |
시민의 목소리, 연속 보도가 변화를 이끌다
이 같은 상황은 시민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오마이뉴스>의 연속 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지난 6월 8일 <초록빛으로 물든 경포호, 강릉의 얼굴이 병들고 있다> 를 시작으로, 6월 16일 <심각합니다, 직접 와서 봐주세요>, 6월 17일 <'다시 안 오고 싶다'는 관광객까지…경포호 이대로 가면 죽음의 호수 된다> 등 현장의 목소리를 연이어 보도하며 파래류 확산의 심각성과 신속한 행정 대응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18일 동안 이어진 현장 기록은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고, 경포호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지역사회 의제로 끌어올렸다. 이후 강릉시는 해조류 제거 작업에 착수했고, 6월 26일 '다시 웃는 경포호, 18일간의 기록이 바꾼 풍경' 을 통해 변화된 현장이 확인됐다.
| ▲ 작업선이 경포호 수면을 뒤덮은 파래류를 수거하고 있다. |
| ⓒ 진재중 |
일회성 정비 넘어 경포호의 미래를 그리다
새롭게 출범한 김중남 강릉시장은 시민들의 목소리와 언론의 문제 제기를 적극 수용하며 경포호 해조류 문제 해결에 속도를 냈다. 올해 파래류를 비롯한 해조류 제거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 데 이어, 일회성 정비에 머물지 않고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했다.
강릉시는 내년 상반기 경포호 생태환경 개선을 위한 전문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민·관이 함께하는 경포호 대책 협의체 구성도 검토하고 있다. 더 나아가 석호 본연의 생태 기능을 회복한 뒤 람사르습지 등록까지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파래를 걷어내는 것을 넘어 경포호의 생태적 가치를 되살리고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 ▲ 경포호와 연결된 경포천. 경포호 생태계의 건강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수로다. |
| ⓒ 진재중 |
강릉을 넘어 지방자치의 새로운 이정표
이번 변화는 단순한 환경정비 사업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민들이 꾸준히 제기한 문제와 언론의 지속적인 현장 보도가 행정의 정책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새롭게 출범한 김중남 시장이 시민과 동행하며 강릉의 상징인 경포호를 되살리겠다는 의지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경포호 사례는 강릉만의 성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새롭게 출범한 민선 9기 지방자치단체장들도 시민의 목소리와 언론의 건전한 문제 제기를 행정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현장의 작은 신호를 정책으로 연결하는 행정이야말로 시민의 신뢰를 얻는 길이다.
경포호는 다시 웃고 있다. 그 웃음은 깨끗해진 호수의 풍경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시민의 관심과 언론의 기록, 그리고 이를 정책으로 실천한 행정이 함께 만들어낸 변화의 풍경이다. 이 작은 변화가 전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 ▲ 강릉 경포호는 동해안을 대표하는 석호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부한 생태자원을 간직한 강릉의 대표 관광 명소다. |
| ⓒ 진재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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