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관학교 통폐합, 대통령 공약이라고 추진할 일 아냐”
2026.07.05 15:34
용산 1만 호처럼 주택 숫자 늘리기에 활용하려는 심산 아닌가” 지적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정부의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폐합 추진을 두고 “국가안보의 백년대계인 장교 양성체계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오 시장은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관학교 통폐합은)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으로만 추진할 일이 아니다”라며 “합동성 강화라는 표면적 이유로 각 군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정체성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주요 군사강국들도 합동작전을 중시하면서도 사관학교는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며 “미국 역시 육군사관학교,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각각 운영하면서도 합동참모체계와 합동교육을 통해 연합작전 능력을 키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동성은 학교를 하나로 합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종합예술이 중요하지만, 미대·음대·체대를 합치지 않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하면 통합 개발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CC) 부지에 대한 언급도 이어가며 “주민들의 공감과 동의”를 강조했다.
그는 “더구나 만약 이번 통합이 태릉CC 주택공급을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주민의 의사이다. 태릉CC 개발이든, 육군사관학교 이전이든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주택공급의 중요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80년간 축적된 장교 양성체계와 국군의 역사적 자산은 한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특히 태릉과 화랑대는 대한민국 국군의 전통이 축적된 상징적 공간이자 서울의 중요한 안보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가 학교 대책도 없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호 밀어넣기를 하려는 것처럼 안보의 보루인 육사도 주택 숫자 늘리는 데 활용하려는 심산은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미래세대에게도 결코 책임 있는 결정이 아니다. 정책 당사자인 사관생도들과 현역 장병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끝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통합이 아니라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혁”이라며 “초급간부 지원율 감소, 우수 인재 유출, 복무 여건과 처우 문제 등으로 흔들리는 군의 사기를 회복하고, 젊은 인재들이 자부심을 갖고 군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군의 사기가 살아야 안보가 살아난다”며 “국가안보의 근간인 장교 양성체계를 흔드는 것보다 우리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개혁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정부는 이르면 2028학년도부터 육·해·공군 사관생도를 통합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를 창설해 육·해·공군 사관생도를 통합 선발하고 1·2학년엔 함께 공통 교육을, 3·4학년엔 군을 선택해 군별 특화 전공교육을 받도록 하는 구상을 추진할 예정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대입 전형을 사전에 예고하도록 한 현행법 취지에 맞지 않고, 수험생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전임 육군교육사령관 12명은 3일 성명서를 통해 해당 방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전임 육군참모총장 13명도 지난달 16일 성명을 내고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검증과 국민적 공감대 없이 졸속으로 통합이 추진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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