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사관학교 통합, 미대·음대·체대 합치는 격"
2026.07.05 16:31
민선 9기 서울시정을 이끌게 된 오세훈 시장이 1일 시청에서 열린 제40대 서울특별시장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오 시장은 5일 페이스북에 ‘국가안보의 백년대계인 장교 양성체계를 흔들어서는 안 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충분한 검토와 국민적 공감대 없이 대통령 공약 이행이라는 명분으로만 추진할 일이 아니다”며 “합동성 강화라는 표면적 이유로 각 군이 오랜 시간 축적해 온 전문성과 정체성까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사례를 들며 “미국도 육군사관학교와 해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를 각각 운영하면서 합동 참모체계와 합동 교육을 통해 연합작전 능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합동성은 학교를 하나로 합쳐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력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며 “종합예술이 중요하지만 미대·음대·체대를 합치지 않는 이유와 같다”고 비유했다.
오 시장은 사관학교 통합 논의가 육군사관학교 이전과 태릉CC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만약 이번 통합이 태릉CC 주택 공급을 위해 육군사관학교를 이전하는 것을 또 하나의 목적으로 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며 “태릉CC 개발이든 육사 이전이든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환경과 교통, 교육, 문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공감과 동의를 얻는 절차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주택 공급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80년간 축적된 장교 양성체계와 국군의 역사적 자산은 한 번 훼손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태릉과 화랑대는 대한민국 국군의 전통이 축적된 상징적 공간이자 서울의 중요한 안보 자산”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가 학교 대책도 없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1만호를 밀어 넣으려 했던 것처럼 안보의 보루인 육사도 주택 숫자를 늘리는 데 활용하려는 심산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충분한 숙의 과정 없이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사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미래세대에도 책임 있는 결정이 아니다”라며 “정책 당사자인 사관생도와 현역 장병들의 의견도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오 시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보여주기식 통합이 아니라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개혁”이라며 “초급간부 지원율 감소와 우수 인재 유출, 복무 여건과 처우 문제를 해결해 젊은 인재들이 자부심을 갖고 군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군의 사기가 살아야 안보가 살아난다”며 “국가안보의 근간인 장교 양성체계를 흔드는 것보다 우리 군의 경쟁력을 높이는 구조적 개혁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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