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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가 살린 K-배터리…다음 승부는 '폼팩터' [위클리배터리]

2026.07.05 17:00

[배터리레이다] 美 ESS 시장이 이끄는 배터리 반등…EU EV 회복에 초점디지털데일리 배터리레이다 독자 여러분, 이번 주도 열심히 달린 레이다가 이차전지·에너지 이슈를 들려드립니다. <배터리레이다>에서는 금주에 놓쳐서는 안 되는 중요한 뉴스를 선정해, 보다 쉽게 풀어드리고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코너입니다. 배터리레이다와 함께 놓친 이차전지·에너지 이슈, 체크해보시죠. <편집자주>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 ESS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국내 배터리 업계가 하반기 실적 반등을 위한 분기점을 맞이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둔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북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배터리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라인을 전환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죠. 다만 업계에서는 ESS가 단기 실적을 이끌더라도 중장기 경쟁력은 다양한 배터리 폼팩터 확보 여부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ESS 시장 확대를 기반으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7조1765억원, 영업이익 2029억원입니다.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되며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 폭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1분기만 해도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GM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가동률 하락, 폴란드 공장 가동률 저하 등의 영향으로 207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북미 생산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초기 비용까지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습니다.

반면 2분기부터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죠. ESS 매출 비중이 이미 전체의 20% 중반까지 높아진 데 이어 올해 말에는 30% 중반 이상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미국 내 ESS 전용 생산라인도 순차적으로 가동되면서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할 기반도 갖춰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가장 큰 강점으로 생산라인 전환 속도를 꼽고 있습니다. 미국은 감세법(OBBBA)에 포함된 금지외국기관(PFE) 규정으로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를 단계적으로 낮춰야 합니다. 이에 따라 비중국산 현지 배터리 확보가 필수가 되면서 미리 생산체계를 구축한 LG에너지솔루션이 가장 먼저 수혜를 받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셀 공급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통합(SI) 전략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버테크를 통해 배터리 셀과 시스템 설계, 설치, 운영, 유지보수까지 통합 제공하면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프로젝트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파우치형 배터리가 각형보다 단가 부담이 있다는 약점을 SI를 통한 통합 솔루션으로 보완하고 있는 셈입니다.

하반기 이후에도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증권가는 3분기 매출 7조9089억원, 영업이익 4774억원, 4분기에는 매출 8조6966억원, 영업이익 6854억원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ESS 중심의 체질 개선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주력 제품은 파우치형입니다. 유연성과 에너지밀도에서는 강점이 있지만 ESS 시장 주류인 각형 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회사는 미시간 랜싱 공장에서 테슬라향 LFP 각형 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 시장 대응도 병행됩니다. 애리조나 공장에서 준비 중인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는 자율주행 확대와 함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카드로 꼽힙니다. 결국 ESS와 전기차 모두를 겨냥한 포트폴리오 확대가 장기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SK온 미국 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사진=SK온]


SK온도 2분기 들어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헝가리 코마롬 2공장입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생산량이 연산 10GWh 수준의 최대 생산능력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포드 E-트랜짓과 폭스바겐 공동 개발 모델 판매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가동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SK온은 낮은 가동률이 가장 큰 부담이었습니다. 포드 판매 부진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대규모 투자 대비 생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유럽 전기차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산업가속화법(IAA)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다시 성장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재무 구조 개선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SK온은 중국 EUE 지분 조정과 블루오벌SK 지분 정리, 중국 BEST 매각 추진 등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며 재무 부담을 줄이고 있습니다. 유휴 상태인 헝가리 코마롬 1공장도 외부 협력이나 생산 최적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미국 ESS 시장 역시 새로운 기회입니다. SK온은 국내 장주기 ESS 프로젝트에 이어 미국 고객사와 약 10GWh 규모 공급 계약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충남 서산과 미국 조지아 공장을 중심으로 ESS 생산체계 구축도 추진 중입니다.

다만 SK온 역시 장기 과제는 분명합니다. 현재 주력인 파우치형만으로는 각형 중심으로 재편되는 ESS 시장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여기에 팩 생산을 외부 업체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 원가 경쟁력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평가입니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부터 실적 반등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는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초 약속한 대로 실적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죠. 최근 ESS 프로젝트 수주 확대와 글로벌 프리미엄 전기차 공급 계약, 원통형 배터리 경쟁력 강화 등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실행력이 중요하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는 한편 배터리 공급망 전반에서의 변화가 감지되는 소식도 나왔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혼다의 미국 합작법인 L-H 배터리 컴퍼니는 당초 전기차용으로 계획했던 생산라인을 ESS 배터리로 먼저 전환해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북미 시장에서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가 이어지면서 전기차보다 ESS 시장 성장성이 더 높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생산된 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SI 자회사인 버테크를 통해 미국 전력망과 상업용 ESS 프로젝트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소재 업계에서는 일부 업체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하반기부터 유럽 메이저 고객사에 고강도·고연신 전지박(SR)과 중강도 전지박(MTS)을 처음 공급합니다. 지난해 28%였던 하이엔드 제품 비중도 올해 약 40%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전기차 시장이 고성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단순 생산량보다 고부가 제품 중심의 수익성 개선에 무게를 두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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