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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강 탈락? 결승까지 뛰는 한국이 있다 [스포츠 MSG]

2026.07.05 07:00

1999년부터 FIFA 손잡은 현대차·기아
2022 카타르 대회 이후 8년 더 연장
4년 전 전기차 첫 공급, 올해는 로봇 등장

편집자주

정치, 사회, 경제, 산업과 얽힌 흥미진진 스포츠 이슈를 전해드립니다.
보스턴다이나믹스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가 '라보나 킥'을 시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 제공


산업부에서 자동차 분야를 담당하던 3년 전, 늦은 밤 흥미로운 소식을 접했습니다. 우리 기업인 현대차·기아가 FIFA 월드컵 후원을 이어간다는 소식이었죠. 잘 알려져 있진 않았지만 현대차그룹은 2022년 열린 카타르 월드컵을 끝으로 FIFA 후원을 끝낸 상태였거든요.

당시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현대차가 후원하던 자리를 꿰찰 거란 소식이 꽤 구체적으로 전해지기도 했어요. 이런 얘길 듣곤 '아, 이제 월드컵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설 자리마저 중국에 뺏기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한밤의 '은밀한 취재원' 소식은 현실이 됐습니다. 현대차·기아는 그해 5월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가 공동 개최하는 2030년 FIFA 월드컵까지 후원을 이어간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어쩌면 한국 축구가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에도 오르지 못한 채 고개 숙인 지금, 현대차·기아가 없었다면 월드컵에서 '한국의 흔적'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을 것 같네요.

연간 수천억 원대 투자, 쏠쏠한 결실

현대차가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를 계기로 공급한 전기차. 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는 최고 등급인 'FIFA 파트너'로서, 경기장 내 A보드 광고판 노출은 물론 대회 공식 차량 지원 등 독점적 권리를 누리고 있습니다. 후원 금액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지만, 연간 수천억 원대 후원금이 필요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후원금이 너무 비싼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 돈을 인프라 투자에 보탠다면 더 효율적일 수 있잖아요.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면 또 이만한 장사가 없습니다. 현대차그룹과 FIFA가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 명함도 내밀기 어려운 위치였거든요.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2 한일 월드컵' 공식 후원사 계약을 체결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린 셈입니다. 외환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시절이라 내부 반대도 만만치 않았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승부수였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후 현대차·기아는 2006년 독일, 2010년 남아공,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무려 24년이 넘는 시간 동안 FIFA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로 활약해 왔습니다. 그런 사이 현대차·기아는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북중미, 유럽 시장에서 모두 '톱5' 안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했죠.

4년 뒤 월드컵 현장서 어떤 기술 보일까

독일월드컵 마스코트 골레오가 현대차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4년 주기 대회 개최는 기업의 발전상을 단면에 보여줄 수 있는 장치예요. 4년 전 카타르 대회에서 현대차·기아는 역사상 최초로 전기차를 월드컵에 공급했거든요? 그런데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서 현대차그룹은 자회사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처음으로 등장시켰습니다. 2020년 현대차그룹으로 편입된 보스턴다이내믹스가 '공식 후원사' 지위를 누리며 엄청 열심히 광고하고 있지요. 4년 뒤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대회에선 자동차와 로봇에 더해 또 다른 자회사 '슈퍼널(Supernal)'의 도심항공교통(UAM)이 대회장에 공급될 거란 상상도 충분히 해볼 만합니다.

'스포츠MSG', 오늘은 첫 순서로 현대차·기아가 FIFA와 끈끈한 동행을 이어가는 이유와 월드컵 마케팅의 '효능'을 그릇에 담아봤습니다. 비록 한국 축구대표팀은 32강 무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래도 남은 결승까지 우리 기업의 마케팅 행보를 살펴보며 월드컵을 즐겨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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