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열되면 치명적인 '뇌동맥류', 대부분 무증상…여름철 혈압 관리·수분 보충 중요
2026.07.05 10:54
그러나 뇌동맥류는 파열 직전까지도 특별한 전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무증상으로, 증상을 동반하는 케이스는 10~15%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알아차리기 어렵지만 파열 시 위험도가 치명적으로 높은 탓에 '조용한 시한폭탄'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뇌동맥류는 증상 발현 전 평상 시 위험요인을 미리 살피고 관리할 필요가 있는 질환이다. 특히 혈압을 높일 수 있는 위험 요인을 갖고 있거나 심뇌혈관 관련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40대 이후 중장년층은 증상이 없더라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선제적 검사 필요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서대철 교수는 "증상이 없는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환자 스스로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 및 냉방 등 계절적 요소로 혈압 변동 폭이 큰 만큼 뇌동맥류 고위험군은 뇌혈관 건강 관리에 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40~60대 주로 발생…파열되면 사망 위험까지도
뇌동맥류는 뇌 내 동맥 혈관벽 일부가 풍선처럼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뇌 바닥 쪽의 굵은 뇌동맥인 윌리스 고리(circle of Willis)에서 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10㎜ 이하의 크기이지만 25㎜ 이상의 거대뇌동맥류가 발생하기도 한다. 모양과 원인에 따라 주머니 모양의 낭성, 동맥이 전체적으로 부푼 방추형, 혈관벽 내외층 사이에 혈종이 생기는 해리성 뇌동맥류로 구분된다.
유병률은 전 인구의 약 2~4% 수준으로, 주로 40대부터 60대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서대철 교수는 "뇌동맥류의 정확한 발생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약해진 혈관벽에 혈류 압력이 꾸준히 가해지면서 혈관벽 손상과 탄력 저하가 일어나는 것이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뇌동맥류 파열로 뇌출혈이 발생하면 번개가 치는 듯한 극심한 두통을 겪게 된다. 오심, 구토,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경련발작, 의식저하, 심정지까지 겪을 수도 있다. 뇌동맥류 파열은 지주막하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이기도 하다. 관련 환자는 매년 10만명 당 10명 꼴로 발생하며, 환자 3분의 1은 출혈 즉시 사망할 정도로 위험성이 높다.
뇌동맥류 파열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응급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파열성 뇌동맥류 환자의 경우 첫 출혈 이후 24시간 이내에 재출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재출혈이 일어나는 경우 사망률은 70%에 달할 수 있어 빠른 조치가 필수적이다. 혈관 연축, 수두증 등 합병증 증상도 동반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대부분 무증상…선제적 검사 및 혈압 변화 등 관리 필요
문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터지기 전 대부분의 비파열성 뇌동맥류는 뚜렷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만큼 40대 이후 연령대로 고혈압, 가족력, 흡연력 등 뇌동맥류의 위험요인을 갖추고 있다면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전문의 상담을 통해 뇌 CT, MRI 및 MRA 등 검사를 진행해보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혈압 관리 및 수분 보충에도 충분히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 무더위, 탈수, 급격한 온도변화 등이 혈압 변화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인에 반복 노출되면 혈압의 변동 폭이 커지고, 혈관에 가해지는 부담 역시 증가할 수 있는 만큼 고위험군이라면 주의를 기울여 컨디션을 관리하는 것이 권장된다.
다만 최근 들어 파열성 뇌동맥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과거에는 뇌동맥류 파열이 진행된 사후에야 진단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매년 비파열성 뇌동맥류의 사전 진단 및 치료가 꾸준히 증가하는 탓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5년 비파열성 뇌동맥류 환자는 20만 9242명으로, 2020년 12만 3579명 대비 약 69%가량 증가했다.
비파열성 뇌동맥류 진단 시 환자의 상태에 맞춰 수술 및 시술을 결정하게 된다. 과거에는 개두술로 머리뼈를 열고 직접 뇌동맥류 입구를 클립으로 결찰, 차단하는 뇌동맥류 경부 결찰술이 주로 시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절개 없이 사타구니 대퇴동맥 등을 통해 뇌동맥에 접근해 백금코일 등을 넣어 뇌동맥류를 차단하는 색전술도 다양하게 시행되고 있다.
특히 혈관 내에 기구를 삽입해 내부 혈류를 차단, 파열 위험을 낮추는 색전술은 최근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그물망 모양의 혈류 차단기 WEB(Woven EndoBridge)을 활용한 색전술은 코일 색전술의 한계를 보완하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남베드로병원 신경중재의학과 서대철 교수팀 역시 뇌동맥류 형태에 따른 WEB 활용 전략 분석 등 관련 연구를 이어가며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서대철 교수는 "뇌동맥류는 터지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비파열 뇌동맥류를 미리 발견하면 추적 검사 및 수술, 시술 등 환자의 상태에 적절한 치료 전략을 세워 파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만큼 적극적, 선제적인 관리를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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