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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석이 띄운 '폰 프리 스쿨'…참여도·실효성이 성패 가른다

2026.07.05 05:01

식사·쉬는시간도 스마트폰 사용 제한
빈 자리엔 독서·예술·체육 교육활동
강제성 없기에…토론, 설득과정 필수
폰 프리 20년 화성고, 학업성취도↑
등교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학생.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페이스북 캡처

'경기교육 대전환'을 내걸고 민선 9기를 출범한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폰 프리 스쿨(phone free school)'을 추진한다.

학교 내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고 대신 독서활동이나 음악·체육 교육 등 면대면 활동을 늘리자는 것인데, 참여도와 실효성 여부에 따라 정책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쉬는시간도, 점심시간도 제한…"강제성은 없어"


5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안 교육감은 취임 직후 폰 프리 스쿨 추진단을 위촉하고 본격적인 정책 구상에 들어갔다. 폰 프리 스쿨은 교육활동과 관련 없는 휴대전화는 사용을 제한하는 정책이다. 스마트폰에서는 멀어지고 학생들 간 대인관계나 성장활동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시대가 바뀌며 체험학습이나 운동회 등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 구성원 간 상호작용할 수 있는 환경을 되살려 교육 본질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원칙적으론 현재도 수업시간 중에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다. 초·중등교육법 20조의5는 특수교육이 필요하거나 긴급상황 등을 제외하곤 수업 중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선 학교장 재량에 따라 점심시간이나 쉬는시간에는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폰 프리 스쿨(phone free school) 추진 방향. 경기도교육청 제공

추진단이 검토 중인 방안은 일괄적으로 교내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다. 식사·쉬는시간을 포함해 하교하기 전까지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막는다.

다만 아직까지 강제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추진단 관계자는 "현재도 원칙적으론 학교 내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이긴 하지만, 폰 프리 스쿨은 쉬는 시간을 포함해 등교부터 하교까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며 "강제적으로 시행할 것은 아니고, 여러 방법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자발적 참여' 어떻게 만드나…"토론하고 설득"


결국 추진단의 과제는 학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강제성이 없는 상황에서 학교와 학생, 학부모를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현재 초등학교에선 학생이 휴대전화를 자체 보관하고 수업 시간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학교는 등교 후 교사가 일괄 수거하고, 고등학교에선 교사 수거와 학생 보관이 혼용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사용하지 않는 공기계를 제출하며 교사들 눈을 피하거나, 휴대전화를 가져오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하는 일이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추진단은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학교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설명하며 설득하겠다는 방침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계속 불거지고 있는 온라인 도박이나 단체 대화방 따돌림 같은 문제도 주요 대상이다.

다만 부정적인 측면에만 매몰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할 시간에 토론이나 운동 등으로 개선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추진단은 휴대전화가 사라진 자리를 채울 활동으로 'LAS(Literacy·Arte·Sports)'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가상공간 대신 현실에서 동료들과 문해력(Literacy)·예술(Arts)·스포츠(Sports) 교육을 진행하며 상호작용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추진단은 폰 프리 스쿨에 참여하는 학교에는 예산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학생들이 LAS 교육에 사용할 악기나 체육도구, 독서구입 비용 등을 지원하는 당근책이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경기도교육청 제공

스마트폰 빈 자리, 독서·영어토론이 채웠다…학업성과는 덤


20년 가까이 폰 프리를 시행중인 화성고등학교 사례는 경기도교육청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 화성고는 2005년부터 폰 프리 운동을 하고 있다.

현재 추진단 공동단장이자 당시 교장이었던 최승일 전 교장은 화성고에 폰 프리 운동을 전파했다. 최 전 교장은 "당시에는 스마트폰도 없었던 시절이지만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보니 교우관계가 단절되고, 주의력도 산만해지는 것을 느꼈다"고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최 전 교장은 학부모회, 학생 자치회와 협의 끝에 교내에선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들이 오전 7~8시 등교하고 휴대전화를 제출한 뒤 하교 시간인 오후 11시 이후에 받아가는 식이다. 학생 대부분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탓에 학교 측은 취침 시간 전에 다시 휴대전화를 수거하며 사용을 통제했다.

시행 초기에는 학생들의 반발도 있었다. 하지만 최 전 교장은 학생들과 토론하는 자리를 계속 만들고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을 설명했다. 또 휴대전화를 거둔 대신 독서 멘토링 교육과 영어토론은 도입하며 학생들의 체질을 변화하려 했다.

폰 프리 운동이 정착하며 자연스럽게 학업성취도가 따라왔다. 폰 프리 운동 20년차인 올해 화성고(졸업생 포함)의 서울대 합격자는 44명으로 전국 일반고 중에서 가장 많다. 전국적으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최 전 교장은 "서울대 진학의 비결을 폰 프리 운동으로만 봐서는 결코 안 되지만,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면서 토론과 사고하는 환경이 자리 잡은 것은 맞는다"며 "여기에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전 교장은 "폰 프리 스쿨이 자리 잡기 위해선 학생들이 스스로 인식을 바꾸고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소통하고 사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안민석 교육감 역시 유학 시절에서 이러한 필요성을 느끼고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진단은 다음 주부터 안양 등 학교 현장을 찾아 학부모와 학생 등을 상대로 폰 프리 스쿨 설명회를 갖는다. 경기도교육청은 최대한 빠른 시일에 폰 프리 스쿨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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