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전
[단독]가습기살균제 '태아피해' 분류 지운 정부…"별도 관리 필요"
2026.07.05 05:01
핵심요약
가습기살균제가 판매되기 시작한 건 1994년,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를 통해 폐 손상과의 인과관계가 처음 확인된 건 2011년입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혹은 태어난 직후부터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태아·영유아 피해자들은 이제 10대부터 30대 청년이 됐습니다. 정부가 인정한 피해자는 사망 1418명, 생존 6037명입니다. 이 가운데 10대는 1034명, 20대는 1056명, 30대는 223명입니다. 이들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태아·영유아 피해자들의 현실을 짚어봅니다.
"제 딸은 2017년 '태아피해'자로 등록됐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피해자 인정서에 '태아피해'란 말이 사라졌어요. 지금은 그냥 구분란엔 '통합'이라고 적혀 있고, 폐질환 3단계, 건강피해등급은 '등급외'라고만 해요. 태아피해자인데, 그냥 지금 폐질환을 앓고 있는지, 폐질환이 얼마나 심한지에 따라서만 구제급여를 지급하고, 아기 때부터 앓아온 원인 모를 다른 질환이 악화돼 항암을 하고 죽을 뻔했어도 가습기살균제 피해로는 인정해주지 않는 거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이자 태아피해자의 엄마 정소은씨, 가명)
정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청을 받아 피해자 인정을 하던 초창기엔 '태아피해'를 별도로 분류했지만, 2020년 시행령 개정 이후 이런 구분을 별도 안내 없이 삭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더 많은 질환을 피해로 인정하기 위해 피해자 유형을 분류하기보다는 개개인의 질환에 집중했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신체가 완성되기 전에 노출된 태아 및 영유아 피해자는 별도의 추적관리와 그에 따른 복합적인 피해 인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개인별 심의로 더 많은 질환 피해 인정"했다는 정부…결과 제각각
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소속 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의 '가습기살균제 노출과 질환 간 역학적 상관관계 연구'를 통해 건강피해 인정 질환을 확대해 왔다.초기에는 폐 섬유화만 인과관계를 인정하던 데서 나아가, 2021년 건강피해 입증 근거를 종합·정리한 보고서 1판 발간을 시작으로 2024년 12월 4판이 발간되는 동안 △급성 상기도염증 △만성 상기도염증 △급성 하기도염증 △천식 △기관지확장증 △폐렴 △간질성 폐질환 △만성 폐질환 △폐암 △결핵 등 10개 질환의 인과관계를 입증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업무를 담당해온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CBS노컷뉴스에 "10개 인정 질환 이외에도 호흡기계 피해가 있으면서 이와 연계된 눈, 귀, 피부, 정신과, 산모의 유산·사산 등 다른 질환도 건강피해 관련성을 일부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2017년 3월 당시 환경부(현 기후부)가 확정한 '태아피해' 인정은 더 이상 이뤄지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과거에 인정됐던 피해자들에 대한 인정 확인도 중단됐다.
당시 환경부는 △임신 전이나 임신 중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1·2단계 폐질환 피해자로 인정받은 산모가 유산 또는 사산한 경우 △같은 조건의 산모가 조산이나 저체중아 출산 등을 겪은 경우 △같은 조건의 산모가 낳은 아이의 건강에 문제가 있고, 이 문제가 온전히 산모의 영향이라고 판단되는 경우를 태아피해자로 인정한 바 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과거 피해자 인정 시 별도로 분류했던 '태아피해'가 인정 항목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CBS노컷뉴스에 "2020년 시행령 개정 이전에는 '태아피해'를 하나의 인정질환으로 관리했지만, 현재는 '산모의 건강 피해'를 개별적으로 심사하는 방식으로 제도가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기후부 관계자는 "여러 질환이 있다 보니까 2020년 법을 개정하면서 그런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종합적으로 보게끔 바꾼 것"이라며 "없어진 게 아니라 더 포괄적으로 넓어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앞으로 건강피해 인과관계 연구를 호흡기계 급성 질환 중심에서 만성전신질환, 혈관질환 및 후유증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기와 신체가 제대로 만들어지기도 전부터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된 태아 및 영유아 피해자 가운데에는 인정 질환과는 거리가 있지만 가족력 없는 특이 질환에 시달리거나 처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피해는 대부분 이미 10년 이상 진행 중이다. 그에 대한 피해구제위원회의 인정 결과는 제각각이다. 피해자 인정 심사 내용은 철저히 비공개로 관리되며, 인정 또는 부인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최근 가습기살균제를 사회적 참사로 인정한 법 개정으로 피해구제위원회 명칭이 국가배상을 위한 배상심의위원회로 바뀌지만, 피해자들이 배상심의위의 자의적 판단이 아닌 명확한 배상 기준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이에 기후부와 국무조정실은 오는 10월 8일 개정법 시행 전 마련을 목표로 배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1998년생인 황준호(28·가명)씨는 1999년부터 유치원에 다닐 때까지 여러 종류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한 영유아 피해자다. TV 광고를 본 부모님이 '아이들 방을 깨끗하게 가습해주자'는 마음으로 제품을 구매해 가끔씩 사용했다고 한다. 준호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2012년 오른쪽 폐에 기흉이 발생해 수술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몇 년 뒤 왼쪽 폐에도 기흉이 발생하고 재발하는 등 수술과 시술,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아 왔다.
어릴 적 한 방에서 함께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던 세 살 터울의 준호씨 형도 2013년 양쪽 폐기흉과 늑막염이 발견돼 첫 응급수술을 받았다. 이후에도 흉통을 자주 겪고 있다. 두 사람 모두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했다.
준호씨는 2017년 2월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법 제정을 앞두고 2016년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으로 대두됐을 때에서야 가습기살균제 사용 사실을 인지했다. 준호씨는 "형과 함께 2017년 국립중앙의료원에 가습기살균제 노출 및 건강모니터링을 신청했다"며 "이어 2019년 가습기살균제 사용은 확인됐지만 그로 인한 건강피해는 인정되지 않아 '노출확인자'로 분류됐다"고 했다. 당시만 해도 인과관계는 폐 섬유화 등에 한해 제한적으로 인정되던 시기였다.
인정 질환 범위도 협소했지만 태아피해처럼 별도의 '영유아피해' 분류가 없던 탓이다. 준호씨는 2023년 9월에서야 피해자로 인정됐다. 5개 단계의 피해등급인 초고·고도·중도·경도·경미 가운데 '경미' 등급을 받았다. 준호씨의 형은 피해자로는 인정됐지만 등급을 부여하지 않는 '등급 외' 판정을 받았다.
가습기살균제가 이들 형제에게 끼친 피해는 과연 '경미 이하'일까.
가족력 없는 혈액 질환, 골수이식 수술하고도 지원 못 받아
"유치원 들어가기 전, 기억이 남아 있는 어릴 때부터 귀에서 '지지직' 매미 소리나 티브이(TV) 소리처럼 이명이 들리곤 했어요. 그때는 다른 친구들도 다 그런 줄 알았죠."2001년 11월 조치원에서 태어난 이현주(24세·가명)씨는 어린 시절 종종 환각과 환청을 경험했다. 두 살 터울의 오빠도 같은 증상이 있어 그때는 '다른 친구들과 뭔가 다르다'는 걸 알지 못했다.
2006년 3월 유치원에 가면서 받은 보건소 건강검진 결과가 한 달 뒤 나왔다. 혈색소 수치가 너무 낮아 병원에 가봐야 한다고 했다. 백혈구, 혈색소, 혈소판, 절대호중구수 모두 정상 수치보다 낮았고, 이듬해인 2007년 5월 18일 충북대병원에서 재생불량성 빈혈 판정을 받았다.
현주씨의 엄마 정소은(56)씨는 "현주는 정상적으로 자연분만을 했는데 태어난 지 사흘째 집에 온 날부터 아팠어요. 기침이 심해지더니 중이염도 와서 항생제를 늘 달고 먹었어요. 첫째와 저는 천식이 와서 아팠는데, 그때는 아이들 돌보느라 제 아픈 건 생각도 못 했고요"라고 말했다.
정씨는 2003년 10월 1일 천식 판정을 받았다. 1999년생인 오빠도 5세 되던 해 여름 석 달간 기침을 밤낮없이 하더니 같은 해 12월 1일 천식 판정을 받았다.
현주씨 가족은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제품을 2001년 1월부터 2006년 봄까지 약 5년간 사용했다. "그때는 아기 있는 집에서 가습기살균제를 많이 썼어요"라고 정씨는 말했다. 물 2리터당 10밀리리터 정도를 쓰라고 적혀 있어 용량을 정확히 지켜 넣었고, 기침하는 아이들을 위해 잠잘 때는 머리맡에, 낮에는 아이들이 노는 바로 앞에 가습기를 놓아뒀다고 한다.
정씨는 "공기청정기도 같이 사용했는데, 당시 공기청정기가 빨간색으로 돌아가던 기억이 나요.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나중에 실사 나온 교수님이 그러더라고요"라고 했다.
정씨는 10년 뒤인 2016년 4월 환경산업기술원에 피해자 등록을 했다. 천식을 앓고 있던 정씨와 오빠는 바로 피해자로 등록됐다. 그해 12월 가습기살균제 피해 조사를 위해 현주씨 집에 실사를 나온 교수는 현주씨의 혈색소 기록을 유심히 보며 잘 챙겨두라고 했다.
현주씨도 마침내 2017년 '폐질환 3단계, 태아피해'가 인정된 피해자로 등록됐지만 그뿐이었다.
폐질환과 천식은 과거 병원 기록과 진료비 영수증, 세부내역서, 약제비 증빙 등을 떼어 오면 이전에 낸 치료비도 일부 돌려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의료기록은 10년 치만 보관된다. 다행히 현주씨와 오빠가 아기 때부터 다니던 동네 병원 원장이 처분하지 않고 갖고 있던 13년 치 서류를 모두 복사해줬다.
기술원에서는 정씨와 오빠의 천식 관련 지급 내역만 '인정 질환'으로 소급해줬다. 재생불량성 빈혈 등을 앓던 현주씨의 잦은 병원 진료비는 전혀 돌려받지 못했다. 질병코드가 J로 시작하는 호흡기질환만 인정된다고 들었다.
정씨는 "1년에 병원비가 많게는 400만 원도 더 들었어요. 생활비보다 의료비가 더 많이 나갔으니 비정상이죠. 남편이 군청 다니는 공무원이었는데, '왜 이렇게 의료비가 많냐'고 이상하다는 말이 나왔어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질병코드 J로 시작하는 호흡기질환 치료비만 '영수증 증빙시' 보상
현주씨는 가와사키병에 걸리거나 온몸에 사마귀가 나는 등 병원 신세를 지며 컸다. 장염도 달고 살았는데, 한 번은 증상이 너무 심해 한 학기가 거의 끝나갈 때쯤에서야 등교할 수 있었던 적도 있었다. 체온은 항상 37도대로 높은 편이었다.첫 월경을 시작한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는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극심한 피로감을 느껴 낮잠을 자야 했다. 학년이 올라가 시험기간이 돼도 낮잠을 자야 생활할 수 있었다. 3시간 이상 뭔가에 집중하면 멀미가 났다. 친구들과는 뭔가 다르다고 느낀 것도 그때부터였다. 중학교 때는 엄마 모르게 자해를 한 적도 있다.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부터는 체력의 한계와 싸워야 했다.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 만화창작과 진학을 희망했던 현주씨에게 6시간씩 그림을 그리는 '애니메이션고' 생활은 쉽지 않았다.
말 그대로 '죽을힘을 다하던' 고3 때는 백혈구 수치가 2천, 절대호중구수는 516(/μL)까지 떨어졌다. 백혈구의 일종인 호중구는 체내에 침입한 세균이나 진균을 제거해 인체를 보호한다. 정상 범위는 1800~7천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감염에 취약하며, 500 이하로 떨어지면 감염 위험이 매우 높고 자가출혈도 일으킬 수 있다. 현주씨는 이듬해 그렇게 원했던 애니메이션학과 20학번 신입생이 됐지만, 1년 만에 학교를 떠나야 했다.
"휴학을 하려면 1학년은 마쳐야 했는데 2학기 때 수치가 간당간당했거든요. 3일 간격으로 토하고, 수액 맞고. 그렇게 버티다 휴학하던 날 여태까지 쟀던 것 중 가장 안 좋은 혈액수치를 받았어요. 절대호중구수가 275(백혈구수 1100)까지 떨어진 거예요."
지역 병원에서는 당장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했고, 그렇게 찾아간 강남성모병원에서는 골수이식 수술을 받자고 했다.
현주씨는 2021년 약물 치료를 시작해 2022년 1월 골수이식 수술을 받은 뒤 자가면역질환과 폐렴, 림프종으로 계속 병원 치료를 받다가 2023년 1월 항암 치료를 마치고 퇴원했다. 가족력도 없는 병마와 싸우다 정말 죽을 뻔했지만, J코드가 아닌 질환들은 전혀 지원받지 못했다.
현주씨가 요즘 싸우는 건 병마가 아닌 무력감이다. 학교를 마치지 못했고 하루에 길어야 반나절밖에 일할 수 없는 체력이지만, 20대인 현주씨는 사회 구성원으로 남들처럼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노력을 안 해본 건 아니거든요. 아르바이트도 구해 보고, 공부도 더 해보려고 했는데 체력은 안 되고. 저희 같은 사람들은 거의 병원에 처박혀 있다가 나오다 보니까 사회성 회복이 먼저거든요."
현주씨는 나라에서 제공하는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줄줄 꿰고 있을 정도로 일자리를 구하는 데 관심이 많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만화를 그려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했다. 사회성을 키우기 위해 상담 프로그램도 꾸준히 이용했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현주씨는 "가습기살균제에 대한 기사도 많이 나지 않고 관심도 적지만, 태아피해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질병과 남들의 3분의 1도 안 되는 체력으로 20대 청년기를 살아가고 있다"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에게 사회가 연대해주고 피해자들의 삶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다 트라우마가 있거든요. 엄마도 죄책감으로 힘들어하고 아빠도 같이 흔들리고. 아픈 것도 문제였는데, 그게 정말 어이없는 원인 때문이라는 걸 알고 나서 가족들이 한 번 더 위기를 겪는 거예요."
태아·영유아, 성장과정서 이어지는 삶의 위기…가족 전체의 위기도
전문가들은 가습기살균제 태아 및 영유아 피해자들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움이 큰 만큼, 더욱 세심한 추적 관찰과 복합적인 영향에 대한 적극적인 피해 인정과 배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대한직업환경의학회 박소영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지난달 18일 환경·보건 분야 7개 학술단체가 국회입법조사처와 진행한 심포지엄에서 "제일 안타까운 건 10대 미만 소아 피해자들과 출생 직후 노출된 피해자들"이라며 "성인보다 훨씬 심한 건강 영향을 남길 수 있고, 현재 가장 건강한 20대에게 어떤 건강 영향이 나타날지 예측하거나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소아 피해자는 개인 피해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피해로 이어졌는데도 그동안의 구제제도에서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국가배상체계는 초창기 구제제도에서 반영하지 못했던 실질적 피해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한예방의학회 김경남 연세대 환경역학연구실 교수는 "태아기와 영유아기는 폐, 신경계, 면역계 및 여러 장기의 구조와 기능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라며 "이 시기 유해물질 노출은 즉각적인 질병을 일으키지 않더라도 장기의 성장과 기능을 최적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기능, 면역기능 또는 신경발달 수준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한 상태로 성장할 경우 아동기와 청소년기뿐 아니라 성인기에 이르러 신체적 건강 문제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신체기능의 저하는 학업, 취업, 사회참여 및 대인관계에 영향을 미쳐 정신적·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사회적 참사로 인정하고 국가 주도 배상체계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영유아기 노출 피해자의 폐기능 및 이상소견 등에 대한 추적관찰을 강화해 전 생애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후 마련돼 오는 10월 8일 시행을 앞둔 새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과 시행령 개정안에는 이 같은 관리방안을 담은 조항이 없다. 특별법 제22조는 피해자가 1년에 1회 이상 건강모니터링에 협조하도록 하고, 정당한 사유 없이 연속 2회 이상 참여하지 않으면 계속치료비 지급을 중단할 수 있도록 규정했을 뿐이다.
계속치료비 지급의 기준이 되는 건강모니터링은 피해자와 배상주체인 가해기업, 정부 가운데 누구에게 유리할까. 박소영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의 '가역성(可逆性)'에 주목한다.
박 교수는 "(질환이 심했을 때) 1년에 병원을 100번 가고 중환자실에 입원하기도 했는데도 15~20년이 지난 현재의 폐기능을 중심으로 (배상 기준이 되는 중증도를) 판단하다 보니 많은 피해자가 가역적 피해를 회복한 상태"라며 "가습기살균제 피해는 시간이 흐를수록 배상주체에게 유리하게 판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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