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금 이자 독식 끝?”…140개 기업 뭉친 OUSD, 서클 정조준 [크립토360]
2026.07.04 22:26
리워드·캐시백 전환 땐 ‘우회 이자 지급’ 규제 변수
USDC 손잡은 코인베이스, OUSD에도 베팅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14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이 ‘오픈USD’(OUSD)를 앞세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뛰어들었다. 준비금 이자를 참여 기업과 나누는 새로운 구조가 글로벌 2위 달러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서클의 수익모델을 흔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디지털자산업계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인 오픈 스탠다드(Open Standard)는 지난달 30일 OUSD 출시 계획과 함께 참여 기업 목록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스트라이프, 블랙록 등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 카카오뱅크, 삼성카드, 삼성전자, 두나무 등 국내 기업들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OUSD의 가장 큰 차별점은 준비금 운용 수익을 생태계 참여 기업과 공유한다는 데 있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이용자가 맡긴 달러를 국채 등 안전자산에 투자해 이자 수익을 얻는다. 기존에는 관련 수익이 주로 발행사에 돌아갔다면 OUSD는 발행·상환과 결제, 기업 고객 유치 등에 기여한 기업에 준비금 수익을 나눠주는 구조를 지향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향후 테더, 서클로 구성된 스테이블코인 시장 내 양강구도를 재편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스테이블코인 산업 경쟁이 ‘발행량 확대’에서 ‘준비금 수익 배분과 네트워크 확보’ 중심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사티쉬 파델 코인셰어즈 애널리스트 또한 OUSD에 대해 “서클의 발행사 중심 수익모델에 직접적인 도전이 될 수 있다”며 “(OUSD의 준비금 분배 모델은) 유통 파트너들과 USDC 준비금 수익을 더 많이 공유해야 한다는 압박을 키운다”고 분석했다. 특히 대형 결제·기술 기업들이 경제적 이해관계가 잘 맞는 모델을 선호할 경우 서클의 수익성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은 OUSD 발표 직후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달 30일 서클 주가는 17.6% 하락한 62.6달러를 기록했다. 쟁쟁한 글로벌 참여 기업을 확보한 OUSD가 USDC의 경쟁 심화를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투자심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OUSD가 단기간에 USDC의 점유율을 빼앗을 것이란 우려는 성급하다는 반론도 나온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USDC는 이미 730억달러(약 111조6900억원) 규모가 발행된 만큼 기존 유동성과 선점 효과를 무시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홍 연구원은 “파트너사들이 얼마나 적극적일지도 미지수”라며 “기업별로 준비금 수익을 얼마나 가져갈 수 있을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서클 역시 주요 유통사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OUSD가 금융 및 탈중앙화금융(DeFi) 생태계에서 USDC만큼 개방적인 개발 환경을 갖출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서클은 현재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관련 기능과 자체 레이어1 블록체인 ‘아크’(Arc), 서클 페이먼츠 네트워크(CPN) 등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확대하고 있다.
OUSD가 실제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아직 발행 법인과 라이선스 취득 방식, 준비자산 관리 구조 등 핵심 사항이 대부분 공개되지 않은 데다 준비금 수익 배분 모델을 규제당국이 어떻게 해석할지도 경쟁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은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단순 보유를 이유로 이자를 지급하는 구조를 금지하고 있다. 후속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을 둘러싼 논의에서도 스테이블코인 관련 보상이 증권성이나 우회적인 이자 지급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기준을 정립하는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지고 있다.
홍진현 연구원은 “오픈USD가 유통사에 준비금 수익을 배분한 이후 유통사가 이를 다시 이용자에게 리워드·캐시백·예치 보상 등의 형태로 지급할 경우 규제상 ‘우회적 이자 지급’으로 판단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향후 법안과 감독기관의 해석을 통해 허용 범위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픈 스탠다드 참여사 명단에 미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포함된 점도 눈길을 끈다. 코인베이스는 현재 서클과 USDC 사업을 통해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유통 파트너다. 동시에 경쟁 스테이블코인인 OUSD 생태계에도 참여하면서 양쪽 모두에 발을 걸친 셈이다.
업계에서는 코인베이스의 결정을 두고 ‘전략적 헤지 수단’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파텔 애널리스트는 “USDC 수익 기회를 유지하면서도 향후 더 유리한 수익 배분 구조를 제공할 수 있는 경쟁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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