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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VIEW]시진핑은 왜 군사력 강화와 애국교육에 몰두할까

2026.07.04 10:00

군사력 키워 2049년까지 미국 추월 목표
중국 주도 국제질서인 중국몽 완성 추구
공산당 105주년 기념 연설서 '강군' 강조
대만통일 추구도…강국건설 '중국식'으로
내부적으론 애국교육 강화해 사상 통제
다시 실용주의로 돌아갈 수 있을지 주목
7월 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제105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박수를 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대내적으론 '일인지배 강화', 대외적으론 '힘에 의한 패권 추구'를 갈수록 노골화하고 있다. 2013년 국가주석에 취임한 시 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처음으로 2022년 10월 3연임에 성공한 이래 일인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인민해방군 최고 지휘부를 대거 물갈이한 데 이어 강군 육성을 천명하고 나섰다. 이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래 중국 정책의 기조이자 경제성장의 도약대가 됐던 실용주의 노선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시 주석의 의도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1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 연설이다. 시 주석은 이날 "금세기 중엽까지 우리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완전하게 건설하고, 두 번째 '100년 분투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를 해석하면, 군사력을 더욱 길러 2049년까지 미국을 넘어서는 세계 최강의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건설하겠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중국몽', 즉 '팍스 차이나(Pax China: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를 실현하겠다는 의미다. 대만독립 분열 세력 타격, 외부 세력 간섭 반대, 조국 통일의 추진도 강조했다.

시 주석 발언의 맥락을 해석해보면 숨은 의도가 드러난다. '두 번째 100년 목표'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중국 공산당식 제도와 방법론)를 앞세워 신중국(공산 중국) 성립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미국을 넘어서는 사회주의 현대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는 시 주석이 지난 2017년 제9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제시한 국가발전 방법론이자 목표다. 이번에 '강국'이란 문구를 추가해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을 두 번째 100년 목표로 제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7월 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제105주년 기념행사에서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당기를 들고 입장하는 군인들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뉴스1

시 주석은 "강국이 되려면 반드시 강한 군대가 있어야 한다"며 "군을 세계 일류 군대로 더욱 빠르게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력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힘에 의한 국제질서 주도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를 이루기 위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방법론으로, 중국몽을 목표로 각각 제시했다. 중국몽은 달리 말하면 미국과의 수평적 관계를 형성하고 중국식 강대국 외교를 통해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이는 1895년 청일전쟁 패전 이래 중국이 상실했던 동아시아 패권국 지위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경제와 군사 분야에서 미국을 누르고 글로벌 초강대국으로 올라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역사적으로 중국 통일왕조들이 추구했던 중화주의 국제질서를 부활하겠다는 의미다. 시 주석이 추구하는 '초강대국 중국 중심의 국제질서'는 청나라 전성기 때 그려진 만국래조도(萬國來朝圖)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이 가능하다. 건륭제(1736~1795년) 시절인 1760~1761년 신년하례를 위해 베이징 자금성에 모인 수많은 외국 사절단의 조공 행렬을 묘사한 작품이다. 세계의 중심을 차지한 강대국 청나라에 주변국가들이 선물을 들고 인사하러 오는 모습이다. 중화 중심주의, 강한 군대, 국제질서 주도 등의 개념이 함축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청나라 건륭제 때 제작된 만국래조도에 그려진 조선 사신의 모습. /사진=퍼블릭 도메인


시 주석의 중국 공산당은 대외적으로 중국몽을 추구하면서 대내적으로는 강력한 사상통제를 추진한다. 2024년 1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애국주의 교육법'을 실시하면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사상·체제·중화주의 캠페인인 애국교육을 강화했다. 전국의 학교·국가기관·기업·단체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애국 사상 교육을 법제화·의무화해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 사상과 함께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중점적으로 가르친다. 여기에 미화된 중국 역사 교육으로 '중화민족'의 자부심을 고취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구 가치관 유입을 차단하면서 중국 공산당 일당독재 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중화민족의 공동체 의식을 확립하면서 시 주석을 그 구심점에 놓고 있다.

중국 베이징의 고궁박물원이 소장하고 있는 청나라 건륭제 때의 그림인 만국내조도./사진=퍼블릭 도메인

이는 1978년 이래 중국의 경제적 번영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주의 사상과 여러모로 대조적이다. 덩샤오핑의 사상은 실사구시(實事求是)와 흑묘백묘론(黑苗白描論)·선부론(先富論)·도광양회(韜光養晦)로 요약할 수 있다. 실사구시는 '이념보다 실질을 중시'하는 접근법이고, 흑묘백묘론은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 철학이다. 선부론은 '능력 있는 자가 먼저 부자가 되어라'는 능력주의 경제개념이고, 도광양회는 실력을 감춰 강대국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경제 성장에 집중해 힘을 기르는 외교 책략이다.

1981~1989년 덩샤오핑 이래 장쩌민(江澤民·1993~2002년 집권)과 후진타오(胡錦濤·2002~2013년 집권) 등 중국 지도자는 개혁파로서 보수파를 달래가며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어왔다. 대표적인 것이 덩샤오핑이 주도한 1982년 개헌에서 '공산당은 사회주의, 무산계급독재, 공산당 영도,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쩌둥 사상의 4원칙을 지킨다'는 내용의 '4항 기본원칙'을 헌법에 반영한 것이다. 공산당 권위에 대항하는 급진적인 개혁 요구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헌법에 넣으면서 중국의 개혁개방은 정치개혁 없는 경제개혁임을 분명히 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지도자 덩샤오핑. /사진=퍼블릭 도메인

헌법에 이러한 내용이 들어간 것은 개혁·개방 과정에서 개혁파와 보수파의 갈등이 있었으며 이를 서로 타협해 문제를 해결했음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중국은 경제적으로 개혁개방을 해도 정치적으론 공산당 지배의 핵심 요소인 '인민민주주의·일당독재·사회주의'는 변함없이 유지해왔다. 경제는 자유화, 정치·사회통제는 보수라는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갖는 이중성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번 중국공산당 창당 105주년 기념대회를 계기로 시 주석은 보수 일색의 더 큰 변화를 예고했다. 1978년 이후 개혁개방으로 쌓아 올린 경제력을 바탕으로 대내적으론 애국 교육으로 사상 통일과 일인지배를 강화하고 대외적으론 '중화 제국'의 부활을 노리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았다. 특히 강군 육성과 대만통일을 앞세우면서 자신이 내세운 중국몽의 본질을 대놓고 드러냈다. 그러면서 인민해방군에 '정치적 군대 건설' 등을 요구하면서 공산당 중앙군사위 주석인 자신의 권위를 강조했다. 군사력 확장과 대만 통일 문제에서 내부 이견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7월 1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제105주년 기념행사. /로이터=뉴스1

이처럼 시 주석은 반대 목소리를 잠재우고 중국몽을 최우선에 올려놓으면서 오랜 개혁과 실용주의 궤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덩샤오핑의 개혁개방은 대약진운동(1958~1952), 문화대혁명(1966~1976) 등으로 중국의 낙후를 불렀던 마오쩌둥의 이념 중심주의와 권력 지상주의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했다. 결국 이념의 시대를 새로운 실용주의의 시대로 전환하면서 중국은 번영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중국이 경제력을 키워 이제 G2 국가로 부상한 것은 이러한 실용주의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시 주석은 현대 중국 발전의 역사적 배경을 도외시한 채 그간 실용주의로 축적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패권주의적인 중국몽을 추진하고 있다. 시 주석의 일방주의 노선이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언젠가 실용주의로 돌아올 수는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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