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는 언제부터 잘못됐을까? 일본 기자가 콕 집었다 '이 사람'
2026.07.04 07:15
'한국 축구에는 없다' 일본에 있는 '연속성·시스템'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아시아의 영원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의 축구 수준 차가 극명하게 보인 무대이기도 했다.
한국은 남아공전 무기력했던 패배를 포함해 1승2패(승점 3)를 기록, 조 3위로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반면 일본은 네덜란드·스웨덴과 비기고 튀니지를 4-0으로 잡는 등 성과를 냈다.
일본 역시 32강서 브라질에 패해 기대만큼 높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특히 한국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불공정성 의혹과 잡음 등이 대회 내내 계속 발목을 잡았지만, 일본은 8년 동안 한 감독 아래에서 체계적 시스템과 축구 철학이 뿌리내렸다는 점에서 단순한 성적 이상의 큰 대조를 이루고 있다.
A대표팀의 최근 3경기 한일전 전적도 한국의 전패다. 일각에선 한국과 일본의 축구 수준 차이가 이제는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크게 벌어졌다며 우려한다.
일본 축구 산업 관계자들은 그 이유에 대해 "일본에 있는 연속성과 시스템이 한국 축구에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 축구 현장 취재를 10년 이상 해 오고 있는 일본의 요시자키 에이지 기자는 <뉴스1>에 "한국 축구 문제의 시작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부터였다"고 지적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단순히 불성실한 태도로 임하고 아시안컵에서 실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그러면서 "거기서부터 잘못됐고 이후 여러 감독대행을 거쳐 홍명보 감독까지 선임됐지만 급급했고 결국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는 이렇다 할 색깔이 없기에 이르렀다.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서 대한축구협회가 어떤 그림을 그리려는지가 보이지 않으니 재미도 없더라"고 했다.
한 나라의 축구대표팀은 단순히 한 대표팀일 뿐 아니라 그 나라 축구 전체의 시스템과 환경을 대변해 주는 단체이기 때문에, 일본 기자의 이 지적은 더욱 뼈아프다.
반면 일본축구협회와 일본 축구대표팀은 장기적 플랜 아래에서 연속적인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제 일본 대표팀에는 누가 오더라도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원하는 축구를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일본은 주축들이 대거 부상으로 쓰러졌지만 경기력과 조직력에는 이상이 없었다.
또 다른 기자 모리 마사후미는 "일본 축구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급히 계획을 세운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준비하며 결승전까지 염두에 둔 종합 전략을 세웠다"면서 "장기적 계획을 세우는 것은 일본 문화의 특징이다. 때로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대한 대응이 느릴 수도 있지만, 예상 범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면 매우 정교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여자축구리그 유일한 한국인 지도자인 목선정 니가타 레이디스 코치는 지도자 입장에서 차이를 설명했다. 큰 틀에서는 지적하는 점이 비슷했다. 다만 그는 '일본에 있는 시스템이 한국에는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대학교까지 축구를 하다 일본에서 유스 코치부터 시작해 현재는 성인팀 코치를 맡고 있다.
목 코치는 "일본 지도자들은 하나의 큰 시스템을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같은 의도를 갖고 코칭을 한다. 이는 훈련에서의 컨트롤, 패스, 템포 등 세세한 것까지 다 영향을 미친다"면서 "반면 한국은 협회에서 나름의 노력을 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현장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통일된 코칭과 목표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에 처음 왔던 게 13년 전인데, 그때부터 일본 현장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와 그 방법론이 공유됐다"고 전했다.
또한 목 코치는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려줬다. 일본은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 한참 전부터 자신들의 장점과 단점을 명확하게 분석했다고 한다.
그는 "일본축구협회는, 일찍부터 일본이 지구력은 좋지만 폭발적인 강한 움직임은 약하다는 것을 알았다. 대신 짧은 패스로 짧게 짧게 만들어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충분히 경쟁력 있다는 분석을 했다. 이에 따라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훈련, 그 훈련을 위한 지도자를 길러내는 훈련 시스템을 구축했다. 유소년 8인제도 그래서 만들어졌다. 그리고 단점인 피지컬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다. 요시자키 기자는 "선수들의 유럽화가 진행된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꼽았다. 이번 월드컵에 나선 일본 스쿼드 26명 중 23명이 유럽파였다. 유럽에서 뛰는 일본 선수는 100명이 넘는다.
요시자키 기자는 "일본 선수들의 사고방식은 유럽식 생각으로 표준화가 돼 있다. 이제는 경기 중 유럽 사고방식으로 빠른 판단과 실행이 가능하다"고 짚었다.
다만 이 문제는 한국 특유의 병역 문제 등 복잡한 이슈와도 맞물려있다. 한국은 전성기 선수들이 병역 문제로 유럽 이적시장서 큰 메리트를 갖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축구 문화에 대한 영향도 있었다.
최근 한국은 점심시간에 운동장에서 학생들의 축구가 금지되는 학교가 늘고 있다. 다친다거나 학업에 방해가 된다는 학부모들의 민원이 쏟아지기 때문.
더해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언제나 무승부로 끝나는 등 아이들의 스포츠의 매력과 패배가 주는 건강한 좌절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 차이에 한정, 모리 기자는 한국과 일본의 레전드들이 보인 차이도 지적했다.
그는 "일본 축구의 한 시대를 대표했던 나나미 히로시, 마에다 료이치, 하세베 마코토, 나카무라 슌스케 같은 레전드들이 코칭스태프로 합류하면서, 말 그대로 일본 노하우 축구 노하우를 집대성한 '백과사전'이 만들어졌다"면서 "리더십 중심 구축도 했다. 나가토모 유토는 큰형 역할을 맡았고, 요시다 마야(은퇴)와 미나미노 다쿠미(부상)는 선수단 안에 들어가 함께 뛰며 팀을 하나로 묶는 데 기여했다"고 전했다.심지어 일부 레전드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밝힌 발언은 오히려 팀을 흔드는 등 잡음을 만들기도 했다.
요시자키 기자는 "다른 나라의 축구에 대해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확실한 시스템과 연속성을 갖추고 비전과 전략부터 다시 제대로 짜야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홍명보의 저주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