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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광폭 '실용 행보' ①투자기업 예우 ②추가 원전 시사 ③우주청 챙기기

2026.07.04 04:31

"박정희·김대중 정책 다 필요" 李 실용주의
'대규모 투자' 주도 기업 총수 예우
진보 정부 거리 둔 원전 건설 시사
尹 정부 만든 우주항공청도 챙겨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앞서 이재용(오른쪽 두 번째) 삼성그룹 회장과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이 '3대 메가프로젝트' 발표를 계기로 보다 선명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사를 통해 "박정희 정부의 정책도 김대중 정부의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대규모 투자' 기업 총수에 예우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기업 총수들을 각별히 예우하거나 친근감을 부각하는 모습은 상징적이다. 이 대통령은 2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2캠퍼스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찍은 쇼츠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선 이 대통령이 주변 인파를 가리키며 "저 사람들은 누구냐"고 묻자, 이 회장은 "다 저희 직원들"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 대통령이 "일하다 나온 (거 아니에요)"라고 말하자 이 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소문이 나서요"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이 직원들과 악수하고 셀카를 찍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영화 '와일드씽'에서 배우 오정세가 부르는 노래 '니가 좋아'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왔다. 이를 차용해 이 대통령은 '이재명' '이재용' '니가 좋아'라는 해시태그를 달았다.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재벌 해체·개혁'을 주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X 캡처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호남에 800조 원대 투자를 결정한 이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향해 "국민 영웅"이라며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공개 석상에서 대통령이 기업 총수에게 90도 인사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기업 투자계획 발표 후 최태원 SK그룹 회장에게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


진보 정부 거리 둔 '원전 신규 건설'도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유도하면서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원자력발전소의 추가 건설에 여지를 둔 것 역시 눈에 띄는 대목이다. 통상적으로 진보 정권에선 재생에너지를 중시하면서 원전 건설에는 거리를 둬 왔다. 같은 민주당 출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대표적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달 경북 영덕과 부산 기장을 각각 신규 원전 및 소형모듈원자로(SMR) 부지로 선정하자, 환경단체 등은 이에 반발하고 나섰다.

김우창 청와대 국가AI정책비서관은 3일 KBS 라디오에서 "탈탄소가 탈원전이 아니다"라며 정부의 탄소중립 기조와 원전 추가 건설이 배치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도 이날 MBC 라디오에서 전남 영광과 울산 울주에 여유 부지가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고 "원전을 추가로 지어야 할지 여부는 빨리 검토해야 된다"며 원전 추가 건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전날 페이스북에 '한국경제, 스케일이 달라졌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발전소를 짓고 송전망을 연결하고 용수를 확보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일은 결국 모두 합의의 문제"라며 "더 큰 생산이 더 큰 잉여를 만들고, 그 잉여가 더 나은 분배의 재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은 경제의 문법으로는 큰 경제를 다룰 수 없다"며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 부지로 대형원전 2기는 경북 영덕군에,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는 부산 기장군을 확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부산 기장군 신평마을회관 인근 도로변에 내걸린 SMR 기장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 뒤로 고리 1, 2, 3, 4호기가 보인다. 부산=연합뉴스


尹 정부서 만든 우주항공청도 힘 싣기



이 대통령이 이날 경남 진주에서 국가우주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남해안 우주 항공 산업 벨트 육성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국가우주위는 윤석열 정부 때인 2024년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했다. 남해안 우주 항공 산업을 이끄는 우주항공청도 윤 정부에서 신설됐다.

일각에선 정권 교체로 우주 산업 육성에 힘이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이날 경남 진주에서 열린 국민보고회에서 "영남권 우주 항공 기업들이 최상위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지원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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