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독립운동가, 뉴욕 유엔본부 앞 분신···중국 '민족단결법' 시행 직후
2026.07.03 17:17
중국이 민족단결 진보촉진법을 시행한 지난 1일(현지시간)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시위에서 호주 티베트 공동체 구성원들이 피켓과 깃발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30분쯤 유엔본부 앞에서 티베트 독립운동가 롭가랑젠이 티베트 독립과 단결을 호소하는 연설을 한 뒤 분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뉴욕경찰(NYPD)은 전신에 화상을 입은 랑젠을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결국 사망했다.
우버 운전사로 일해온 랑젠은 당시 티베트 국기를 들고 사건 현장에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료 운전사이자 티베트 공동체 구성원인 롭상 팔조르는 해외 망명 티베트인 매체 ‘보이스 오브 티베트’에 “(랑젠이) 중국 정부가 티베트인에게 가한 각종 제한 조치에 격분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1일부터 티베트인과 위구르인 등 55개 소수민족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민족 분열 행위를 처벌하는 ‘중국 민족단결 진보촉진법’ 시행에 들어갔다. 이 법은 중국 내 56개 민족을 ‘하나의 중국민족(중화민족)’으로 통합한다는 목표 아래 언어·교육·문화·인터넷·지역개발 등 사회 전반에 걸쳐 국가 통합 정책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3월 법 통과 당시 알자지라 등 외신은 이 법이 티베트와 신장 지역의 언어·문화적 자율성을 저해하고 해외 비판 세력까지 겨냥할 수 있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국립대학교 산하 정책 분석 플랫폼인 동아시아포럼(EAF)은 이 법을 “소수민족의 자치·차이를 줄이고 동화를 강화하는 법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2012년 2월14일 티베트 독립을 촉구하는 시위대가 시진핑 당시 중국 부주석의 워싱턴 DC 방문을 맞아 백악관 맞은편 거리에서 시위하고 있다. GettyImages/이매진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군사적으로 장악했다. 중국은 이를 “봉건적 농노제 사회로부터의 평화적 해방”이라고 규정해 왔으나, 티베트 공동체와 국제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가 티베트 지역에서 종교·언어·문화 활동을 체계적으로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시진핑 국가주석 집권 이후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에 대한 제도적 통제를 더욱 강화해 왔다. 티베트·위구르인을 비롯한 소수민족들은 분리주의 활동 여부에 대한 강도 높은 감시를 받고 있다.
국제 티베트 운동에 따르면 2009년 이후 2022년까지 최소 150건 이상의 티베트인 분신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10건은 해외 망명 생활 중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백민정 기자 mj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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