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의사" 넘사벽 전교 1등, 알고 보니…교사·엄마 시험지 도둑질[뉴스속오늘]
2026.07.04 06:3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 40대 학부모 B씨(왼)와 30대 기간제 교사 A씨(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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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 시스템 오작동이 드러낸 시험지 절도━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교무실 문도 열렸다. 그러나 시험지를 빼내려는 순간 경비 시스템이 요란하게 울렸다.
계획대로라면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어야 했다. 보안이 해제된 상태에서 학교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안 시스템이 갑자기 자동 재부팅되면서 움직임이 감지됐고, 결국 범행은 현장에서 발각됐다.
A씨와 B씨는 달아났지만 다음 날 경찰에 붙잡혔다. 조사 결과 이들의 학교 침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들은 202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모두 11차례 학교에 무단 침입했고,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7차례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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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교사와 학부모, 행정실장까지 가담━
A씨는 2024년 2월 퇴사했지만 학교 경비 시스템에 지문이 삭제되지 않아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교 행정실장 D씨도 범행을 도왔다. D씨는 A씨가 찍힌 CCTV 영상을 삭제하고 보안 해제가 가능한 열쇠를 건네는 등 범행을 도운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A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C양은 유출된 시험지를 미리 보고 공부해 고등학교 내신에서 단 한 차례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사 결과 C양 역시 시험지가 유출된 것임을 알고도 내용을 외워 시험을 치른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학교 운영위원회 위원이었고, 남편은 의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아빠가 의사고 엄마는 학교 운영위원이며 언니는 아이비리그에 갔다"며 "아이들도 C양을 '넘사벽'이라고 불렀다"는 말이 나왔다.
| 지난 1월 14일 오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에서 시험지 유출사건의 피고인인 딸 C양(검은색 패딩)이 선고를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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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등도 퇴학…항소심서 일부 감형━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3150만원을, B씨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D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C양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치열한 입시 환경 속에서 성실히 노력한 다른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허탈감과 상실감을 안겼고 교육의 본질과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렸다"고 질타했다.
이후 C양과 D씨의 형은 확정됐고, A씨와 B씨는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4년 4개월과 징역 3년 4개월로 감형받았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해야 할 위치에서 시험지 절취 범행에 가담하고 금품까지 수수했다"면서도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도 구금 생활을 통한 반성과 학교 측에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등을 양형 사유로 들었다.
학교 측은 C양의 전 학년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하고 퇴학 조치했다.
윤혜주 기자 heyjud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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